이른바 근로자의 날이라고 명명되어있으나 가볍게 무시해주시고 열심히 일한 수 많은 분들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저는 항상 수면이 부족한지 깨어있는 때는 늘 멍하고 졸리워하고 그러는 편인데요.
오늘은 퇴근하다 언제나 그렇듯 졸음과의 사투를 벌이며 운전하고 오다 깜빡 졸았나봐요.
정신이 퍼뜩 드는데 2차선으로 가고 있다가 1차선 반절쯤 걸쳐서 가고 있더군요.
다행히 옆 차선에는 차가 없고 뒤에만 차가 있어서 사고는 나지 않았는데..
나름 졸음운전의 대가(?) 라고 생각하며 지냈는데.. 조심해야 겠더라구요.
대도시 같으면 여지없이 사고가 났겠죠.
여튼 4-3에서는 어제의 헌책방 골목 탐색에 이어 제 기억속에 전주에서의 먹거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칼국수집 베테랑을 찾아가 볼까 합니다.
예전 전주여상 정문 앞 길로 가다보면 한옥마을의 한쪽 끝 자락이 시작이 됩니다.
그 초입에 한옥촌 비석이 서있군요.
저 비석을 지나 조금 가면 (제가 학교 다닐 때 늘 지나다니던 집 앞이지만) 최강희가 나왔던 단팥빵폐인을 양성했다던 드라마 촬영지가 나옵니다.
저는 저 드라마를 한편도 보지 못해서..ㅎ
단팥빵 촬영집을 지나 좀 더 걸으면 나오는 곳인데요.
사진상에서 우측의 흰벽면쯤일까.. 무척 후졌던 집인데..ㅎ (사실 동네 자체가 워낙 노후된 동네였어요)
거기서 2년간 작은 누나와 자취를 했었던 곳입니다..^^;
저의 자취집터를 지나 몇 걸음 가면 한옥마을의 한쪽 귀퉁이 끝 지점이 되구요.
그 한켠에 한옥마을을 한눈에 볼 수 있다고 뻥치시는 찻집이 있네요..^^
높은 건물이 없긴 하지만 고작 2층 정도에서 가능할까요?
소풍이라도 온건지 평일 낮인데도 애들이 바글바글 했습니다.
분식집 베테랑을 향해 가다 보면 보실 수 있는 옛 정취 물씬 나는 약국도 보이구요.
저 뒤에 성심이라고 글자가 보이시죠?
베테랑 맞은편에는 성심 여중과 여고가 있는데 저긴 여고 정문일겁니다.
교복 자율화 시대를 살았던터라 저는 한번도 교복을 입어보진 못했습니다.
성심학교는 당시에도 교복을 입었는데요.
성심여고가 뭐랄까 당시 많은 고등학생들의 로망이었던 이유는 바로 세일러복 (우리들 흔히 말하는 세라복)을 교복으로 입고 다녔던 이유때문이었을 겁니다.
지금도 여전히 성심학교는 세일러복을 교복으로 하고 있더군요.
학교 앞을 지나다니는 학생들을 보노라니 예전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혹시 한옥마을을 구경 가시게 될 기회가 있다면 전동성당으로 부터 시작되는 마을 구경의 코스에서 경기전이라는 곳을 지나게 되는데 경기전 사거리에서 우측으로 금방이니까 한번 둘러보세요..ㅎㅎ
지금은 변했다, 예전같은 맛도 아니다.. 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래도 꼭 다시 가보고 싶었습니다.
저 동네에서 자취를 시작하던 당시 분식집에서 칼국수 가격이 4백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베테랑은 5백원이었습니다..ㅎ 비쌌죠.
제가 중고등학교때는 먹는 양이 엄청 많았는데요. 고3때 기준으로 한끼에 최소 세그릇에서 많게는 다섯그릇, 제일 많게는 9그릇까지 먹은 적도 있으니까요.
그런 제게도 베테랑의 칼국수는 엄청 맛있었던 맛도 맛이거니와 한그릇 다 비우면 엄청 배가 불렀던 푸짐한 양을 자랑했던 그런 곳이었습니다.
헌책방 골목에 장미호떡이라고 호떡가격이 좀 고가였지만 이후 한참의 시대를 넘어서서야 본격적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는 속에 견과류를 채워넣은 호떡집이 있었는데.. 장미호떡과 베테랑은 정말 잊을 수 없는 거 같아요..ㅎㅎ
길가에 면한 부분은 공사를 거쳐 깨끗하게 단장이 됐더군요.
그래도 예전에 들어가던 입구는 그대로입니다. 오렌지색의 상호도 여전하구요.
골목이 좀 넓어졌는데 당시엔 골목이 좁았고 그 바로 옆 건물도 베테랑에서 손님을 받아서 본관에서 칼국수등을 넘겨 영업을 하던 곳이었습니다.
지금은 메인 식당만 운영을 하는 거 같더군요.
제가 음식 사진 같은 건 잘 못찍기 때문에 별로 맛있어 보이진 않을겁니다..^^;
맛깔나게 찍는 비법 좀 배워야 하는데 말이죠.
여튼 그릇의 색과 모양은 그대로지만 양이 엄청 줄긴 했습니다.
커다란 그릇 끝까지 칼국수 국물 가득 채워진 예전의 시대는 이제 다시 오진 않겠죠.
그저 지금은 예전의 추억을 곱씹어보는 차원에서..
칼국수라고 해서 납작한 면발을 생각하시면 안되구요. 그냥 기계로 뽑는 둥근 국수면발입니다.
국물은 깔끔하고 시원한것과는 거리가 멀구요. 뭐랄까 걸쭉하고 텁텁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여튼 먹으면 든든한 느낌을 줬었습니다.
가격은 처음 먹었던 그 가격에서 10배가 올랐네요. 5천원..ㅠ
다리가 아파서 도저히 다시 걸어서 고시원까지 돌아갈 자신이 없어서 퇴근시간이 된 같이 일하는 친구에게 칼국수 사줄테니 오라고 꼬드겨서...ㅋ
녀석이 만두도 시켜서는 만두 사진도 첨가가 됐네요.
만두는 4천원입니다.
만두는 어떤 것이든 엄청 좋아하기 때문에 무척 맛있었어요.
요건 친구가 시킨 쫄면입니다.
가격은 5천원이구요.
전 예전부터 단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쫄면은 달짝지근한 맛도 있고 국물 매니아라 국물도 없는 음식인지라 쫄면은 잘 먹지 않습니다.
여튼 덕분에 베테랑이란 분식집에서 메인 메뉴 세가지 모두를 담을 수 있었네요.
메뉴는 딱 칼국수, 쫄면, 만두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계절메뉴로 여름에 팥빙수와 소바를 파는데요. 과거에 팥빙수의 양도 엄청 많이 줬었습니다..ㅎ
식당의 내부 모습이나 배치는 크게 변한 거 같지 않네요.
음식은 아쉽게도 선불입니다..^^
4-3의 마지막으로 성심여고 근처의 간판이 예쁜 문구점 사진을 남겨봅니다.
전 밥솥이 아직 없어서..ㅠ
라면 투입을 해야겠습니다..^^
좋은 저녁들 되세요.
음식사진 잘 못찍는다 하셨는데 사진보고 만두가 급 땡기는건 어쩐일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