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내에서 찍어본 것들 @
@ 위 두 장의 꽃은 손톱 3분의 1크기 정도 되는 꽃들 @
@ 위 두 장의 꽃은 쌀알보다 작아서 삼각대를 이용하여 조리개 조이고 찍지 않으면 형체를 잡기가 힘들다 @
저주받은 몸뚱아리인지 한번 깨면 거의 다시 잠들지 못하는데다, 수면 시간도 몇 시간 되지 않기에 깨어 활동해야 하는 시간에 늘 헤롱거립니다.
퇴근하여 낮 12시까진 버티다 자야하는데 당연스레 낮에 못 잔 탓에 너무 졸려서 오자 마자 잠들어 버렸고 한낮에 깨서는 다시 잠들어 보려고 누워있다 결국 포기하고 일어났습니다.
(야간에 출근해서 비몽사몽이 되겠죠.)
귀차니즘에 해야할 것들을 계속 미루고 있는데..
방청소를 할까?
도서관에서 빌려온 2주간 읽은 책에 대한 느낌 남겨두기를 할까?
다운 받아와 보다 만 '나는 가수다' 를 마저 볼까?
그러다가
얼마전에 찌니님이 보내주신 매크로 렌즈 생각이 났습니다.
아직 꽃들도 제대로 피어나지 않은터라 뭘 찍어야하나 생각했지만 일단 마운트 하고 몇 장 찍어보기로 합니다.
외삼촌집 거실에 있는 화분에 만개하진 않았지만 분홍꽃이 보여 찍어봅니다.
작은 나뭇잎도 찍어보고..
문 밖으로 나가면 텃밭인지, 화단인지.. 정체불명의 손바닥만한 마당이 있습니다.
나무의 아직 피지 않은 꽃망울도 찍어보고 마당의 쌀알크기만한 야생초도 찍어봅니다.
아뿔싸..
이상한 기분이 들어 메모리를 확인하니 비어있습니다.
방으로 들어가 메모리를 꺼내와 넣고 다시 찍어보지만 충전하지 않은 배터리가 말썽입니다.
한장찍고 방전모드이면 껐다가 다시 켜서 한장 찍고.. 그렇게 이것저것 몇 장 찍어봅니다.
가만히 있어도 떨림 때문에 수동 포커스 맞추기가 힘든데 수전증이 있는 손으로 삼각대도 없이 그저 찍어봅니다.
컴퓨터에 연결하여 확인하니 아니나 다를까 포커스 맞은게 당연하게도 거의 없습니다.
뭐 언제나 그렇듯 '사진은 정서의 미학이지' 라고 속으로 우겨보며 핀도 맞지 않은 사진들을 '이건 몽환적 의도함이야' 라고 의식의 후보정을 하며 리사이징을 합니다.
간만에 써보는 수동렌즈는 재밌습니다만 거리에서 순간적 포착을 즐겨하는 제겐 어려울 듯 합니다.
꽃이 피고 민들레 홀씨가 날아갈 준비를 하면 이 렌즈는 제 몫을 하겠죠.
봄이 목전인듯 한데도 어찌 이리 멀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p.s 렌즈 선물해주신 찌니님 감사합니다.
20110331
Nikon D1x
Micro-Nikkor 55mm f/2.8 MF
미시의 세계에 있는 반가운 녀석들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