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가로로 긴 나무 각목 자재를 사다가 잘라서 원목 책상을 만들어 볼 생각을 했었는데요.
나무 길이가 3600이라 가져오기도 수월찮은 문제고 해서 계속 미뤘습니다.
사실 책상 만들기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상판은 비뚤빼뚤하든, 언발란스하던간에 대충 잘라서 한쪽에서 다른 나무 대고 고정만 하면 되거든요.
어느 정도 면적만 나와주면 되니까요. 목재야 반듯하게 목재소에서 규격품으로 재단되어 나온거니까요.
헌데 문제는 항상 다리가 문제더라구요.
집에서 아무리 반듯하게 길이를 맞춰서 자른다고 해도 기계에 고정해놓고 자르는 것처럼 칫수와 길이가 맞는 다리를 만드는게 불가능할 거 같더군요.
여튼 남아도는(?) 목재가 있어서 꽤 오래전부터 맘만 먹다가 오늘 땀 삐질삐질 흘리며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시골 어머니가 계속 아프시다가 며칠전부터 상태가 조금 호전되셔서 잡아 드려달라고 부탁할 수 있었기에 무사히 마쳤네요.
상판을 줏을 수 없었다면 아마 책상 만들기는 먼 훗날의 얘기가 됐을 거 같네요.
이제 그만두게 됐지만 일하던 일터에서 버려진채 비 맞고 방치되어 있어서, 종내는 썩고 말 나무 파레트가 몇 개 보이더라구요.
사이즈가 다 너무 커서 엄두가 안났는데 요 파레트만 사이즈가 좀 적당했습니다.
1700 x 650 정도로 책상으로 쓰기 나쁘지 않더군요. 세로 사이즈가 10cm 정도만 더 길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줏어다 쓰면서 그렇게까지 딱 맞는걸 구하길 바라는 건 좀 아니겠죠..ㅋ
오물도 많이 묻고, 야외에서 방치된 상태로 있어서 상태가 많이 좋진 않았습니다만... 그리고, 순 원목이다보니 무게가 엄청 무겁습니다.
여튼 그것을 일하던곳의 숙소로 낑낑대고 가져와서 쉬는 날 사포질 열심히 해줬더니 좀 쓸만해 보이게 변했습니다.
일터 숙소에서 쓸 요량으로 책상을 만들 욕심에 시골집 땔감으로 줏어다 놓은 예전 일하던 곳에서 약품 실어오던 파레트 뜯은 것을 이용해 다리를 만들어 두었었습니다.
이것도 실어다 놓고 결합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 그냥 두어달 방치하다 결국 다시 시골로 싣고 왔네요.
여튼 목재 두께가 4T와 2T 지만 상판의 무게를 감당하기에 좀 연약해 보이네요.
최대한 네 개의 다리가 높이 일정하게 한다고 했는데 어쩔지 모르겠습니다.
뭐 맞지 않아 덜렁거려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전 대충대충파의 수장이니까요..ㅎㅎ
어머니께서 보조를 해주신덕에 무사히 상판과 다리를 결합했습니다.
좀 흔들거리지만 요상태로도 쓰기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되더군요. 하지만 역시나 책등 무거운 거 많이 올려놓을 생각에 좀 보강을 해보기로 합니다.
1차적으로 지주목 낡은 걸 가져와서 맞춰 잘라 가운데 길게 지지를 해봅니다만.. 역시나 흔들거립니다.
하여 2차적으로 2T 파레트 자재를 톱질로 잘라서 덧대어 줍니다.
이제야 짱짱해졌습니다..
예전에 좌식책상 만들때 사용하고 자투리로 좀 남았던 수성 스테인을 꺼내어 봤는데 월넛색인가... 진한 나무색.. 그 녀석은 부패해서 못 쓰겠더군요.
다행히 흰색은 괜찮아서 상판만 흰색으로 칠을 합니다.
여러번 덧칠할 만큼 많지 않지만 원래 페인트칠하고서 일부러 빈티지한 느낌 주려고 사포질도 한다던데...
일부러 거칠게 칠했습니다. 사실 용량이 작아서 곱게 칠하기도 어려웠구요.
사포질 표면을 좀 더 잘 털었어야하는데 나무 가루가 남아있었던지 스테인 칠과 섞여서 표면에 황토색으로 좀 번졌습니다.
뭐 역시나 까탈당과는 거리가 먼 대충당 당수니까.. "음 그렇군" 하고 넘어가줍니다..ㅋ
어머니의 도움으로 방 안에 집어 넣었습니다.
가뜩이나 작은방에 책과 음반등으로 삼면이 가득차 있는데 이제 사면이 포위되네요..ㅠ
상판의 유리는 아파트 재활용품 버리는 쓰레기장에 버려진 것을 예전에 줏어왔는데 사이즈가 맞지 않습니다만 걍 올려서 씁니다..^^;
이 책상 프로젝트에 돈이 들어가면 안되니까요..ㅎ
스탠드는 13,000원인가.. 인터넷에서 파는거 전에 샀던건데 쓸 데가 없어서 쳐박아 놨다가 여기 붙였습니다.
둘 데 없어서 방황하던 녀석들을 좀 포진시켜봅니다.
박스에 쳐박혀있던 책들도 꺼내서 밑에 쌓아놓고, 역시나 가방행이었던 아이맥도 꺼내놓고, 예전에 타자기를 키보드로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분명 오리라고 생각했기에 기술이 보편화되면 나도 따라해봐야지 하고서 옥션에서 저렴하게 사두었던 마라톤 타자기도 꺼내어봅니다.
애플 G5 본체는 케이스나 쓰려고 고장난 거라고해서 샀던건데 작동이 되어서 언젠가 맥 입문용으로 써볼까 생각은 하고 있는데.. OS재설치도 아직 도전 못해봤고..
여튼 저기 어울릴 모니터가 하나 있긴 있어야겠습니다.
자, 이상으로 무일푼으로 그 비싸다는 원목책상 만들기 프로젝트 완성 보고를 마칩니다..ㅎ
집성목도 아니고 진짜 완전 원목이라구요..ㅋ
방이 좀 더 좁아졌지만 그래도 아주 오래전부터 한번 해보려던 것을 마쳐서 그런지 기분이 조금은 상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