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둘둘 님 덕분에 대학로에 가서 연극 '삼봉이발소'를 보고 왔습니다.
바람이 좀 불기는 했지만, 날이 좋아서 인근 공원에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식물원을 끼고 있는 작은 공원인데, 이동 바이킹도 오고 간단한 간식거리를 파는 분들이 공원 방문객들을 찾아 이곳으로 옵니다. 가족단위로 오기도 하고, 유치원 같은 곳에서 소풍을 오기도 하고 그럽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푸른 하늘은 아니지만, 이렇게 솜사탕 같은 구름이 조금 있는 하늘도 좋습니다.
연극을 보기 위해 '라이프씨어터'에 왔습니다. 미리 온다고 왔더니 40분 정도 먼저 와서 그냥 근처를 배회했습니다.
이것으로 인... 인증샷?
사람 찍는 데에는, 저 자신의 사진을 비롯해서... 익숙치 않습니다. -_-;;;
시간이 남아 하릴없이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었습니다. 붓을 쥔 아이는 어디다가든 낙서를 하고 싶어하고, 사진기를 든 애 총각은 실력은 둘째치고 뭐라든 찍고 싶어하는 법이죠 ㅎㅎㅎ
마침 비둘기 한 마리가 푸드덕거리며 날아와 앞에 내려앉았습니다. 닭둘기니 뭐니 하면서 도시의 생물공해 중 하나로 취급을 받고 있지만, 그것도 인간의 욕심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고 생각하니 측은해졌습니다. 부리로 여기 저기 콕콕 대며 먹을 것을 찾고 있는 것도 어떻게든 살아보려는 발버둥이니까요.
해가 구름에 가렸습니다. 봄은 봄인데, 전날 비가 오고 해서 그런지 바람도 쌀쌀하게 불어서 꽤 애매한 날씨였습니다. 날은 맑고 햇빛이 비치는 곳은 따뜻한데, 빛이 조금만 닿지 않아도 춥다고 느끼는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날씨를 만만하게 보고 옷을 얇게 입고 나가기도 했지만...
마침내 입장 시간입니다. 아까는 공연중이라서 줄 서 있는 사람도 없었지만, 이제 사람들이 좀 보이네요. 위의 예매권에서 A열이어서 가장 앞 열에 앉았습니다. 제 옆에 있던 여성분은 무대에도 끌려 올라갔지만... 저는 인남캐라서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이후에는 친구와 밥집을 찾아서 술과 밥을 먹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저희 집은 4호선 안산 쪽에 있으니, 혜화역에서 전철을 타면 길고 긴 여정을 가게 됩니다.
하지만 좋은 구경하고 돌아가는 길이라, 사실은 그것보다는 취기가 올라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집으로 돌아간 것이지만, 돌아가는 길이 그리 멀다고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넋두리와 같은 이야기와 사실은 별볼일 없는 사진들을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끗.
대신 좋은 연극 관람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