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한 카페에서 마셔본 홍차에 빠져서 (사실 티포트와 잔에 빠진게 맞지만) 잔과 포트 사내라고 졸라대더니 어느날 커피로 돌아선 친구 때문에 장만했습니다.
다 사도 홍차 포트 하나값도 안해서 다행..^^
1. 걍 주전자에 끓여서 부으면 되는 줄 알았더니 뜨거운 물을 부으면 안된다고..
드립포트에 옮겨서 쫄쫄쫄쫄 부어줘야 한다나 뭐라나..
올 스텐레스이고 중국발 제품이라 저렴해서 선택해 봤습니다.
2. 원두를 갈 수 있는 핸드밀
용품 선택 중 가장 고민을 많이했던 제품인데 전동밀도 저렴한것을 살 수 있었지만 회원님들의 조언에 따라 세라믹날을 채용한 것으로 구입했습니다
일본 포렉스 세라믹 핸드밀인데 날 부분뿐만 아니라 전체를 세척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핸드밀인듯..
아직 원두를 갈아본 적은 없지만 (주문한 세 종의 커피중 한 종은 원두 상태가 아니고 핸드드립용으로 분쇄를 해와서) 의외로 힘이 많이 들어가야 한다고하고, 처음 골랐던 하리오의 세라믹 핸드밀은 하단이 유리로 되어있어 깨질 염려가 많다고하여..
중간 몸통을 분리한 사진인데 위쪽으로 세라믹 날이 위치하고 있구요
위에 원두를 넣고 갈면 밑의 몸통으로 분쇄된 원두가 떨어지는 구조입니다
핸드밀의 하단부 사진 - 스텐 제품이라 깔끔해서 좋아보이네요
애초에 2~3인용 서버와 드립퍼를 봤고, 드립퍼는 무조건 도자기로 된 것만 보다가 역시나 커피 애호가분들의 조언에 따라 (플라스틱이나 도자기보다는 유리제품이 좋다고들 하셔서) 유리로 된 것을 찾다보니 하리오 제품이 좋다고들 해서..
2~3인용에서 1~2인용으로 바뀐 것은 2~3인용 보다는 1~2인용의 커피가 향이 더 좋다고 설명에 나와있는 관계로..
귀가 얇아서..ㅋ
서버는 하리오사의 1~2인용 서버 선택
드립퍼는 유리의 제왕이라고 하는 하리오사의 제품 선택
함께 모여서 단체 샷 날려주시고...^^
커피는 100g씩 세 종을 구입해봄
주문하면 그날 바로 볶아서 (로스팅한다고 하죠 - 어쩐지 쌀 주문하면 바로 도정해서 보내준다고 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ㅎ) 보내 주는데 밀폐된 봉지가 더 예뻐보임..^^
1. 케냐 AA는 바로 마셔볼 수 있도록 분쇄 상태로 구입
커피 설명에 보면 마치 한우처럼 등급이 있는데 이 품종에 네 등급이 분류가 되어있고 케냐AA는 네 등급 중 세 번째 등급이라고 합니다
2. 친구가 서울 친구집에서 마셔보고 홍차에서 커피의 세계로 퐁당 뛰어들기로 결심하게 한 하라 커피 - 맛과 향이 구수해서 좋다고 함
3. 이름이 많이 알려져서 구입해본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 여러가지 마셔보다보면 자기 입맛에 맞는 커피를 발견할 수 있을듯
4. 이건 커피와 용품을 구입한 곳에서 사은품으로 보내준 커피 - 사은품이지만 그래도 그날 바로 로스팅해서 보내준...
필터는 대부분 드립퍼가 호환 디자인이지만 하리오는 독자적인 모양새라 하리오 전용 필터만 써야 한다나 뭐라나 그러네요
드립퍼와 서버를 셋트로 구입해서 왼쪽은 같이 딸려온 필터, 오른쪽은 따로 구입한 필터
자! 이제 커피를 마셔봅시다
1. 여과지를 드립퍼에 얹습니다. 다른 제품들은 접는 방법도 알아야 하지만 하리오 제품은 그냥 꺼내서 한번 접고 얹으면 됩니다
2. 계량 티스푼으로 원하는 농도만큼 분쇄한 원두를 넣어줍니다.
스푼 안쪽에 보면 눈금으로 8, 10, 12 라고 써있습니다. 중간이 10인듯..
3. 한 스푼의 커피를 넣었습니다. 공부 없이 부어서 한 스푼이 한 잔 나오는건지 잠시 당황과 우왕좌왕 하다가 결국 두 스푼 넣기로 해봅니다..^^;
4. 영화 [카모메 식당]을 보면서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던 '코피루왁' 놀이..ㅎㅎ (사실 루왁 커피 마셔본 적도 없음)
누군가 엿먹이고 싶을 땐 가운데 손가락을 사용하면 좋을듯..ㅋ
5. 물을 끓여서 드립포트에 옮겨 붓고, 서버와 잔을 미리 데워놓으라고 하는데 그런것까지는 차마..ㅡㅡ;
물 부을 때 주의사항을 지켜가며 물을 부어준다. 이 부분은 공부가 좀 필요한듯..
6. 무슨 커피빵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거품 올라오는 모습과 서버로 커피 내려오는 모습
7. 드립퍼에 물이 다 빠질때까지 두면 떫은맛과 잡맛의 원인이 된다고 다 빠지기전에 서버에서 분리해야 한다고 함
보통 드립퍼와 서버를 셋트로 사면 드립퍼 받침도 주는데 얘네는 안 줌..ㅋ (접시사용)
일본만화 [커피 한 잔 더] 1권에 보면 나오는 커피 내릴때의 주의사항을 옮겨적습니다.
- 원두를 드립퍼에 넣은 후 흔들어서 표면을 평평하게 만들어요
- 물을 처음엔 조금씩 놓아준다는 느낌으로 부어서 표면 전체를 적시고 잠시 휴식
- 커피가 부풀어 오르면 다시 물을 붓습니다
- 부푼 상태를 유지하면서 종이에 직접 닿지 않도록
- 서버를 보고 예정했던 분량이 나오면 드립퍼에 커피가 전부 내려오기 전에 분리합니다
- 드립퍼위에 남은 거품은 요리할 때 걷는 거품같은 것이라 떫은맛과 잡맛의 원인이 됩니다
- 완전히 물이 내려갔을 때 가루가 막자사발 모양을 하고 있으면 제대로 내려졌다는 증거
끝..^^
자 이제 서버에 내려진 커피를 잔에 옮겨 담고서 맛있게 마시면 됩니다
사실 커피맛도 모르고.. 매일 연아커피가 좋으네 나영이 커피가 좋네, 태희커피가 맛나네라며 직장에서 갑론을박 하던 제가 원두커피가 무슨 맛인지 하루이틀에 알 수 있을리가 없지요
그냥 누군가와 함께 차 마시는 시간을 갖는 것..
그게 좋은 거 같습니다.
커피를 내려 마시는 일은
필름으로 사진을 찍고 자가 현상과 자가 스캔을 하는 일과 비슷한 듯 하군요.
자가 현상만큼은 무척 어려운 일이고 그래서 업체를 이용하는 것처럼 가정에서 로스팅은 어려운 일이기에 볶은 원두를 사는 것까지 이후는 자기 몫으로 남는게
한 장의 사진 이미지를 얻는것과 한 컵의 커피를 얻는 것과 무척 닮아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귀차니즘을 극복한다면 즐거움은 세상 가득히 널려 있는 거 같군요~~~
덧 : 좋은 사이트 소개해주신 둘둘님과 용품 구입에 조언을 아끼지 않고 시간 들여주신 푸른용님 고마워요. 커피 드시러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