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업로드 시각은 우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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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2... 네. 콩드립입니다.
저는 홍진호 선수를 참 좋아합니다. 홍진호 선수에 대해선 e스포츠에 관심이 없으신 분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듯 합니다. 스타리그의 강자였고 저그의 아이콘이었으며, 건국 이래 가장 많이 까였다는 황선홍 선수에 비견될 정도로 많이 까인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홍진호의 안티들은 곧 홍진호의 팬이기도 합니다. 인터넷에서는 온간 2등 관련 패러디가 쏟아지지만, 누가 진심으로 홍진호 선수를 비난한다면 그는 수십만의 팬을 상대해야 할 겁니다. 이러한 홍진호 선수의 매력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저는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는 홍진호 선수의 행보가 그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옛날 이야기를 꺼내보고자 합니다. 때는 2003년, 온게임넷 마이큐브배 스타리그였습니다. 당시에도 홍진호 선수는 강력한 우승후보였습니다. 그는 4강진출을 앞두고 박정석 선수와 대결하게 되었죠.
당시 온게임넷의 맵 밸런싱엔 문제가 많았고, 마이큐브배 스타리그에는 사상 최악의 대회맵으로 불리우는 '패러독스'가 있었습니다. 저그가 절대 타 종족을 이길 수 없다는 바로 그 맵이었습니다. 당시 가장 잘 나가던 저그 중 하나였던 박경락 선수도 테란을 선택하게 만들었던 맵이었습니다.
하지만 홍진호 선수는 그 맵에서도 저그를 택합니다. 여러분이 좋아해주시는 저그로 승리해보이겠다는게 바로 그 이유였지요.
경기는 시작되었습니다. 홍진호 선수는 분투했습니다. 정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맵의 한계를 넘을 수는 없었고, 경기는 차츰 박정석 선수 쪽으로 기울고 있었습니다. 패색이 짙어지고 홍진호의 팬들이 손꼽아 기적만을 바라던 때, 하늘이 그들의 바람을 들었는지 경기가 갑자기 멈추었습니다.
서버 이상으로 경기가 중단된 것입니다.
만약 그대로 진행되었다면 재경기가 선언 되었을 것입니다. 홍진호 선수로서는 둘도 없는 기회였습니다. 염원하던 우승으로 향하는 길에 다시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홍진호 선수는 그 기회를 붙잡지 않았습니다.
홍진호 선수는 gg를 선언했고,
그렇게 마이큐브배 스타리그에서 탈락했습니다.
당장의 이익을 버리고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는 삶은, 말은 쉽지만 정말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감동을 주는 것이겠지요.
그는 결국 2등의 아이콘으로 남고 말았지만, 그 어떤 선수보다도 길이 기억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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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놓고 보니 왠 뻘글인가 싶네요. 전투력을 보고 문득 생각나서 써갈긴 글의 상태가...=_=;;
뭐 어쨌거나, 홍진호 선수 요즘 잘 되고 있는 듯 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딜 가시던 하는 일 모두 형통하시길 바라요.
그리고 회원분들 남은 주말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