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방 늙은이 찌니 인사 드립니다.
아래 박준흥님이 다들 바쁘신가 물으시는 글에 댓글로 달려다 이래 저래 생각나는 것들이 있어 오랜만에 글 올립니다.
예... 저 요새 바쁩니다... 다른 회원님에 비하면 정말 많이 부족하지만 예전에는 글도 많이 쓰고 그랬는데요...
멀리서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응X님도 바쁘시구요... 아이디어의 보고였던 A모 회원님과 연락이 안된지도 참 오래되었네요.
저도 올해 입사 후 처음 지점 영업을 뛰다 보니 다들 불완전한 인간들이 불완전한 조직에서 불완전한 마인드로 뛰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이기도 하지만 합리적인 생각대로 인간사가 흘러간다는 것이 어려운 일임을 새삼 몸으로 깨닫고 있습니다(뭐 안 바빴다고 해도 유령회원이었겠지만요).
유치원에서부터 배웠던 겸손함이나 자기의 일을 남에게 미루지 않는 적극성 등을 실천하려면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자연스럽게 누가 해야 할지 정하기 애매한 일들이 저에게 흘러 들어오는 것도 깨닫게 되었구요.
이건 뭐 제 변명이구요...
요즘 게시판들이 시들한 것이... OTD를 끌고 나가는 새로운 에너지가 없습니다.
다소 무거운 얘기지만 옆동네에서 ‘커스텀 텐키리스’가 시작되었고 이곳으로 중심축이 옮겨져 많은 실험이 시작되었습니다. 비록 최초의 커스텀 텐키리스는 아니었지만 커스텀의 새 장을 연 356시리즈(몇개만 이야기하자면 황동키가 실험되었고, 다리로 세운 하우징이 아닌 풀 메탈로 채운 하우징, 미니 배열)가 있었고 Aikon이 있었고, 수 많은 아크릴 하우징이나 기판, 그리고 해외 제작사를 통한 커스텀 키캡이 이곳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상업성’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커뮤니티나 일부 회원들과 마찰이 있었던 적도 있었지만 크게든 작게든 제 눈에는 많은 블로그나 공방들이 이곳에서 잉태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여 운영되고 있고(그 분들이 ‘이윤’ 추구 여부와 관계없이) 그런 면에서 이곳은 종합 커스텀 키보딩의 고향과 같은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나 흥하면 필히 쇠할 때도 있듯, 한정된 키보드라는 분야에 많은 데이터와 실험이 시도되었고 공구도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흥하던, 아니 회원들이 급증하던 그 시절을 이끌던 몇 회원님들은 이제 생업에 바쁘시기도 하고 애플이 컴퓨터에게 아이폰보다는 시들하듯 키보드에 어느 정도는 시들하시기도 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여러 블로그에서, 긱핵에서 수많은 공동구매들이 진행 중이고 심지어는 중국제작자들이 여기의 아이디어들을 기초로 장사까지 하고 있어 기존의 커스텀에서의 새로운 시도도 해 볼 엄두가 저라도 나지 않을거 같습니다. 이는 다른 이들이 따라하니 더 이상 만들지 않겠다는 마인드라기보다는 이곳의 회원님들은 뭔가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간다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분들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직 새 아이디어, 즉 새 추진력이 될 것들은 안나오고 그러다 보니 게시판도 좀 썰렁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갑자기 박준흥님의 글에 필 받아 이런 저런 얘기해 보았습니다. 제가 원래 생각이 복잡한 넘이라서요... 간단한 문제도 가볍게 얘기할 줄을 모르네요.
다소 민감할 수도 있는 내용이 있어 다른 의견 개진은 달게 받겠습니다만 인신공격으로 흐를 수 있는 내용은 삼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 이곳이 늘 포근하고 기분 좋은 곳이었으면 합니다. 다른 의견이 금지되는 것도 싫고 다른 의견이 꼭 인신공격인 것도 싫습니다. 그런 곳은 일X 하나도 많다고 전 생각합니다.
저는 들어온 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옷디의 훈훈한 분위기가 좋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활동하다가 뜻밖의 호의를 받게 되기도 하니 옷디에 대한 충성도가 한층 더 올라가더군요. 그래서 사이트 전체가 적막에 차 있는 작금의 현실이 많이 아쉽습니다. 이러한 현실이 새로운 추진력이 될만한 것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는 말씀에 동감합니다.
하지만 제 자신이 창의성이 결여된 놈이라(인두기도 잡아본 적이 없는 제가 뭘 알겠습니까)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기에는 많이 모자라네요. 아쉬울 따름입니다. 걸출한 회원분들이 다시 한 번 옷디의 열정을 후끈 달아오르게 할 무언가를 꺼내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