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 전에는 공구 때문에 10분에 한번씩 게시판을 들락거리기도 했고... 누구 보다 많이 글도 썼는데 요새는 회사 일, 집안 일로 그럴 여유가 없어 며칠에 한번 눈팅하기도 힘드네요.
점점 더 커져오는 회사의 실적 압박, 아이 교육 문제로 인한 고민은 그렇다 치더라도 시간이 흘러 이 시기를 견디더라도 그 이후에 올 모습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닐 거 같다는 우울함은 생각이 날 때마다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일이네요.
누군가의 소설에서처럼 모두들 학창시절을 그리워 하는데 그때처럼 살 거면 난 사양하겠다는 말을 저는 그때로 다시 돌아가더라도 그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것처럼 살거면 그냥 난 한번만 살겠다고 하고 싶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하고 싶은 것을 찾고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라는 이야기는 종종 이제 이 나이에는 아이들과 가족들을 위해 허황된 꿈을 접으라는 이야기와 정확히 상치되고 그 사이에서 늘어가는건 한숨과 답답함 뿐이네요.
시간이 갈수록 왜 좋은 일은 없고 출구하나 없이 사방을 옥죄어 오는 일만 있는 것 같은지. 자꾸 나보다 못한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을 보라고들 말하는데 마음 편히, 쓸모없는 욕심을 버리고 살 수 있다면 경제적으로 못한 것은 나을거 같습니다. 어찌 보면 쓸모없는 욕심을 버리기란 불가의 해탈처럼 어려운 일이겠지만요.
지금 순간 더 두려운건 10년이지나면 내가 현재 욕하는 사람들처럼 나도 변해 있지 않을까, 모든 생각이 다 죽어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입니다. 다들 그리 사는데 뭘 걱정하냐고 반문하려 해도 그렇게 변하지 않으면 이 괴로움이 계속될거 같아 괴롭고 그렇게 변할 거라면 지금이라는 순간을 견딜 수 없을거 같다 답답함만 커져 옵니다.
어찌할 바를 몰라 괜한 술잔만 기울이고 자꾸 새로운 것을 탐하며 나에게 필요하지도 않은 것들을 지르는가 봅니다. 인생 자체에 만족하며 여유있게 살 날이 오기는 할는지....
괜시리 연휴 끝자락에 간만에 나타나 뻘끌 하나 적습니다...
원래는 그냥 저냥 뱃살 불고 완전 아저씨 되서(전에도 그랬지만) 잘 생존해 있다는 글을 쓰려 했는데... 갑자기 센치해서 글 올리고 이만 물러납니다.
저도 올해를 힘들게 버티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