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브리핑 20140822. http://issuebriefing.com/
1. 방탄국회라는 비난이 많았죠. 임시국회 개회를 하루 앞두고 결국 제 발로 걸어 검찰에 출석했네요.
= “방탄국회 민심에 뚫렸다”는 표현이 재미있죠.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는 관측입니다.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의원 5명 가운데 3명이 구속 수감됐습니다. 새누리당 조현룡·박상은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김재윤 의원입니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강제 구인에 나섰는데 자리를 피했다면 엄청난 비난을 감수해야 했겠죠.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신계륜 의원은 영장이 기각됐습니다. 다들 오전까지는 버티다가 분위기가 이게 아니다 싶었는지 자진 출석습니다. 재미있는 건 여야 반응인데요. 새누리당은 뼈를 깎는 자세로 반성하고 있다면서 조사에 끝까지 임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는데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치수사에 정치탄압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어차피 구속은 피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고 명분이라도 찾기로 입장을 굳힌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좀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죠. 이 참에 불체포 특권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2. 세월호 특별법이 정말 큰 일인데요. 김영오씨는 생명이 위독한 지경이고요.
=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대통령을 끌어내려는 프레임으로 가고 있습니다. 조중동 등 보수성향 신문들은 유족들을 압박하고 있고요. 경향신문은 “난국에 청와대와 여당이 안 보인다”는 기사를 1면 머리기사로 내걸었고요. 한겨레도 “박 대통령이 응답하라”고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반면 동아일보는 작정하고 사설에서 “국민이 지지할 때 그만둬야 한다”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을 겨냥해 “세월호 유가족들만 국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그동안 불가능한 걸 협상한다며 시간만 끌었다”고 짜증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고요. 동조 단식에 나선 문재인 의원을 말 바꾸는 사람으로 비판하는 기사도 있습니다. 지도부와 엇박자를 보이는 게 당권을 의식한 전략이라는 의혹도 제기하고요. 중앙일보에 실린 “소비 절벽 겨우 벗어났는데… 불씨 꺼트릴 혼란 그만”이라는 기사도 유독 튑니다. 세월호는 치우고 이제 먹고 사는 이야기나 하자 이런 분위기인데요. 이 신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왔을 때 “돈이 도네요… 고마워요 프란치스코”라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죠.
3. 삼성전자 집단 백혈병 사태, 항소심에서도 산업재해가 인정됐네요.
= 1심에서처럼 일부 인정입니다. 삼성전자는 여전히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죠. 보상만 받으라는 입장인데 일단 일부라도 산재가 인정된 이상 확실한 진상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피해 노동자가 직접 산재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정보가 없죠. 접근조차 어렵고요. 삼성전자는 여전히 적당히 보상으로 떼우려 하는 분위기입니다. 사과도 충분히 했다고 하고요.
4. 4대강 사업 보고서가 나왔네요.
= 골드만삭스가 만든 보고서인데요. 수자원공사는 4대강 사업으로 7조9780억원의 빚을 졌는데 2012년 말 현재 55.1%인 자산 대비 부채비율이 크게 악화될 거라는 전망입니다. 정부 국책 사업이지만 형식적으로는 수공이 벌인 일이기 때문에 정부가 갚아줄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보고서의 결론은 “자금 조달이 어려우면 부채 상환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와 별개로 한겨레에 실린 기사가 더 재미있는데요. 16개 보에 가둔 6억4000만톤의 물을 올해 가뭄 때 단 한 방울도 사용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4대강 보는 국토의 저지대에 있고, 가뭄은 산간 고지대에서 일어나니 보의 물을 가뭄에 쓸 수가 없었다”는 안타까운 분석입니다. 그럼 어디에 썼느냐, 녹조를 제거하는데 썼다는 건데요. 녹조의 원인이 4대강인데 4대강 물을 풀어 녹조를 희석시켰다는 겁니다.
5. 통신사들이 또 과징금을 맞았는데요. 같은 뉴스가 계속 되풀이 되는 거 아닙니까.
= 과징금 좀 내고 보조금 경쟁이 줄어들면 통신사들은 오히려 좋습니다. 보조금을 못주게 해도 정작 통신요금이 낮아지지는 않죠. 통신사들은 보조금 규제를 내심 바랍니다. 자기 머리를 스스로 깎을 수 없으니까요. 결국 세게 때리는 척 아픈 척 하는 거죠. 어제 방송통신위원회가 또 과징금을 때렸는데요. SK텔레콤이 371억원, KT가 108억원, LG유플러스가 105억원씩입니다. 보조금 규제 보다는 요금 인가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2010년 9월부터 최근까지 4년 동안 통신 3사가 낸 과징금이 3127억원인데 영업이익에 비교하면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닙니다.
6. 재벌 내부거래가 늘었다는 발표도 있었네요.
= 총수 일가 아들딸이 지분을 많이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에 거래를 몰아주고 실적이 좋아지면 주가가 오르겠죠. 단순히 거래를 몰아주는 정도를 넘어 가격 조건을 좀 더 좋게 해준다거나 하면 다른 계열사들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감수해야 할 텐데요. 입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일단 통계적으로 규모는 가늠할 수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보면 재벌 총수 2세의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들 내부거래 비중은 17.52%였습니다. 지분율이 50% 이상인 계열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46.70%나 됐고요. 비상장 계열사만 놓고 보면 총수 2세가 지분 100%를 보유한 비상장 계열사 7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54.54%나 됐습니다.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은 내부거래가 43.1%, 1조3000억원이나 됐습니다. 현대그룹 광고 대행사 이노션은 매출의 38.65%가 내부거래로 이뤄졌는데 역시 총수 일가 지분이 80%에 육박합니다.
7. 김우중 자서전 출간 전부터 뜨거운데요.
= 조선일보가 출판사에서 나온 폐지를 뒤져서 책 내용을 입수했다고 단독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며칠 뒤에 서점에 깔릴 책을 이렇게 무리수를 두면서 소개할 필요가 있나 싶긴 한데 일단 재미있긴 합니다. 1998년 2월 제너럴모터스에서 투자를 받아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려 했는데 김대중 정부 핵심 관료들이 방해했다는 주장이 실려있는데요. 강봉균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은 연합뉴스 등과 인터뷰에서 “대우그룹 해체는 김 회장이 자초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자구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거죠. 김 회장은 1999년 삼성자동차를 넘겨 받는 대신 대우전자를 삼성에 넘기는 빅딜 추진도 관료들이 방해해 무산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나간 일이지만 확실한 기록과 반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8. 자동차 보험료 개편, 계속 말이 나오는데요.
= 근본 원인은 방치하고 운전자들 주머니만 턴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25년만의 자동차 보험 할인·할증 제도 개편안이 나왔죠. 사고 경중이 아니라 사고 건수 기준으로 보험료를 더 올려 받겠다는 겁니다. 접촉사고 한 번 내면 보험료가 13.7% 오르게 됩니다. 한 번 사고에 2등급이 할증되고 두번째 사고는 20.5%의 추가 보험료 부담을 져야 합니다. “할증이 무서워 보험에 가입하고도 생돈으로 차를 수리해야 할 판”이라는 우려도 나오고요. 보험 사기를 근절하고 수입차 수리비를 차주에게 분담하는 등의 해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9. 벌써 단풍이 든 게 아니라 황화 현상이라고요.
= 누렇게 변한 은행나무가 많이 보이는데 단풍이 아니라 엽록소가 부족해 일어나는 황화 현상이라고 합니다. 조선일보 기사인데요. 서울시 은행나무 가로수 28만4498그루 가운데 2380그루가 현재 황화 현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은행나무가 겉씨식물이라 특히 가뭄에 약하다고 하죠. 올 여름 특히 기온은 높고 강수량도 많았습니다. 가뜩이나 올해는 가을도 짧다고 합니다. 11월부터 추위가 일찍 찾아올 거라고요.
10. 피아노가 안 팔린다는 기사도 재미있네요.
= 한 달에 한 대도 못 파는 대리점도 많다고 합니다. 삼익악기의 경우 2000년대 중반에는 연간 9000대를 팔았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70여개 대리점에서 800대 밖에 못 팔았습니다. 영창뮤직도 900대 정도에 그쳤고요. 대리점마다 중고 피아노 판매 비중이 90%에 육박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한국경제 기사인데요. 디지털 피아노가 그나마 팔린다고 하고요. 가격은 훨씬 싸죠. 층간 소음 문제도 해결할 수 있고요. 피아노가 이렇게 안 팔리는 건 저출산이 계속되고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신생아가 1970년에는 100만명이 넘었는데 2000년 이후 40만명 수준으로 줄었죠. 피아노 보급률은 20%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