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모은행에 MMF를 신청하러 갔었습니다.
그 전에 은행에서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번호표를 뽑지 말고
아무 직원에게나 신분증을 주면 바로 일을 볼수 있다고 하긴 했지만
왠지 어린넘이 건방진 짓인것도 같고, 새치기를 하는 기분도 들어서 번호표를 뽑고 기다렸지요.
기다리는 와중에 창구에서 일을 보는 직원이 아닌 안내하는 직원분이 안내를 해주려는듯 묻더군요.
50대쯤 되어보였는데 직급은 꽤 되었습니다.
무슨 업무를 보러 왔느냐고 묻습니다.
평소에 주위 사람들이 걱정할정도로 순한 말투를 쓰는 편입니다;
MMF 개설을 하러왔다하니, 굉장히 적나라한 표정과 뭐한 말투로 제 아래위를 훑으며 백만원부터 신청 가능하답니다.
무시당하는걸 심하게 좋게 생각하는 편임에도 군대나 업무 볼때를 제외하고 밖에서 그런 얼굴은 처음 경험했습니다;
모터쇼같은데서 백만원도 넘는 차들을 보면서 부러워하긴 하지만
그때 제 계좌에 아마도 백만원보다 100원정도는 더 있었는데 말입니다.
으아...
사실 뒤늦게 공부를 한답시고 다시 학생이 되니 빈곤한 생활이 시작되어
그렇게 바래온 형태던 356 을 신청해놓고도 몇날 몇일을 고민하다 제대로 생활비도 없는 판에 갚아가고 있는 대출도 생각나고...
결국 취소한뒤 지금까지도 너무 아쉬워할정도로 빈곤한 상태이니
그것이 겉모습에도 투영될것이고 그렇다면 거지취급받아도 할말 없는 것이겠지요.^^
그 와중에도 이것저것 은근히 지르고 있긴 하지만...;
키보드도 거의 처분을 하였는데 오늘 정리를 하다보니 키보드가 하나 나오더군요.
팔까 싶다가 부모님이 쓰시는 키보드가 너무 지저분했던 기억이라
포장해서 보내드리려 하는데 그 키보드를 구입하던때가 생각납니다.
우리나라에서 키보드를 직접 구입하러 가는 곳이어봤자 많겠습니까만은...
키보드를 그저 구경하러 왔으리라 생각했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은행에서 안내해주시던 분에게 받았던 그것과 매우 흡사한 경험을 하며 키보드를 구입했던 기억이 납니다.
익숙한 화면에 열심히 웹서핑을 하며 보여주던 그 표정이란.^^
병장님 드릴 물 뜨러 주전자를 찾아야할 것 같아서...
그 뒤로 그런 사람도. 그런 경험도 겪은 것이 없다는게 문득 감사해지네요.
덕분에 더욱 겸손하게 살아야겠다는 교훈도 얻고
그저 그 사람의 그릇과 인격이려니 생각합니다만
꽤 오랜 흐른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그런면을 숨기려해도 조금씩 내비춰지는 그사람의 인격을
온라인에서 마저 보고 있으려니 씁쓸하네요...
아무리 좋게 생각해보려 노력해도 사람과 사람이 함께하는 세상에 좋고 싫은 사람은 있기 마련인가 봅니다.
백화점에서 몇번, 수입차 딜러랑 몇번 정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뭐 그런갑다 하고 살아요..ㅎㅎ
p.s 그나저나 그 키보드는 어디서 구입하셨나요?
국내 키보드 업체 몇곳은 친절하지 않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