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록님과 아싸님의 미스테리한 글들이 올라와서 재밌게 보았습니다.
저의 마지막 경험담(사실 더 있는것도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입니다.
어찌보면 제 에피소드1과 매우 비슷할지 모르겠습니다만..갑니다.ㅋ
3. 제가 2~3학년때 였던거 같아요. 매주일요일 아침만 되면 저는 조그만 두발자전거를 가지고 아빠와 운동을
나갔어요. 그때 우리집은 아파트 10층이었던걸로 기억해요. 저는 제가 빠르다는걸 증명하기위해
아빠는 엘레베이터로 저는 계단으로 뛰어 내려가곤 했죠. 그래서 제가 이길때도 있었고 아빠가 먼저 도착
할때도 있었어요. (지금생각해보면 그어릴때 어떻게 엘레베이터보다 빠르지? 이것도 의문인데 아마도
그때당시 우리아파트의 엘레베이터는 그리 빠르지가 않았던것같아요. 그리고 10층서 출발전에 땡 소리가
나자마자 문이열리기도 전에 저는 먼저 뛰어 내려갔기 때문에 이길때도 있었던것 같아요) 아무튼 그날도
아빠와 경주가 시작됐어요. 그날따라 계단을 두개씩 뛰는데 감이 굉장히 좋은거에요. 오늘은 내가 이길것
같다. 중간쯤에 그런생각이 들었죠.ㅋ 그렇게 1층을 도달하는데... 아시겠지만 아파트는 한층에 계단이 두개
씩 있죠. 2층에서 하나를 내려가고 나머지 하나를 내려가는 순간!!!!!!!!!!!! 계단 4~5개를 남기고 제 왼다리는
오른쪽 발목에 걸리고 맙니다. 그대로 머리는 계단 끄뜨머리 (여긴 보통 쇠로 되있죠;;) 를 향해 곤두박질
치고 있었어요. 오른팔은 난간을 붙잡고 있었고 왼손역시 가속도를 내려고 세차게 흔들다가 뒤에 있던
순간이라 양손다 본능적으로 바닥을 향할 순간조차도 없었어요. 그렇게 머리는 계단 모서리로 향해 가고
있었는데.. 왜 초등학교때 앞구르기 같은거 하면 선생님이 굴려주시잖아요? 그래서 아주 가볍게 넘어가고
그런 느낌이랄까? 순간 제 몸이 앞으로 공중제비를 돕니다. 아주아주 유연하게;; 그리곤 왼발은 두번째 계단
에 오른발은 첫번째 계단에 약간 수그린자세로 아주 안정되게 착지를 합니다. 오른손은 그대로 난간을
붙잡고 있더군요. 순간 땡 하고 1층문이 열리며 아빠의 모습이 보입니다. 순간 아빠가 뭐해? 이말을 듣고
정신이 돌아왔어요. 아..아니요..그러고 아무일도 없었던듯 운동을 갑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입니다만
저렇게 넘어지는 순간에 안정되게 착지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때 구덩이에서
나를 구해준 바람도, 계단에서 내가 다치지 않게 공중에서 누가 잡아줬던 느낌도, 그냥 내가 운이 좋아
그럴수도 있지만 저는 왠지 운보다 무언가가 나를 지켜줬다는 강함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여지껏 살아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