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리타님 덕분에 필 받아서. 저도 한가지 에피소드 적어 봅니다.
마가리타님에 비하면 밋밋하고 재미 없는 내용인데요.
어릴때 그 시절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정말 찢어지게 가난했었습니다.
마당이 있는 오래된 집의 바깥채 방한칸 .. 4식구가 모두 눕기도 힘든 .
천으로된 옷장하나만 있는 그런 집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주인 할아버지 할머니는 인자하셨고..
마당도 꽤 넓었던것 같습니다. (제가 어려서 그랬을 수도 있구요)
화장실이 마당에 있는 푸세식이었는데..
어느날 밤 자다가 오줌이 마려워 깼습니다.
아버지는 안계셨고 엄머니는 몸이 아프신지 일어나지를 않으셔서 혼자 화장실을 가게 되었습니다.
화장실을 가려고 미닫이 문을 열고 마루턱을 내려 신발을 신는데 누가 뒤에 서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아도 아무도 없어서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세 걸음쯤 걸었을까..
누가 뒤에서 손짓을 했습니다.
분명 뒤라서 볼수가 없는데 손짓하고 있다는걸 알았습니다.
그 손짓이 손을 까닥거리며 제가 한걸을 걸을때마다 손을 곱아서 숫자를 센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너무 너무 무서웠고 돌아 볼수도 없었습니다.
한걸을 앞으로 더 갔고 손가락은 네개가 곱아졌습니다.
다시 한걸음을 옴기면 어떻게 될지 알수가 없어 더는 움질일수 없었습니다.
몸이 굳어버린것 같이 움직 일 수 가 없었고.. 싸늘한 목덜미의 기운에
뒤를 돌아볼수도 소리를 낼 수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덜컹.. !!
하는 소리에 몸의 마비가 풀리고
문에서 아버지가 들어오셨습니다.
주위를 돌아보니 어느새 동이트고 있었습니다.
순간 저는 울음을 터트렸고 바지에는 오줌을 싸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때 뒤를 돌아봤다면...
혹은 한걸음을 더 옴겨서 손가락이 모두 곱아졌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무척 궁금합니다.
오싹오싹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