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어두운 면을 잘 그리기로 유명한 최규석 작가가 이 작품을 네이버에서 연재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네이버와 성향이 안 맞는 만화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하지만 최규석 작가 본인은 사실 한겨레 21등에 연재하려고 했으나, 어짜피 그쪽 독자들은 노동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어서 오히려 10대가 많은 네이버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는 의지를 표명했지요.
작품은 비정규직을 비롯한 근로자에 대한 부당한 처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이수인 과장은 실제 까르푸에서 출발하여 이랜드까지 이어진 투쟁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 주역인 김경욱 당시 노조위원장을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올곧은 성격과 육사 출신, 투쟁 과정, 심지어 부러지지 않을 눈빛과 넓은 이마까지 생긴것도 비슷하네요. 연재되고 있는 분량 또한 당시 상황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고 있구요. 미생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송곳은 살기 위해 투쟁할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나 할까요?
놀랍게도 네이버와 성향이 맞지 않을거라는 이 작품은 우려와 달리 높은 별점을 마크하고 있습니다. 사실 고료에 영향을 미치는 조회수는 높은 순위는 아니고 게다가10점의 별점을 기록해야 옳겠지만, 111에 신고도 못하면서 빨간칠부터 해버리는 이들이 많은 사이트 특성을 감안할때 이는 놀라운 일입니다. 이야기야 현실의 그것을 가져왔다 하더라도, 그것을 풀어나가는 작가의 연출과 스토리텔링은 서말의 구슬을 이태리 장인이 한땀한땀 꿰어 만들어진 명품과도 같습니다.
웹툰 영화화니 영상화니 하는 것에 부정적이지만, 이 송곳만큼은 언젠가 공중파 드라마로 제작되어서 나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끝으로 대사 하나하나가 명대사이지만, ㅇㅍ님을 위한 명대사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