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OTD는 꽤 아픈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약간의 문제가 있었네요. ^^
대한민국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은 情문화입니다.
情을 기반으로 한 학연, 지연, 혈연 등이 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내려져 있고, 이와 같은 메커니즘으로
대한민국은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情문화는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情을 앞세워서 국가는 국민에게
애국심을 강요(?)하고, 회사는 직원들에게 애사심을 강요(?)합니다. 덕분에 대한민국은 빠른 시간동안
눈부신 성장을 할 수 있었고, 덕분에 삼성전자, 엘지전자, 현대자동차 등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부의 양극화 현상은 점점 심해지고, 노사간/대기업-중소기업간의 갈등의 골이 점점
깊어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실태입니다.
어찌보면 OTD도 이와 같은 情의 문화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여러 동호회 활동을 해봤지만 OTD만큼
情이 돈독한 동호회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지나가는 말로 "피자한판 사주세요" 말하면, 30분뒤에
초인종이 울리는 곳이 OTD이고, 구하기 쉽지 않은 부품을 선듯 내어주는 곳이 OTD이고, 조기며 사과며
각종 음식 및 아주 작은 사소한 것까지, 좋은 것이 있으면 아무런 조건없이 회원들과 나누는 곳이 OTD
입니다. 하지만 情이 깊은만큼 현재 꽤나 아픈 성장통을 겪고 있습니다.
OTD가 이처럼 情이 깊은 동호회가 될 수 있었던 바탕은 非영리입니다. 다른 동호회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배너 광고는 물론이고 Google 광고마저 볼 수 없는 곳이 OTD입니다. 하지만 非영리라는 단어와 어울리지 않게
장터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장터가 없어져야지 동호회가 오래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중에
한명입니다. 장터는 동호회의 양적 성장에는 많은 기여를 하지만 오히려 질적 성장은 저해한다고 생각하고
있기때문입니다. 지난 일렬의 사건을 돌이켜보면서 만약 OTD에 장터가 없었다면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라는 의문이 생기더군요. 오늘 발생한 작은 소동도 장터가 없었더라면 생기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장터를 없애야 하는 것인가? 물론 현실적으로 힘듭니다. 하지만 OTD 초기와는 다르게 많은 양적 성장을
이루었기 때문에 질적 성장을 꾀하기 위한 뭔가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질적 성장을 이루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여타 동호회와 마찮가지로 약간의 진입장벽을 만들어서 다른
사람들의 접근을 어느정도 막고, 기존 회원들끼리 어울릴 수 있는 계기를 많이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면 情이 많이 쌓이게 되고 질적 성장을 꾀할 수 있죠. 하지만 OTD는 이러한 방법을 원하지 않습니다.
진입장벽을 넘기 위해서 작성되는 무의미한 글들을 보기 싫을 뿐더러, 강제적(?) 장치보다는 회원들간의
자정능력을 믿기 때문입니다.
오늘 있었던 장터에 댓글들은 분명 좋은 모양새는 아니었습니다. 직설적인 내용보다는 이곳 OTD는 이러한
곳이니 이러면 좋겠다는 식의 댓글이 훨씬 보기 좋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IRC에 갑자기 들어와
"동호회 활동은 많이 했봤지만 이런 곳은 처음이다. X같아서 내가 나간다."는 식의 회원분은 OTD도
환영하지 않습니다. OTD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OTD가 이상하다고 치부하시면
안됩니다. OTD에는 작은 소동이 있었지만 쿨하게 이해해주시는 절***님과 같은 분도 계시고, 가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기존 회원분들보다 더 돈독한 情을 쌓으신 네*님과 같은 분도 계십니다. OTD가
이상하다고 단정짓기 전에 OTD에서의 자신은 어떤가 돌아봤으면 합니다.
이글을 읽는 눈팅/유령/신입 회원분들께 말씀드립니다. OTD는 여러분께 OTD의 일원이 되라고 어떤한
강요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OTD의 일원이 되면 더 많은 혜택(?)과
재미를 느끼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저말고 OTD를 더욱 더 사랑하고 더 많은 情을 쌓았으면 합니다. ^^
주옥같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