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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이 말했던 “자랑스러운 불통”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한겨레는 “타협은 소통 아니다… 박 대통령 마이웨이”라고 제목을 뽑았는데요. “불법으로 떼를 쓰면 적당히 받아들이는 비정상적인 관행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한 것인데 소통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을 했죠. 철도파업=불법이라는 전제 자체가 잘못돼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선일보 조차도 사설에서 “이 정권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의 마음까지 움직였는지 자문해봤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1-1. 특별한 내용이 없었네요.
= 압권은 퇴근 이후 뭐하느냐는 질문에 청와대 앞마당에 새롬이와 희망이라는 진돗개를 키우고 있는데 봄 되면 기자들에게 인사시켜주겠다는 말을 했습니다. 기자들은 미리 정해준 순서에 따라 뻔한 질문을 던졌고 박 대통령은 미리 준비된 메모를 읽는 듯 자꾸 단상 아래를 힐끔거렸습니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은 재판 중이라 할 말이 없다고 뭉개고 넘어갔고요. 개각이나 개헌은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경향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 “80분 동안 할 말만… 소통은 없었다”는 한 줄이 어제 기자회견을 간단히 요약해 줍니다.
2. 이명박 대통령 때는 747, 박근혜 대통령 때는 474? 이건 뭔가요.
= 잠재성장률 4%,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고용률 70%라는 목표를 내놓았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실성이 매우 낮은 목표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잠재성장률은 3% 수준으로 떨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는데 잠재성장률은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국민소득 4만달러는 2020년이나 돼야 가능할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고용률 70%를 만들려면 일자리가 60만개 더 늘어나야 됩니다. 성장률이 7%는 돼야 가능하다고 하고요. 정작 경제민주화는 한 마디도 없었죠.
3. 교육부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하지 않은 학교들을 특별 조사해서 논란이네요.
= 전주 상산고도 사실상 철회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다시 선정을 하기로 했죠. 교육부가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다가 번복한 학교들에 조사원을 파견했습니다. 자율적인 결정이 아니라 외부 압력이 있었던 게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건데요. 이 와중에 파주 한민고가 뒤늦게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했습니다. 군인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입니다. 조선일보 등은 외압이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고 한겨레 등은 교육부의 조사가 외압이 될 수 있다며 비판하고 있습니다.
4. 채동욱 수사는 이런저런 뉴스는 계속 나오는데 진전이 없네요.
= 그럴수록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채동욱 뒷조사를 했던 청와대 행정관 조오영 행정관의 윗선을 파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죠. 검찰이 조오영 행정관의 핸드폰을 건네 받아 조사를 하고 있는데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어떤 이유에서인지 복구가 안 된다고 합니다. 한겨레는 디가우싱, 일부러 강한 자기력을 쏘여서 내용을 지운 것 같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조 행정관이 계속 시간을 끌면서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옵니다. 경향신문에는 조씨의 윗선인 이재만 비서관을 검찰이 조사하고 있다는 기사가 있습니다.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사람이죠.
5. 이건희 사재 출연 언제 하나, 이런 기사가 있는데요.
= 시점이 공교롭습니다. 한겨레 기사인데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금 사재 출연을 신경쓸 여유가 없죠. 후계 구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상속세를 안 내려고 골치가 아플 텐데 말이죠. 이 회장은 2007년 삼성 비자금 특검 때 1조원대 규모의 사재 출연을 약속한 적 있습니다. 2011년 사재 출연 계획을 발표하려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먼저 발표를 하는 바람에 시기를 놓쳤다는 게 삼성그룹의 설명인데요. 당장 형 이맹희씨와 상속권 분쟁도 벌이고 있죠. 오늘 삼성전자가 실적을 발표하는데 어닝 쇼크가 될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주가도 크게 떨어졌고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6. 저출산이 문제라는데 교실이 부족하다는 건 왜 그런가요?
= 황금 돼지때 효과라고 합니다. 서울 잠원초등학교의 경우 올해만 특히 입학생이 20% 정도 늘었다고 하는데요. 황금돼지의 해로 불렸던 2007년 태어난 아이들이 올해 입학하게 되면서 1학년이 크게 늘었다는 겁니다. 2006년 쌍춘년에 결혼 붐이 있었고 2007년에 태어난 아이가 재물운을 타고 난다는 속설이 있었죠. 출산율이 반짝 올라서 10% 가까이 늘어난 49만3000명이 그해 태어났습니다. 서울에서만 초등학교 신입생이 지난해 7만7000명에서 올해는 8만4000명으로 7000명가량 늘어났습니다. 2년 전에는 유치원도 입학 전쟁이었다고 하고요. 2007년생들은 대학 입시나 취업도 더 어려울 거라고 합니다. 중앙일보 기사입니다.
7. 장례식장 뒷돈이 어마어마 하네요.
= 장의업자가 유족으로부터 받은 물품 대금 중 많게는 절반가량을 병원 장례식장 직원과 상조회사 직원 등에게 뒷돈으로 전달한다고 합니다. 부산에서 경찰이 병원 장례식장 직원과 4개 상조회사 직원, 장의 용품 업자 등 61명을 불구속 입건했는데요. 장례식장과 꽃을 거래하는 업자로부터 40%, 영정 사진사로부터 50% 등의 비율을 정해 뒷돈을 챙겼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꽃값이 100만원이면 40만원이 뒷돈이었다는 겁니다. 영정사진은 20만원을 받고 10만원을 떼 갔고요. 이렇게 50여명이 4년 동안 4억5000만원을 챙겼다고 하는데요. 이게 특정 지역의 문제는 아닐 것 같습니다.
8. 바나나 판매 35%가 50대 이상이라는 기사도 재미있네요.
= 바나나가 2011년부터 2년째 1위입니다. 감귤이 부동의 1위였는데 밀려났죠. 바나나 수입이 2000년 약 18만톤에서 지난해 약 37만톤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났습니다. 이게 인구 고령화와 관련이 있다는 건데요. 과육이 연하고 소화가 잘돼 노인이나 환자들이 섭취하기 좋고, 칼륨과 미네랄 함유량이 풍부해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일본은 인구 4분의 1이 65세 이상 노인이죠. 연간 바나나 수입이 100만톤이 넘습니다. 우리나라도 롯데마트에서 바나나 매출의 35%가 50대 이상 고객이었다고 합니다.
9. 가난 탈출률이라는 게 있네요.
= 계층 상승의 꿈을 이룰 확률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딱히 새롭지는 않죠.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입니다. 경상소득 기준 빈곤 탈출률이 2005~2006년 31.71%에서 2011~2012년 23.45%로 8%포인트 이상 떨어졌습니다. 저소득층(중위소득 50%이하)였던 가구 가운데 중산층(50~150%)이나 고소득층(150%초과)으로 이동한 비율을 말하는데요. 2005년에는 저소득층 가구 셋 중 하나가 2006년 살림이 나아져 중산·고소득층에 편입됐는데 2011년에는 넷 가운데 하나 정도만 2012년 빈곤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입니다.
10. 사람들이 병원을 잘 안 간다고요.
= 전셋값 때문이라는 분석인데요. 건강보험정책연구원 보고서입니다. 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에 지급하는 건강보험 급여비 증가율이 2010년 12.38%에서 2011년 6.36%, 2012년 3.33% 등으로 최근 들어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초진환자의 외래방문일수도 증가율이 2010년 3.18%에서 2011년 0.48%로 하락한 데 이어 2012년에는 –3.76%로 떨어졌습니다. 2010년 이후 도시근로자 가구의 소득대비 전세금 비율(RIR: Rent to Income Ratio)이 장기평균을 웃돌면서 가계의 실질소득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이는 의료에 대한 수요를 감소시키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전세금 뿐만 아니라 복합적인 영향이 있겠지만 병원비가 부담스러워 병을 키우고 있다면 정말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