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전 '자칭 보수'입니다.
저에 대한 당신의 분류는 당신 마음이시구요.
기본적으로, 소위 '귀족 노조'라 불리는 고임금 우수 근로조건 대기업 정규직 노조가
경제 사정 좋지않아 다들 힘들고, 특히 회사가 어려운데 무리하게 임금 올려달라는 '눈치없는 이기적 쟁의'하는 것, 전 반대합니다.
하지만, 그 외 수긍갈 만한 사유로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 행사하는 것, 지지하고 보호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노조의 파업은 기업 등 고용주에게 타격을 입히고 관련 소비자나 이용자에게 불편을 끼치고 국가경제에 손실을 가져오죠.
하지만, 우리가 살면서 무리하면 감기몸살에 걸리고 근육통이 오듯, 사회 역시 긴장과 갈등이 발생할 수 밖에 없고, 그럴 땐 좀 쉬면서 약도 먹고 몸을 추스려야 합니다. 낫고 나면 건강의 고마움을 만끽하며 다시 살아나가죠. 파업 등 노동쟁의나 대규모 집회 시위 역시 '사회의 감기몸살'로 이해하고 사회의 문제와 갈등 요소를 해결한 뒤 다시 화합된 사회의 역동으로 돌아가야죠.
유럽 각국, 미국 등 소위 OECD급 국가에서 툭하면 파업, 툭하면 시위가 발생해도 우리리보다 잘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정부가 취하고 있는 태도는, 감기몸살이나 근육통 걸린 학생이나 선수, 병사에게 약도 주지 않고 휴식도 주지 않으면서 '너 떄문에 다들 피해보고 있잖아. 엄살 부리지 말고 빨리 열심히 뛰어. 다 맘먹기에 달린거야"라며 다그치고 내몰아 더 큰 병 걸리게 만드는 모습입니다.
노동자가 누구입니까? 저도 노조엔 가입되어 있지 않지만 '지식 노동'으로 먹고 사는 사람입니다. 평생 노동이나 고용과는 상관없이 부친이 물려준 재산으로 먹고 살아오신 고귀한 박근혜 공주님이나, 일부 자본가를 제외하곤 우리 모두가 노동자입니다. 가정주부도 '가사 노동자'죠.
헌법에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한 이유입니다. 노동자가 국민이고, 나라의 주인입니다.
물론, 주인 중 일부인 특정 노조나 노동자가 '내가 주인이야, 내 맘대로야'하는 생떼를 부리며 다른 주인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은 절대로 안되겠지요.
이번 사안은 그렇지 않은듯 합니다.
코레일의 적자분 전부가 정부(코레일) 측의 무리한 용산투자 실패 대가 (7조 5천억) 및 선로설치와 시설관리공단 분사 비용 및 이용객 적은 지역 '공익 노선 운용 손실비용' 등 '철도 노동자의 잘못'과는 전혀 관계없는 원인 때문입니다.
설사, 적자를 줄이고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라고 해도, 돈 잘 벌 황금노선인 수서발 KTX를 코레일이 운영하며 다른 곳의 적자분을 메워 나가는 게 이치에 맞죠.
'부실 경영' 때문이라면 경영진을 문책하고 갈아치워야 맞구요.
정부는 민영화가 아니라지만, 민영화도 아니면서 분리 주식회사를 설립할 이유도 없고, 한미 FTA 규정떄문에 민간지분매각 금지 법제화도 못한다면, 결국 '민영화'로 나아가게 되는 전단계일 수 밖에 없죠. 그동안 대부분 공약을 파기한 대통령이 '민영화 안한다'고 말했다고 이를 믿고 파업 풀라는 주장은 그를 '신'으로 섬기라는 말과 다름없죠.
게다가, 근로조건과 관계없는 '불법파업'이라며 체포영장 발급받아 억압하는 정부가 '귀족노조'라며 임금 공개하고 임금 더 올리고 고용보장 받으려는 (즉, 근로조건이 이유라는) 주장으로 다른 국민의 파업 혐오 부추기는 대국민심리전 공작은, 그 자체로 이미 철도파업의 정당성을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전, 보수주의자로서,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률, 민주주의가 제대로 지켜지고 발전하길 기원합니다. 이미 그 핵심인 '공정 선거'가 파괴되었고, '범죄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이 무너졌고,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짓밟혔고, '사상과 양심의 자유'가 무너졌으며, '정보인권'이 (정부에 의해) 무참히 유린된 참담한 폐허 속에 살고 있는데, 노동인권 마저 폭압적으로 짓밟히는 현실을 외면하는 것은 그 스스로가 노동자인 (그리고 노동자가 될) 국민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분노하고, 반대하며, 저항합니다.
지금 철도파업으로 인한 혼란과 비용과 분열과 손실을 초래한 원인은 정부가 제공했습니다. 뜬금없는,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일방적인 수서발 KTX 분리 주식회사 설립 추진으로 말이죠. 그것도, 지난 프랑스 방문 때 공개적으로 약속한 '공공부문 개방' 선언과 연상될 수 밖에 없는 상황과 맥락과 시점에 말이죠.
이 문제를 푸는 해법은 '결자해지'입니다.
당신의 자존심 보다 국익과 국민의 생활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사과하고 수서발 KTX 주식회사 설립 계획을 철회하십시오. 그러면, 노조도 파업을 철회하겠다고 공개 선언했습니다.
현명한 선택을 촉구합니다.
- 표창원
출처 : http://tinyurl.com/lbhdkek
우리나라 목소리 큰 보수들 중에는 [진짜 보수]가 없는 것 같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