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근황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분이 있을까마는, 사실 그냥 몇 가지 끄적거리고 싶어서..
요새 월탱을 열심히 하느라 집에 틀어박혀 있었더니 몸이 많이 불었습니다. 현상을 타개하고 싶은 마음에 새벽 시간에 운동을 하러 밖으로 나갔습니다. 계절의 변천은, 밤이라 날이 추운 것으로는 잘 느껴지지 않았지만, 밤 하늘에 오리온 자리가 빛나는 것을 보니 이제 겨울이 다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채 피트니스클럽에는 잘 다니지 않는 성격인데, 인근에 있는 산에 피트니스클럽에서 볼 수 있는 운동기구들을 갖춰 놓은 시영 시설이 있어서 그곳에서 근력운동을 합니다. 뛰는 것은 산 둘레를 뛰고요. 피트니스클럽을 가건 혼자 운동을 하건, 운동을 할 때에는 제일 중요한 게 꾸준히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 아니겠습니까.
거처가 그래도 시 외곽지역이고, 밤도 깊어 늦은 시간이라 하늘의 별이 더욱 밝게 보입니다. 평소에 잘 안 보이던 묘성도 흐릿하게나마 나안으로 보이고요. 달리기를 하면서 하늘을 보니 문득 무엇인가 섬광이 스쳐지나갔습니다. 별똥별이라는 것을 상기해내기까지 약간의 시간이 걸린 것을 생각하니, 도시 생활에 익숙해져서 이제 하늘에서 별똥별이 내려도 눈에 보이지 않게 되어 막상 별똥별을 보았을 때 그게 뭘까 하고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짝 늦은 감이 있지만 소원을 빌어봤습니다. 이뤄질까요.
월탱을 열심히 하는 것과는 별개로, 컴퓨터의 문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전에 알렉스 님께서 그래픽카드를 하나 공여해 주셨지만, 문제는 그래픽카드가 아니었나 봅니다. 계속 원인을 찾아 보고 있는데, 접지 때문에 그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과연, 저희 집은 구옥이라 접지 시설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일전에 자유게시판에 어떤 분이 접지 기능이 있는 멀티탭을 소개해 준 것이 떠올랐습니다. 아는 형님들께 문의를 해 보아도 괜찮은 물건이라는 추천들이 많아서 멀티탭 치고는 가격이 좀 나감에도 불구하고 하나 질렀습니다. 이걸로 길고 길었던 컴퓨터 오동작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멀티탭 쪽 선정리 및 잡동사니들을 조금 정리하려고 뒤적거렸습니다. 아무래도 처자가 없는 사내놈이다 보니 예전 부터 쌓아왔던 잡동사니들이 아직 남아 있는데, 그 중에서 전에 쓰던 공책들이 눈에 띄어 정리를 했습니다. 전에 했던 공부들, 유치한 글들, 그 중에서도 가끔 지금의 자신과는 같은 사람이 아닌 듯한 내용을 가진 글들. 잠시 감상을 하고 회상에 젖었다가 오글거림을 느끼고 죄다 세단기에 집어 넣어 갈기갈기 조각을 내서 내다버렸습니다(...).
얼마전 기냥 님께서 생일이라는 글을 올리셨는데, 제 생일도 근처에 와 있습니다. 다만, 저는 주위에서 가끔 볼 수 있는, 남 생일도 잘 안 챙기고 자기 생일도 잘 안 챙기는 부류의 인간입니다. 그런데 쉽게 잊혀지지 않는 날짜라서 그런지 친구들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어차피 건수 하나 잡아서 이를 구실로 모임을 잡고 술을 먹자는 것이 그 속내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네 생일 즈음이니 얼굴이나 한번 보자고 이야기를 꺼내 주니 고맙긴 했습니다.
덕분에 주말 일정은 술, 술, 술이 될 것 같습니다.
이상하게 제가 운동을 안하고 있으면 술을 안 먹게 되고, 운동을 하게 되면 술을 먹게 됩니다.
불금인데, 회원님들도 한주 정리 잘 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번에 알려주신 맥주 정말 도움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