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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지분이 한 주도 없는 민간 기업인데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이 날아가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낙하산 인사도 문제지만 애초에 그렇게 선임된 회장이 정권과 유착돼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이사회가 경영진을 감시하고 견제하기 보다는 거수기 역할에 머무르는 것도 문제고요. 정부가 손을 떼야 이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것으로 보입니다. 어제 사퇴하겠다는 전자우편을 임직원들에게 보냈는데 “직원들의 고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솔로몬 왕 앞의 어머니 심정으로 결단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2. 군 기무사는 왜 시끄러운 건가요.
= 장경욱 사령관이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인사 전횡 문제를 청와대에 직접 보고한 것 때문에 경질됐습니다. 뒤늦게 기무사를 개혁하겠다고 나섰는데요. 기무사는 원래 군사 보안 및 방위산업 보안, 방첩 수사, 간첩 색출 등을 하는 곳인데 본연의 임무보다는 내부동향 파악에 주력한다는 비판도 많았습니다. 청와대 직보가 문제냐 내용이 문제냐 논란이 좀 있는데요. 일단 음성적으로 해왔던 군내 동향보고를 없애기로 했습니다. 장경욱 사령관 후임, 이재수 사령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의 친구인 것도 눈길을 끕니다.
3. 법 위의 시행령, 이건 무슨 기사인가요.
= 오늘 한겨레 1면 머리기사입니다. 가습기 피해 사고를 막기 위해 만든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이란 게 있는데 이게 시행령 때문에 유명무실하게 됐습니다. 시행령에서 중대한 과실을 연속적·고의적으로 내는 경우에만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기 때문인데요. 법은 국회에서 만들고 시행령은 행정부가 만들죠. 이런 걸 위임입법의 한계 일탈이라고 부릅니다. 전교조는 노조가 아니다, 이렇게 규정한 것도 시행령 규정을 근거로 댔고요. 4대강 사업도 시행령 차원에서 진행됐습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도 시행령에 있는 예외조항 때문에 무력화됐습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법위의 정부가 돼서는 안 된다, 국회는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4. 소원을 적은 풍선이 일본까지 날아갔네요.
= 한 유치원에서 소원을 적어서 날린 풍선이 일본 나고야에서 발견됐습니다. 경남 양산에서 날린 풍선이라고 하는데요. 일본에서 이 풍선을 발견한 어린이가 “소원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풍선 300개를 날렸는데 발견된 건 하나 뿐. 9월16일에 날린 풍선이 하루 만에 일본에 도착했다고 하죠. 경남 양산과 일본 나고야는 65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나고야의 지역 신문 주니치 신문사에 이를 제보했더니 기자가 한국에 연락해서 소재를 찾게 됐다고 합니다.
5. 알라딘 중고서점이 논란이네요.
= 중고서점인데 수상쩍은 새 책들이 많다는 겁니다. 중고서점을 가장한 할인 서점이라는 건데요. 동아시아라는 출판사가 알라딘과 거래를 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알라딘 중고서점은 (중고책이 아니라) 악의의 독기를 잔뜩 품은 새 책이 유통되는 서점”이라는 글을 블로그에 쓰기도 했습니다. 출판사들이 신간을 덤핑 판매하고 알라딘이 이를 사들여 중고로 팔고 있다는 의혹입니다. 새 책이 중고서점에서 절반 가격에 판매돼 도서 정가제를 우회하고 있다는 건데요. 알라딘은 “신간 비중은 2% 밖에 안 된다, 덤핑으로 판다고 해도 안 팔릴 책을 살 이유가 없다”고 해명하고 있습니다. 독자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일이지만 출판 업계에서는 심각한 이슈입니다.
6.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외국에 맡겨도 되느냐 이런 기사가 있는데요. 구글이 백도어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 말일까요.
= 오늘 동아일보 기사인데요. “주요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의 대부분을 해외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통신망의 열쇠를 다른 나라에 내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주장입니다. 구체적인 근거는 없는데요. 무선신호를 유선 통신망에 연결해주는 휴대전화 기지국과 서로 다른 통신망을 중계해주는 라우터 장비가 취약하다는 지적도 있고요. 구글 G메일을 사용하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업무를 처리하는 공무원이나 기업인이 늘어나는 것도 보안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독일과 인도 등은 자국 언론인과 정부 관계자들에게 G메일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하죠.
7.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나 당비 내는 당원이 얼마 안 되네요.
= 진성 당원은 10%도 안 된다는 말 많이 하죠. 중앙선관위 자료를 봤더니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전체 당원은 각각 247만명과 213만명이었다. 이 가운데 당비를 내는 당원은 새누리당이 8.2%, 민주당은 5.5% 밖에 안 됐습니다. 정의당은 당원 6750명 가운데 56.0%, 통합진보당은 10만4692명 가운데 39.6%가 당비를 냈습니다. 당비 수입은 새누리당 229억1700만원, 민주당 170억8300만원, 통진당 85억7400만원, 정의당 1억7000만원이었다. 통진당이 꽤 많죠. 국고보조금 비중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각각 32%, 38%, 통진당은 30% 정도였습니다.
8. 미네르바는 무죄지만 기소는 정당했다, 이런 판결이 나왔네요.
= 공익을 해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수사가 무리했다고 볼 수는 없다, 앞뒤가 안 맞는 논리 같긴 한데 박대성씨가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기각됐습니다. 한겨레는 “검찰의 기소권 남용과 관련해, 검사의 판단이 경험이나 논리상 도저히 합리성을 긍정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른 경우에만 위법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박씨는 104일 정도 구금됐는데 보통 최저임금의 5배 범위 안에서 형사보상금을 받습니다. 박씨는 1000만원가량 보상금을 받고 추가로 손배 소송을 냈습니다.
9. 숙대의 바나나 500개 논쟁, 참 어처구니가 없네요.
= 밥값 인상에 항의를 했더니 선착순으로 바나나 500개를 주겠다고 해서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신세계푸드라는 회사가 숙명여대 구내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지난 8월 2300~3100원이었던 식당 메뉴 가격을 각각 200원씩 인상했습니다. 학생들이 반발하자 “충분한 사전 협의가 이뤄지지 못한 점은 유감”이라면서 ”중간고사 기간에 바나나 500개를 선착순으로 제공하겠다”고 했습니다. 학생들이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을 보이니까 바나나를 1100개로 늘리고 요구르트까지 주겠다고 했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모양입니다.
10. “공주가 다시 파리에”, 이런 제목이 있던데 박근혜 대통령 프랑스 방문 평가가 어떤가요.
= 르피가로 기사인데요. 39년 전 고 육영수 여사가 암살됐을 때 파리 오를리 공항 대합실에서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하죠. 우여곡절 끝에 ‘선거의 여왕’이 돼서 젊은 시절을 보낸 청와대에 민주적인 방법으로 되돌아오게 됐다는 설명인데요. 재미있는 건 그 뒷부분입니다. “셰익스피어 작품 속의 인물과 같은 박 대통령의 운명이 보수층 유권자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으나, 젊은 세대들은 과거의 권위주의로 회귀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으며 박 대통령의 냉랭한 스타일을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