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지역은 Fort Worth(텍사스주에 있는 작은 도시입니다.)이구요.
미국 어디나 그렇겠지만 여기 커피시장은 거의 스타벅스가 잠식한 것 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커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몇 몇 사람들이 아직도 양질의 커피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끔 시간을 내서 가는 bon giorno라는 커피숍의 사장/바리스타는 David Clarke라는 사람입니다.
저희 동네는 분점이고 사장은 본점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직접 본적은 없지만 제가 마셔본 에스프레소중 가장
맘에 드는 맛을 선사해 주는 곳이라 언젠간 본점에도 한 번 가보려고 하고 있죠.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면...
커피농약얘기가 나와서 여기 사장에게 이메일을 보내서 본죠르노 커피도 유기농으로 재배한 커피를
사용하느냐고 물어봤죠. 오늘 장문의 답장이 왔습니다. 내용의 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소위 Fair Trade라는 표가 붙은 커피 혹은 organic이라는 표가 붙은 물건들은 농부들이 비싼 값을 주고 Fair Trade 와 Organic이라는 증서를 획득하기 위한 비용을 지불 할 때만 가능하다고 합니다.
2. . 다시 말해서 대규모 생산과 맡 물려서 결국 이런 라벨들은 자본에 의해 잠식 당한 상태이며 돈이 많은 큰 농장의 주인이 아닌 이상 이런 비용을 지불해 가면서 커피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커피 생산자들은 많지 않다고 하네요.
3. 이 것을 다시 풀이하면 Fair Trade와 Organic 표가 붙어 있지 않은 커피들도 사실 비공식적으로는 그에 상응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자기 같은 작은 커피숍주인들은 그런 커피를 찾아 다니며 거래를 한다고 합니다.
4. 위의 항목에 관련해서 사실상 가난한 소규모 농부들은 농약을 사용할 돈도 없는 경우들이 많아서 강제로(?) 유기농법을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구요. (특히 이디오피아는 아예 공식적으로 유기농법에 관련한 규정 자체가 없지만 대부분 가난하기 때문에 화학약품을 구매해서 커피를 생산할 만큼 여력이 안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5. 커피를 로스팅하는 온도는 보통 화씨 450도정도 인데 본인 생각에 이 과정을 통하면 농약의 독성은 남아 있지 않다고 주장하네요.
6. 본인이 확인한 바로는 브라질과 콜럼비아에서 대규모로 생산되는 커피들은 농약을 많이 사용한다고 합니다.
7. 본인이 거래하는 나름 깨끗한 커피의 생산지는: 파뷰아 뉴기니, 이디오피아, 엘살바도르, 니카라구아 정도가 된다고 합니다.
8. 제 생각에 위에 깨끗한 상품을 생산하는 나라들이 모두 깨끗한 상품을 만드는 건 아닐꺼라고 보고요. 아마 이 바리스타가 찾아다니면서 직접 거래를 하기 때문에 직접 생산지에 가보고 결정한 것들이라 정말 깨끗하고 공정하게 거래를 하면서 맛있는 커피를 찾으려면 동네에 좋은 바리스타가 있거나 본인이 찾아 다니는 수 밖에는 별 수가 없어 보이네요.ㅠㅠ
데이빗은 대자본이 잠식한 소위 "공정거래"와 "유기농" 표식에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혹은 되도록 싼 마켓을 통해서 어떻게든 싼 제품만 찾아다니다 보면 결국 소규모 생산자들은 계속 착취를 당하게 되고 자본가들만 살아 남고 양극화는 계속 진행 될 수 밖에 없을 듯 하네요.ㅠㅠ 이런 문제로 요즘은 아마존닷컴을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도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 자본주의아래서 다 같이 잘 살려면 어느정도 베푸는 마음으로 구매하는 아량도 있어야 하나 봅니다. 단순히 유기농제품으로 커피를 만드는지 궁금해서 짧은 이메일을 하나 보냈는데 꽤 깊이 있는 대답을 받았고 생각할 꺼리도 안겨준 기회였습니다. ㅎㅎ
옷디 횐님들의 풍족한 커피생활을 위하여!!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