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과 채동욱 검찰총장이 나란히 공직을 떠났죠? 둘 다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데요.
= 진 장관은 이임식에서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습니다. 새누리당은 굉장히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는데요. “대선 공약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으면 애초에 장관을 맡지 말았어야 한다”는 말과 함께 “출당감”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민주당은 “자중지란인지 콩가루 집안인지 국민들 보기에 민망하다”고 비판하고 있고요.
1-1. 국민연금 연계가 쟁점인데, 신문들마다 입장이 조금씩 다르네요.
= 국민연금을 많이 받는 사람들은 기초연금을 안 받거나 좀 덜 받아도 되지 않겠느냐는 건데요. 문제는 국민연금을 성실하게 낸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된다는 거죠. 경향신문은 “20년 동안 성실히 국민연금을 납부한 월소득 30만원의 저소득자가 10년 동안 연금을 납부한 월소득 500만원의 고소득자보다 적은 기초연금을 받게 된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는 차라리 소득인정액에 연계하자는 대안을 내놓고 있습니다. 원래 복지혜택을 차등화하는 기준이 소득과 재산을 같이 보는 소득인정액이니까 소득인정액을 기준으로 하면 대상자가 줄어들고 재원 부담도 줄어든다는 건데요. 노인들 소득이 국민연금 밖에 없는 경우도 많아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더 쉽고 솔직하게 설명하라”고 훈수를 두고 있습니다. “국민이 쉽게 이해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자꾸 어려운 이야기만 하고 있으니 국민은 정부가 솔직하지 않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는 건데요. 정말 좋은 제도인데 국민들이 잘 몰라서 반대한다는 것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2. 채동욱 검찰총장, 어제 퇴임식을 했는데, 조선일보 정정보도 소송을 취하하겠다고 했죠?
= 소송은 취하하지만 유전자 검사를 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랜 시간 전개될 법정 공방 때문에 가족이 겪을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건데요. 정말 조선일보 보도가 거짓이라면 끝까지 소송을 해서 진실을 밝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조선일보는 채 전 총장이 혼외아들의 집 가정부에게 보냈다는 연하장을 공개했는데요. “누구누구를 잘 돌봐주셔서 고맙습니다, 누구누구 아빠 올림”이라는 내용입니다. 채 총장의 필적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는 게 조선일보 보도인데요. 채 전 총장은 전혀 모르는 사실이며 그런 연하장을 보낸 적도 없다고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논평에서 “죄형 법정주의는 들어봤어도 죄형 정황주의라는 말은 처음”이라면서 “법무부가 범죄와 형벌을 정황으로 규정한다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결국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와야 진실이 규명될 텐데요. 조선일보가 보도한 연하장의 진위 여부도 중요한 변수입니다.
3. 오늘 아침신문 1면 기사들 살펴볼까요.
= 진영과 채동욱 이슈가 많고요.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문제 삼는 기사도 많습니다. 한국일보는 “친박 브레인 연쇄 실종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박 대통령이 쓴 소리를 하는 사람을 곁에 두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장관의 역할도 현장 중심적이기보다는 청와대가 주문하는 정책을 집행하는 데 한정돼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2인자를 키우지 않는다는 박 대통령의 분산형 용인술도 문제라는 지적인데요. 진영 전 장관을 비롯해 유승민 의원이나 김종인 전 의원 등등 친박계 인사들이 모두 멀어졌죠. 동아일보도 오늘 사설에서 “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두고도 만기친람과 불러주기식 일방통행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은 “500대 기업들 지난해 현금 배당 16조원이나 된다”는 기사를 1면에 싣고 있는데요. 직원들에게 지급한 인건비의 18.5% 수준이라는 분석입니다. 밀양 송전탑은 오늘부터 공사를 강행한다고 하는데 주민들이 무덤까지 파놓고 저항하고 있습니다. 일촉즉발의 사태로 치닫고 있어 걱정스럽습니다.
4. 라면 상무에 이어 신문지 회장이 논란이네요.
= 공항에서 탑승 시각에 늦어 비행기를 놓쳤는데 신문지를 말아서 항공사 용역 직원을 때렸습니다.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인데요. 출발 1분 전에 탑승구에 도착해서 탑승이 어렵다고 하니까 강하게 항의를 했다고 하죠. 이 때문에 한동안 잊고 있었던 빵 회장과 라면 상무까지 다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빵 회장은 프라임베이커리 강수태 회장입니다. 지배인이 차량을 옮겨달라고 요구하자 지갑으로 뺨을 때렸죠. 포스코에너지 라면 상무도 있었습니다. 대한항공 기내에서 라면 맛이 형편없다는 이유로 승무원을 폭행했습니다. 프라임베이커리는 코레일 납품이 중단됐고 포스코 상무는 보직해임돼서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강 회장도 일단 사과를 하기는 했습니다.
5. 동양그룹은 결국 해체 수순을 밟게 됐네요. 개인 투자자들 손실이 클 거라고요.
= 대우사태 이후 최대규모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자가 4만7000명이라고 하는데요. 동양그룹 계열사의 회사채와 기업어음은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높은 수익과 안정성을 동시에 갖춰서 아는 사람만 아는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꼽혔습니다. 그런데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투자금의 상당 부분을 날리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3200여명이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불완전 판매 여부를 입증하는 게 관건입니다. 투자 위험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을 경우 판매한 쪽에서 책임을 지게 됩니다.
5-1. 경영권 집착이 화를 키웠다고 하죠.
= 금융권에서는 현재현 그룹 회장 등 오너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이 화를 키웠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과감하게 자산을 내다 팔고 구조조정을 했어야 하는데 경영권에 지나치게 집착해 기회를 놓쳤다는 분석입니다. 구조조정은 무엇보다 속도가 중요한데 매각 대상 자산에 대한 미련과 판단 실수로 스스로 기회를 놓쳐버린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6. 언어폭력 중학생에게 17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네요.
= 정확하게는 부모가 배상을 하게 되겠죠.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일어난 일인데요. 같은 반 친구가 경상도 사투리를 사용하면서 발음이 정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18차례 심한 욕설을 했다고 합니다. 피해학생은 언어폭력을 당한 이후부터 가슴통증과 호흡곤란, 우울증 등을 호소했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학교와 가해학생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법원은 학교에는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담임교사가 교실에 없는 상황에서 욕설을 했고 신고나 상담 요청도 없었기 때문에 교사가 이를 파악하기 어려웠을 거라는 겁니다. 가해학생의 부모에게 손해배상을 물리고 가해학생은 호관찰소 프로그램 이수 처분을 받았습니다. 중앙일보 보도입니다.
7. 인천공항철도 보조금이 1조원을 넘어섰다고 하네요. 개통 6년째죠?
=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제도 때문입니다. 민자 사업자한테 해마다 평균 1817억원씩 1조904억원의 최소운영수입보장금을 지급했습니다. 엉터리 수요 예측 때문인데요. 8억843만6000명으로 예측했는데 실제 이용객은 1억4639만8000명, 예측치의 18.1% 밖에 안 됐습니다. 요금 수입도 예측은 2조3485억5100만원이었는데 실제 수입은 1607억3000만원, 6.8%에 그쳤고요. 서울역에서 인천공항역까지 일반열차는 3950원, 직통열차는 8000원인데 내년부터는 1만4300원으로 인상됩니다.
8. 조종사 되려면 8000만원을 내라, 이런 항공사가 있네요.
= 저가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인데요. 2년 계약직 조종사를 채용하면서 합격자에게 교육비 명목으로 8000만원씩을 요구해 논란입니다. 신입 부기장 채용 결과를 발표하면서 28명의 최종 합격자에게 “입사 조건으로 입사후 비행 교육을 받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참가비 8000만원을 두 달 안에 회사로 입금하라”고 통보했습니다. “신입 조종사가 부기장 자격을 취득하거나 비행시간 1000시간을 채우는 데 드는 교육 비용”이라고 해명했는데요. 조종사 채용 조건으로 교육비를 자비로 부담토록 한 것은 이스타항공이 처음입니다. “돈을 낼 여력이 있는 사람만 뽑겠다는 거냐”는 불만이 거셉니다.
9. “오빤 MB 스타일”이라는 동영상이 논란이네요.
= 어제 원세훈 전 국정원 원장 재판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국정원 심리전단팀이 상부로부터 이명박 대통령을 찬양하는 내용의 유튜브 동영상을 올리라는 직접적 지시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전 대통령을 ‘전 재산 기부하는 아름다운 남자’라고 표현하고, 1조 달러 무역규모를 이뤄낸 ‘경제왕’, 독재깡패 김정일·정은을 굴복시킨 남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커뮤니티 사이트들에 이 동영상을 올린 게 국정원 직원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상부로부터 휴대전화를 통해 ‘해당 동영상을 올려서 대통령 폄훼 동영상을 반박하는데 이용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합니다. “MB를 쥐박이라고 하는 사람이 종북세력이라고 생각하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대해 “전부는 아니라도 일부 종북세력이 있다”고 답변했다고 하죠.
10. 전력생산 않고도 1조원 챙겼다. 이건 무슨 기사인가요.
= 전기가 부족하니까, 예비 전력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돈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SKE&S 등 공기업과 민간 발전사들이 전력을 생산하지 않고도, 발전을 준비했다는 명목으로 4년 동안 1조원 이상을 챙겼습니다. 2010년부터 올해 9월 말까지 한국전력의 발전 자회사와 민간 발전사업자들에게 지급된 제약비발전용량정산금(COFF)이 1조225억원이나 됩니다. 전기가 부족하면 할수록 원전이 고장나면 날수록 민간 발전사들이 높은 수익을 얻는 기형적인 구조인데요. 가뜩이나 민간 발전사들은 단가가 비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발전사들은 발전기를 돌리지 않고도 입찰에만 참여해도 돈을 받게 됩니다. 심지어 전기를 생산하겠다고 입찰에 참여했다가 고장으로 발전기를 돌리지 않아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정말 문제가 많네요.
(오랜만에 올립니다. 아직 애는 안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