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사귀던 여자친구와 사귈 때에 커스텀 키보드를 하나 선물을 했습니다. 지금이나 그때나 장터에는 잘 나오지 않는 놈이고, 나름대로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하고 시도한 놈이었습니다.
헤어지고 나서도 혹시 어찌될찌 모르는 기대감에(개인적인 경험 상 이런 기대는 대체로 기대로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별 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다가, 근래에 돌려달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준 물건 다시 돌려달라는 쪼잔한 남자가 되고 싶진 않았지만(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 보다는 그냥 키보드 입력기구 덕후다운 물건들을 주로 줬죠 ;;)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돌려달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싫다네요. 엉엉.
지금에와서는 지나간 사람은 지나간 사람이지만, 잃어버린 키보드가 더 안타깝습니다.
좀 웃긴 이야기지만, 그게 그 사람 손에 있기 때문에 더 미련이 있고 아쉬움을 갖게 하기 때문에라도 되찾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말입니다. (물론 근본적으로 아까워서가 제일 큽니다. 하하하)
광복절 저녁에 라면국물을 안주 삼아 소주 한 잔 했습니다. 술주정처럼 보이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남은 휴일 편안히 보내세요.
좋은 밤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