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앞 떨어진 630만원 탐났지만…양심 지킨 중국집 아줌마
[세계일보] 2009년 01월 14일(수) 오후 08:27
주인 찾아주고 사례금도 기부
경기침체로 어렵게 식당을 운영하는 식당 여주인이
가게 앞에 떨어진 현금과 은행통장 등 630만원이 든 비닐봉투를 주워
고스란히 주인에게 돌려줘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경남 마산시 신포동에서 중국음식점(계림정)을 운영하는 이용순(53·여)씨는
지난 10일 오전 6시40분 쯤 가게 문을 열다 바닥에 떨어진 검은색 비닐봉투를 보고 깜짝 놀랐다.
비닐봉투 안에 1000원권, 5000원권, 1만원권 등
현금 180만원과 450만원이 입금된 은행통장 및 도장까지 들어 있었던 것.
경기불황으로 가뜩이나 식당 운영이 어려운 때 가게 앞에 떨어진 큰돈은
이씨의 가슴을 쿵쾅거리게 했고 머릿속을 복잡하게 했다.
이씨는 비닐봉투에서 생선 비린내가 진동하는 손때 묻은 휴대전화를 발견하고
잠시 흔들리는 마음을 곧바로 진정시켰다.
이씨는 “이 비닐봉투에 든 돈 주인은
분명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즉시 휴대전화 1번을 꾹 눌러 전화를 걸었더니
바로 이 돈 주인의 아들이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씨의 예감은 그대로 적중했다.
이 돈 주인은 인근 재래시장인 마산 어시장 노점에서
20년 넘게 어렵게 생선장사를 하고 있는 김복래(81) 할머니였다.
김 할머니와 아들, 며느리가 즉시 가게로 달려왔고,
몇 번이고 고개를 숙여 감사의 뜻을 표한 뒤 즉석에서 이씨에게 사례금을 전했지만 이씨는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다.
김 할머니의 아들은 한사코 받기를 거부하는 사례금 30만원을
이씨가 봉사하는 인근 독거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소에 기부했다.
어렵게 식당을 꾸려가는 이씨는 지난해 8월부터 매월 한 번씩
시 사회복지시설의 불우이웃 30여명을 자신의 식당에 초대해 ’사랑의 자장면’을 대접하는 천사였다.
마산=안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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