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치(Kitch)
키치 미술 혹은 키치 양식이라고 불리는 이 명칭은 현대 사회에서는 흔히 소비문화에 부흥한 다양한 미적 복합
양식을 의미합니다.
시작은 자동화 산업사회로 변환하는 중 공산품이 범람하면서 일반 의뢰자 욕구와 소비를 만족시키기 위해 고급
문화로 일컬어지는 미적 요소를 복합하여 외적인 미의 형식에 중점을 두는 경향에서 탄생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
다.
쉽게 주변의 예를 들자면 예식장의 내외부의 양식을 대한민국 대표적인 키치로 꼽을 수 있습니다.
극단적인 산업사회로의 변천과 외부세계의 문물을 유입하는 과정에서 장인 혹은 인력이 없는 상황에 일반 의뢰
자의 욕구와 소비를 만족시키기에 위하여 각 나라의 미적 요소를 총합하여 의미는 뒤로하고 외적인 미의 혼합으
로 탄생했습니다.
외부의 건물의 형태는 현대 건축설계로 모던 양식을, 기둥은 서양 고대 사회를 동경한 그리스 신전 기둥 모양들
중 이오니아식 기둥을, 창문은 대칭적인 아치를 포함한 르네상스식 아치를, 내부에 진열된 의자는 아방가르드식
의 화려함을, 내부 인테리어는 데스틸을 물론 이렇게 딱 고정된 것들은 아니었고 요즘은 이를 식상하게 여기어
벗어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예식장으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방식이었습니다.
예술가들과 장인 사이에서 키치는 굉장히 부정적으로 쓰이는 단어이지만 유물론적 사관이 범람하는 현대 사회
에선 욕구에 대한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키치라는 개념을 설명한 이유는 커스텀 키보드라는 곳이 위의 상황과 현재 비슷한 변천사를 겪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키보드와 오랫동안 꾸준히 만들어온 커스텀 키보드는 눈에 보이는 것 말고도 많은
의미와 기능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예전 커스텀의 키보드의 미는 기능미의 극단적인 추구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형식과 외부의 미가 아닌 사용자의 편리를 위한 세밀한 내부 과정에 있었습니다.
손에 되도록 걸치지 않는 하우징의 폭, 극단적으로 줄인 키피치, 키캡 프로파일에 맞춰놓은 각도, 작은 본체속에
최대한 안정감을 주기위한 요소, 예전 키보드가 지니고 있던 특징들 이 외 여러가지 기능이 합하여 기능으로서
보여주는 미적요소를 최대한 축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자세히 뜯어보고 이해하지 않는 이상 사용하는 사람이 이해하는 미적 요소를 누군가에게 정확히 설명
하지 못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겠습니다.
사용하는 편리함을 추구하지 않는 사람에게 기능미를 이해시키는건 어떻게 보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 후 커스텀은 기능미를 추구함과 동시에 어떤 철학을 담기 시작했습니다.
철학이라고 하니 거창하게 들릴수도 있겠지만 단순하게 내포해 보자면
한 커스텀 키보드 제작의 경우 알루 하우징의 외부적인 형태외에 처음 시작은
"공개된 기판과 보강판으로 원하는 사용자에 한하여 오랫동안 컴스텀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 하는 굳은 결심
과 의지가 내포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키보드의 내적인 의미를 퇴색된채로 외부의 라인만을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지만 기능미를 극단으로
달리고 있는 다른 키보드에 또다른 의미를 제시한것은 사실입니다.
또 다른 키보드의 경우
"일반 사용자가 부담스러워 하는 금속 하우징의 가격을 최대한 접근가능하게 만들어 보겠다" 고 했었습니다.
이러한 시도들은 질타도 많이 받았지만 새로운 방식을 찾기위한 하나의 도전이었고 커스텀 키보드라는 세계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하나의 요소였습니다.
이렇게 진행되는 흐름이 있었던것과는 달리 키보드라는 물품이 대중적인 인지도를 가지게 되면서 일반 사용자
의 욕구와 소비를 대량생산 공산품 키보드가 충족시키지 못하고
커스텀 키보드라는 새로운 형태로 꾸준히 유입되면서 한정된 자원속에 욕구와 소비를 만족시키기 위해 오래된
세월과 시도를 거듭하여 만들어놓은 형태가 의미는 퇴색된 상태로 외적인 각 요소 부분만이 무분별하게 소비되
고 있습니다.
현재 생산되어진 키보드들은 지금까지 축적되어진 특정 요소를 가지고 있는 형식과 외부적으로 보이는 미의 가
치에만 중점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복합된 양식으로 일반 의뢰자의 욕구와 소비를 만족시키는 형태가 발전되어 현재 커스텀 키보드들은 단
기에 엄청난 양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위의 일련의 과정은 키보드 계의 키치라고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키치가 꼭 부정적이지는 않습니다. 키치또한 한 흐름이며 문화입니다.
키치가 발전하여 새로운 발견이 나타나기도 하고 키치 자체로서 완성도가 굉장히 뛰어난 경우도 있기때문입니
다.
다만 스스로 키치를 옹호하긴 하지만 아름답다고 생각한 경우는 거의 없었기에 키치에 대한 신뢰가 별로 없긴
합니다.
키치를 이렇게 열심히 설명하는 이유는 키보드 계의 발전에 현재 키치에 소비한 만큼 창작을 바라기 때문입니
다.
지금까지 소비적인 작업을 했다면 이제부터라고 생산적인 작업이 나왔으면 하고 바랍니다.
기보드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소비적인 대화보단 인정하고 나아가는 생산적인 대화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또뀨를 알루커스텀 키보드의 아버지라고 부르며 커스텀으로서 존중하는 것은 미적으로 완벽무결해서도 기능이
뛰어나서도 아닙니다.
새로운 시도를 했고 이를 기억하고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기위해 그 존재를 스스로 각인 시키려고 하는것입니
다.
인정하는 것은 지는것이 아닙니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발걸음입니다.
키보드를 만져보게 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제 스스로를 돌아보고 기억하고자 이렇게 적어봅니다.
지루한 긴 글을 읽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아! 짤방에 추천한거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