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세 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세운 대기업 회장들 명단이 공개됐어요.
=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어제 기자회견 현장에 기자들이 좁은 공간에 거의 200명 가까이 몰려들어 땀을 뻘뻘 흘리며 취재를 했는데요. 오늘 아침 거의 모든 신문에 톱 기사로 올라있습니다. 이수영 OCI 회장(전 한국경제인총협회 회장)과 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 조욱래 DSDL 회장(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이죠) 등 일단 세 사람입니다.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사람은 모두 245명으로 추정되는데요. 실명 확인 작업을 거치고 있습니다. “다음 주 초 2차 발표가 있을 텐데 이름만 대면 알만한 재벌 그룹 임원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합니다.
1-1. 페이퍼 컴퍼니 자체는 불법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 조세 피난처에 법인을 뒀거나 계좌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이들이 모두 탈세를 저질렀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페이퍼컴퍼니를 만드는 이유가 결국 이 법인의 명의로 다른 곳에 차명 계좌를 만들기 위해서인데요. 자금을 빼돌리고 세금을 탈루했거나 편법 증여 사실 등을 입증해야하는데, 이를 밝혀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에는 부자들이 스위스 은행을 이용했지만 스위스 은행은 보관료까지 받죠. 조세 피난처는 자금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요즘 검은 돈은 모두 조세 피난처로 가는 추세입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이렇게 조세피난처에 몰려든 돈이 세계적으로 최대 11조달러에 이릅니다. 지난 1970년부터 4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조세 피난처로 송금된 돈이 850조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2. 오늘 아침 신문 어떤 이슈들이 있나요.
=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이 첫 실전 배치 됐다고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군복을 입고 찍은 사진이 거의 모든 신문에 실려 있습니다. 주요 이슈로는 역시 CJ그룹 이재현 회장 탈세 혐의가 가장 큰 사건입니다. 마침 조세 피난처 명단과 맞물려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검찰이 어제 서울지방국세청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는데요. CJ그룹이 2007년 이후 수백억원 규모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포착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는 소식도 있고요. 갑의 횡포, 을들의 반란이 KT로 옮겨갔습니다. 북한의 김정은 특사가 중국을 방문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3. CJ는 대형 로펌이 붙었다고 하죠?
= 법무법인 광장이 소송 대리를 맡고 있습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출신 박용석변호사가 총괄 지휘를 맡고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를 지낸 박철준 변호사 등 파트너급 변호사들이 붙었습니다. 대구경북(TK) 출신에 경북고-서울대 라인인데요. 재미있는 건 수사를 맡은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박정식 3차장검사의 고교-대학 선배들이라는 겁니다. 평소 친하게 지냈을 사람들이 창과 방패로 만난 건데 제대로 수사가 되겠느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3-1. 비자금 규모가 1000억원이 넘을 거라는 보도도 나오던데요.
= 지난 2008년 경찰이 CJ의 전 재무팀장 이아무개씨의 형사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그가 이재현 회장의 차명재산을 관리해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CJ는 세금 1700억원을 뒤늦게 납부했는데 검찰은 이때 국세청이 봐준 게 있는 것 같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게 오늘 중앙일보 분석입니다. 2009년에는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과도 수상쩍인 거래가 드러났는데 넘어갔죠. 검찰이 이번에는 잔뜩 벼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굉장히 빠른 속도라는 관측도 있는데요. 후계 상속을 위한 비자금 조성 여부를 밝혀내는 게 핵심입니다.
4. 어제 CJ그룹 수사에서 고가의 그림들이 발견됐는데 그동안 미술품 거래에는 세금이 안 붙었죠.
=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게 기본 원칙인데, 올해부터 시행될 예정입니다. 국내 작고 작가와 해외 작가의 작품에 판매 금액이 6000만원이 넘는 경우 4.4%의 세금을 물게 됩니다. 검찰이 요즘 그림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유명 미술품을 갤러리에 그대로 걸어둔 채 허위 거래를 하거나, 아예 실존하지도 않는 작품을 사고팔았다면서 비자금 창구로 활용하는 경우에도 당사자들끼리 입을 맞춰버리면 주장을 깰 도리가 없다”는 검찰 관계자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오늘 조선일보 보도에는 CJ가 서미갤러리를 통해 2001년부터 2008년 1월까지 약 7년 동안 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 138점을 1422억원에 사들였다고 합니다. 마오쩌둥을 그린 앤디워홀의 ‘마오’라는 작품은 시가 88억원을 웃돈다고 하죠. 그림을 무슨 돈으로 샀는지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 의혹이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5.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 대기업 프렌차이즈는 역 앞에서만 장사해라? CJ푸드빌이나 롯데리아 등 대기업 외식업체들은 역세권 반경 100m 이내나 2만평방미터 이상 복합다중시설에서만 신규 매장을 낼 수 있게 됩니다. 신규 출점이 사실상 막히게 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이미 역 반경 100∼200m 이내에 들어설 만큼 들어선 데다 복합다중시설도 많지 않아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습니다. 1만평방미터 이상인 건물은 전체의 0.6% 밖에 안 됩니다.
5-1. 외국 업체들에 역차별을 받게 됐다는 불만도 있네요.
= 아웃백스테이크 같은 외국계 프렌차이즈는 해당 사항이 없죠. 피자헛이나 맥도널드, KFC 등은 아예 논의 대상에도 들지 않았고요. 피자와 햄버거, 치킨 등은 규제 대상이 아닙니다. 골목 상권을 살리겠다는 의도는 좋은데 근본적인 해법이라기 보다는 다분히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6. 다음 소식 살펴볼까요. 안철수 의원이 연구소를 설립했네요.
= ‘정책네트워크 내일’이라는 이름입니다. 이사장에 최장집 고려대 교수를 영입했는데. “안 의원이 정당을 만들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정당 창당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고 답변을 했습니다. 그동안 여러차례 민주당 영입 제의를 거절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상당한 무게감이 있는 사람입니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손학규 상임고문의 후원회장을 맡은 바 있어 정치권에서는 안-손 연대 가능성이 다시 거론됩니다. 안철수발 정계개편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7. KT 협력회사들, 어제 성토대회가 열렸네요.
= 굿모닝에프라는 회사. 10년 넘게 KT의 사옥과 시설물을 경비하고 청소하는 등 ‘허드렛일’을 도맡아 하다 공중분해됐습니다. KT가 갑자기 KFNS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일감을 몰아줬기 때문입니다. 많게는 한 해 400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굿모닝에프는 4년 만에 껍데기만 남게 됐습니다. 이밖에도 대리점에 수수료 주지 않기 위해 전산조작을 했다거나 오피스 임대업 벌이다 자진 포기, 투자자들을 울렸다는 사례도 나왔고 태블릿 PC를 만들겠다고 중소기업과 제휴했다가 납품을 안 받아줘서 망했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습니다.
8. 빅데이터로 모의투자 해보니 326%. 이건 무슨 기사인가요.
= “빅 데이터가 펀드매니저보다 낫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중앙일보 보도인데요. 빅 데이터를 활용한 투자 기법을 적용하면 미국 증시에서 2004년 초부터 2011년 초까지 7년여 동안 326% 수익률을 낼 수 있었을 거라는 연구 결과입니다. 구글에서 ‘빚(debt)’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는 비중이 지난 3주보다 줄어들면 주초에 상장지수펀드(ETF)를 사고, 늘어나면 공매도를 하는 식의 투자전략을 짰습니다. 그랬더니 수익률이 326%나 되더라는 겁니다. 다우지수가 17.3% 오르는 동안 올린 성적입니다. ‘컬러(color), ’식당(restaurant)’ 같은 단어도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environment)’이나 ‘재미(fun)’는 거꾸로 검색이 늘었을 때 주식을 사야 하는 단어로 분류됐습니다.
9. 김정은 특사 방중, 치고 빠지기 전략이라는 분석이 있네요.
= “그래도 기댈 곳은 중국 밖에 없다”,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어떤 식으로든 긴장이 완화되는 결정들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가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이 핵을 포기할 것 같지 않은 데다 중국 지도부가 북한에 여러 요구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냉소적인 관측도 있고요.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갔는데 군복을 입고 들어갔고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날 때도 군복 차람이었다고 합니다.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보낸 게 아니라 군부 최측근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보낸 건 경제가 아니라 안보에 비중을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10.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은 주말 특근을 하기로 했네요.
= 12주 만입니다. 그동안 토요일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밤샘 근무를 했는데 이제는 1조와 2조가 토요일 출근해 각각 8시간과 9시간씩 주간 2교대로 바뀝니다. 0+14시간 근무 때는 31만원씩을 받았는데 8+9시간 근무로 바뀌면서 22만5000원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일부 경제지들은 “비난 여론을 의식한 것 같다”고 분석하고 있는데, 연봉이 많든 적든 임금 감축 없는 노동시간 단축이 쟁점이었는데 결국 노조가 한발 물러선 양상이라 다른 사업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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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