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원들이 사면 땅값이 오른다는 기사가 있네요.
= 오를 만한 땅을 미리 알고 찍기 때문이겠죠? 65명의 의원들이 715필지의 땅을 사들였는데 이들 땅값이 전국 평균 보다 6.5배 더 높게 올랐다고 합니다. 경향신문 1면 머리기사, KBS를 인용한 보도인데. 염동열 새누리당 의원 같은 경우는 동계올림픽이 개최될 평창 인근 땅을 집중적으로 사들였습니다. 1993년에 1만3000㎡의 밭을 1억원에 사들여 3년 뒤 9억원이 넘는 보상금을 받고 팔았고요. 그해 다시 인근에 2만5000㎡의 논밭을 사들였고, 2008년에는 횡계IC 인근 44만㎡ 밭을 46억원에 낙찰받기도 했습니다. 염 의원은 “정당한 투자였을 뿐 투기는 아니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1.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농지를 보유하는 것은 농지법 위반이죠?
= 투기꾼들이 농지를 사고 팔면서 값을 올려놓으면 농사를 짓는 분들이 피해를 보게 되죠. 그런데 이 의원들이 사들인 땅 42% 정도가 농지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은 전국 5개 시·도에 35만7000㎡ 땅을 갖고 있는데 매입가가 34억원, 현재가는 178억원, 다섯배 이상 뛰었죠. 서울 잠실부터 용인,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부동산 재산만 264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민주당 황주홍 의원은 부인 명의로 산 충남 당진군 땅에 대해 농지법 위반을 시인했다. “본인이 농지법 위반 문제를 잘 알고 있고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2. 오늘 조간 신문 주요 이슈 살펴볼까요.
= 특별히 큰 이슈는 없는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나란히 박근혜 대통령의 무역투자회의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는 “아버지처럼 무역투자회의 34년만에 정례화”. 중앙일보는 “1965 2013 박대통령의 수출 DNA”, 동아일보도 “대한민국 312만개 중소기업 수출 개미군단으로 키운다”. “작은 가시 6개 뽑으니 발묶였던 12조원 투자 돌아온다”는 기사도 재미있습니다. 기업들 애로 사항을 해결해주겠다는 건데, 어쩐지 이명박 정부 초기 전봇대 뽑기의 다른 버전 같다는 인상을 줍니다.
3. 메디텔을 만들기로 했다고요.
= 병원과 호텔을 합친 개념인데요.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메디텔을 관광진흥법상 호텔로 인정하겠다는 겁니다. 의료 민영화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의료법에는 대형병원의 외국인 환자 병상이 전체 병상의 5%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는데요. 병원이 외국인 환자 진료에만 몰두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죠. 그런데 메디텔이 허용되고 호텔 안에 진료시설이 들어서면 이 조항은 사실상 사문화됩니다.
3-1. 외국인만 대상이라고 하니까,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유치하자는 취지는 좋은데, 일단 시설이 들어서면 내국인 숙박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경제자유구역에 들어선 국제병원도 마찬가지인데요. 처음에는 외국인만 치료받는 것으로 시작됐는데, 내국인 진료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을 받지 않는 영리병원, 부자들은 건강보험 안 돼도 좋으니 고급 서비스를 받기 원하고, 이러다가 결국 의료 양극화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거죠.
4. 현대차 한 대 팔면 191만원, 그런데 BMW는 613만원이 남는다고 하네요.
= 대중 브랜드 가운데서는 그래도 현대자동차가 1위입니다. 조선비즈 분석인데, 지난해 현대차는 441만대의 자동차를 팔아 8조43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자동차 1대를 팔 때마다 191만원의 이익을 챙긴 셈이다. 차 값의 6.7~9.3% 정도가 현대차의 이익이라는 건데요. 2006년, 56만원과 비교하면 네 배 가까이 늘어난 셈입니다. 일본 도요타는 1대에 153만원. 판매는 많지만 실속은 덜하다는 이야기고요. 미국 제너럴모터스(GM)도 1대당 94만원 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독일 고급 브랜드들은 BMW가 1대당 613만원.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438만원. 현대차 두 배나 됩니다. 아우디는 539만원이고요. 성능·디자인 차별화를 통해 브랜드 파워를 쌓아온 덕분이라는 분석인데. 박리다매로 접근하는 대중 브랜드들과 시장 공략법 자체가 다르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5. SAT 시험이 취소돼서 논란이네요.
=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이 치르는 시험입니다. 그런데 이 시험을 주관하는 칼리지보드가 어제 “한국에서 치러질 5~6월 시험 내용이 이미 많은 수험생에게 유출됐을 개연성이 높다”면서 내일모레 4일로 예정된 SAT 시험을 전격 취소했습니다. 한국 학생들만 시험을 못 보게 된 건데요. 세계적으로 같은 날 시험을 치르는데 시차가 조금씩 다르니까요. 일부 어학원들이 아르바이트생들을 써서 동남아에서 시험을 치르게 한 다음 시험문제를 외우거나 몰래 적어 나오게 해서 유출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시험지 한 장에 800만원씩에 팔린다는 소문도 있었고요. 국제 망신이기도 하고 한국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받아도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할까봐 걱정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6. 서울대공원의 동물들이 짝짓기를 안 해서 고민이라는 기사도 있네요.
= 멸종위기 종인 흰코뿔소가 암수한쌍이 있는데 싸움만 한다고 하죠. 한 마리 1억5000만 원에서 10억원이 넘는 데다 교환하거나 팔려는 동물원이 없어 도입이 어렵다고 하는데, 짝짓기를 하지 않으면 대가 끊기게 되겠죠. 검은손기번 원숭이 한쌍도 2004년에 들어와 한번도 짝짓기를 안 했다고 합니다. 1984년 동물원을 개장할 때만 해도 376종 3800여마리였는데 지난해에는 339종에 2800마리로 줄었습니다. 서울동물원 내에서 번식이 중단된 동물이 현재 300마리에 이른다고 하는데요. 동아일보 보도입니다. 암수 한 마리씩 밖에 없는 경우 암컷이 한 마리뿐인 수컷을 택하지 않으면 짝짓기가 되지 않는다는 거죠.
7. 어린이 행복지수, 대전이 가장 높다고요. 제주도는 의외로 11위네요.
= 서울과 광역시에 사는 어린이보다 작은 도시에 사는 어린이가 상대적으로 더 박탈감을 느낀다는 겁니다. 동아일보가 어린이 행복지수를 계산해 봤더니 대전이 1위, 충북이 2위, 서울이 3위, 경북이 16위, 꼴찌로 나타났습니다. 부산이 4위, 인천이 5위, 울산이 6위였고요. 충남, 전남, 전북이 13~15위까지 하위권으로 밀렸습니다. 제주도도 의외로 11위였고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가 어린이의 행복감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요. 중앙정부에 재정을 더 많이 의존하는 지자체일수록 아동을 위한 복지예산 편성에 인색할 수밖에 없고, 이런 점이 어린이의 행복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겁니다. 집이 잘 산다고 행복한 건 아니지만 복지와 교육 인프라도 중요하다는 분석입니다.
8. 금융 외계어 바꾼다는 기사도 재미있네요.
= “기재한 금액과 상위(相違)할 경우”라는 표현을 “기재한 금액과 서로 다를 경우”로 바꾸는 등 지구어로 쓰기로 했습니다. 은행원들도 잘 모르는 말이라고 하죠. 금융감독원이 ‘당발송금’은 ‘해외로 보내는 송금’으로, ‘원가’(元加)는 ‘이자를 원금에 더하다’로 각각 풀어쓰는 등 뜻이 모호하거나 오해하기 쉬운 용어를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사적화의’라는 말 옆에는 ‘채권자가 자율적으로 부도처리 유예 및 채무자와 채무이행조건 협의’라는 설명을 붙이기로 했고요. ‘징구하다’는 ‘받다’로 바꿔쓰기로 했습니다.
9. 폭행 물의를 빚었던 제과업체 사장, 결국 폐업을 하기로 했네요.
= 호텔 직원을 때렸죠. 제과업체 프라임베이커리 강수태 회장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면서 폐업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매출의 95%가량을 코레일관광개발에 의존하고 있는데, 코레일이 납품을 받지 않겠다고 했죠. 폐업을 하지 않더라도 망하게 될 상황이었습니다. 호텔 직원이 차를 이동해 달라고 하자 “네가 뭔데 차를 빼라 마라 그러는 거냐”면서 욕설을 퍼붓다가 “욕은 하지 마시라”고 하자 지갑을 꺼내 뺨을 때렸다고 하죠. 몰상식한 경영자 때문에 애꿎은 직원들만 일자리를 잃게 됐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 청계재단 장학금 이야기네요.
=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남긴 빚 때문에 학생들 장학금이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한겨레 보도인데요. 2009년 사재 331억여원을 출연해 장학재단을 설립하면서, 영일빌딩을 비롯해 소유 부동산과 함께 이들 건물을 담보로 은행권에서 빌린 채무까지 청계재단으로 넘겼죠. 대출이 50억원인데 지난해 이자만 2억9169만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학생들 장학금은 6억1915만원에서 지난해에는 4억6060만원으로 줄었고요. 이 전 대통령의 사위죠.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해마다 3억원씩 기부금을 냈는데 지난해 끊었다고 합니다. 2010년에는 447명이 장학금을 받았는데 지난해에는 305명으로 줄었습니다.
10-1. 자산 일부를 팔아 먼저 빚을 갚으면 되지 않나요.
= 이 전 대통령의 처남댁이 넘긴 다스 지분 5%가 평가액으로 101억3800만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여기서 나오는 배당금이 1억3112억원. 차라리 다스 주식을 팔아 빚을 갚고 은행에 넣어 이자를 받는 게 낫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여. 배당금은 주식 평가액의 1.3%. 은행에 넣으면 이자가 3~4%는 받을 테니까요. 그런데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상태입니다. 정진후 진보정의당 의원이 그런 말을 했죠. “청계재단은 건물 수익 11억여원 가운데 약간의 관리비를 빼고 장학사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정작 약간의 장학사업만 해왔다.” 장학용이 아니라 재산 관리용으로 재단을 만든 것 아니냐는 비난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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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