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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주년 노동절입니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 설문 조사인데요. 45.5%가 ‘출근해서 일한다’라고 답변을 했습니다. 기업 형태별로 살펴보면 ‘대기업’ 재직자는 26.4%, ‘중소기업’은 약 2배 많은 49.7%가 오늘 출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휴일에 일을 하면 통상급의 1.5배로 휴일 근로수당을 받거나 보상 휴가를 쓸 수 있는데 실제로 74.1%는 이러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그런데도 ‘별다른 대응 없이 그냥 넘어갈 것’이라는 답변이 83.5%를 차지했습니다.
2. 오늘 주요 신문 1면 기사 살펴볼까요.
= 아무래도 노동관련 이슈가 많이 눈에 띱니다. 정년 60세 연장법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죠. 검찰이 국가정보원 압수수색을 했습니다. 8년 만이라고 하죠. 공공부채가 1500조원을 넘었다는 기사도 눈길을 끕니다.
2-1. “노동 없는 노동절”이라는 경향신문 기사가 돋보이네요.
= 네. 철탑 농성을 하는 노동자들 사진을 싣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지난해 10월 송전탑에 오른 최병승씨와 천의봉씨는 197일째를 맞고 있습니다. 한상균 전 쌍용자동차 노조 지부장 등은 162일째 농성 중이고요. 수염이 꺼칠하지만 활짝 웃는 얼굴입니다. 이밖에도 재능교육 해고자 오수영씨와 여민희씨 등은 혜화동 종탑 위에 오른 지 84일째입니다. 추운 겨울을 견뎌내고 봄이 돼서 그나마 좀 지내기는 좋겠지만 이들이 철탑에서 내려올 희망은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15, 16일엔 현대차 비정규직과 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가 연이어 목을 매고 몸에 불을 붙이기도 했죠.
3. 우리 선생님은 비정규직, 이런 기사도 눈에 띄네요. 아이들이 뭘 배울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 “학생, 이리와 봐. 머리가 왜 이렇게 길어?” 등교 지도를 하는 선생님에게 학생이 이랬다고 하죠. “선생도 아니면서.” 한겨레 보도인데, 학생들도 기간제 선생님을 안 무서워하고 또 담임 선생님을 맡던 기간제 교사가 그만두기도 하고. 이처럼 등교 지도와 급식 배식, 교과 방과후 수업 등등 온통 비정규직 선생님이라는 겁니다. 담임선생님의 49.5%가 기간제 교사라는 통계도 있었고. 담임을 잘 안 맡으려고 해서 정규직 담임은 오히려 줄었다고 하고요.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기간제 교사가 두 배로 늘고 시간강사는 10배로 늘었습니다.
4. SK그룹 정규직화는 그나마 좋은 소식이네요.
= 7만9000여 명의 직원 중 12% 정도인 계약직 비율을 2015년까지 3%대로 줄일 계획이라고 합니다. 4대 그룹 가운데 SK그룹이 처음으로 비정규직 5800여 명의 정규직화를 선언했습니다. 재미있는 건 한화그룹도 올해 1월 초 비정규직 20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는 건데요. 최태원 전 회장이나 김승연 회장 등 총수들이 구속돼 있는 상태라 구명운동 차원 아니냐는 관측도 있지만 어찌됐든 환영할 만한 일이죠. 다른 대기업들도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5. 60세 정년 연장법은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어요.
= 경제민주화가 아니라 견제민주화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죠. 새누리당 의원들이 “기업활동 위축 우려가 없는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딴죽을 걸어서 재벌의 로비에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동조했다는 비판이 있었는데. 결국 통과됐습니다. 당초 우려했던 것처럼 임금 피크제는 연동하지 않기로 했고, 자율로 결정하도록 한 것도 다행입니다. 세계일보는 “불경기에 투자 의욕 꺾는 악법조치, 사업장 혼란 가중시킬 것”이라는 재계 반발을 소개하고 있네요. 납품단가 후려치기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강화하는 내용의 하도급법 개정안도 통과됐습니다. 대체 공휴일제 도입과 프랜차이즈 규제 확대, 금산분리 강화 법안 등이 남아있습니다.
6. 국정원 압수수색, 국정원의 굴욕이라고 할만 하네요.
= 사상 2번째로, 2005년 안기부 X파일 사건 이후 8년 만입니다. 댓글 알바 수백명이 활동한 정황이 드러나서 논란인데요. 국정원 직원에게 아이디를 넘겨 받아 활동한 일반인이 있는데, 두 사람이 친구라고 하기에는 나이차이가 너무 크고 친분 관계도 없어서 조직적 관계로 연결됐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국정원 보조요원으로 활동했다는 의혹도 있고요. 어제 압수수색에서는 별 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타깃이지만, 수사가 그 배후를 밝혀내는 데까지 들어갈지는 의문입니다.
7. 통계청과 한국은행이 정반대 경제 전망을 내놨네요.
=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통계청은 1분기 광공업 생산이 0.9% 줄었다고 발표했는데 한국은행은 1.4%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누구 말을 믿어야 되느냔 이야기가 나올만 하죠. 설비투자도 통계청은 -3.3% 감소로, 한은은 3.0% 증가로 추계했습니다. 경기변동성이 커져 정확한 통계 집계 자체가 어렵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경기변곡점에서는 동일한 현상을 놓고도 해석의 차이가 빚어질 수 있다는 설명도 나옵니다. 통계청은 경기 부진, 한국은행은 경기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 그만큼 경기 예측이 어려운 시기라는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8. 꽃게가 랍스터보다 비싸다, 이건 무슨 기사인가요.
= 요즘 연평도 인근에서 조업을 못하니까요. 어획량이 급감한 반면, 랍스터 가격은 상대적으로 낮아졌고요. 가뜩이나 올해 봄 유난히 이상저온 현상인 데다 남북 관계 긴장으로 연평도 인근 조업이 부진해 어획량이 급감했습니다. 암 꽃게 산지 경매가가 1kg에 2만3000원, 지난해 이맘때 1만9000원보다 21.1% 가량 올랐죠. 파이낸셜뉴스 보도입니다. 꽃게 절정기는 산란기인 4월부터 6월까지인데 가격이 내릴 것 같지는 않습니다. 랍스터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덕분에 관세가 줄어서 500g에 1만4900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100g으로 환산하면 미국산 랍스터 가격이 국내산 꽃게보다 40% 가량 저렴한 셈이죠.
9. 개는 위자료 청구 자격 없다, 이건 무슨 기사인가요.
= 애완견을 좀 봐달라고 맡겼는데 유기견인줄 알고 안락사를 시킨 사건이 있었습니다. 애완견 주인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는데, 법원이 주인에게만 위자료 600만원을 지급하도록 판결을 내렸습니다. 애안견 주인은 마리당 200만원씩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요. 법원은 “동물의 권리능력을 인정하는 규정이 없고 이를 인정하는 관습법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아무리 가까운 반려동물이더라도 위자료 청구권의 귀속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도롱뇽 소송사건을 비롯해 동물을 원고로 한 소송이 제기된 바 있었는데 법원에서 소송당사자로 인정받지 못했죠. 외국에서도 전례가 없다고 합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 자발적 노숙이 늘고 있다고요.
= 20대 노숙인이 5명 중의 한명 꼴이라고 합니다. 조선일보 보도인데요. 최근 2~3년 사이 한창 일할 나이의 젊은 노숙인이 늘고 있다는 겁니다. 서울시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에 따르면 30대 노숙인 비율은 2010년 9.9%에서 작년 17.1%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20대 노숙인 비율도 1.4%에서 작년 4.8%로 세 배 이상 늘었습니다. IMF 외환 위기 직후인 2002년 20~30대 노숙인 비율은 35%까지 치솟았던 때도 있지만 대규모 경제 위기 같은 ‘특별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데도 젊은 노숙인이 늘어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설명입니다.
10-1. 젊은 노숙인들, 눈치형과 실속형이 있다고 하네요.
= 숙박비를 아끼려 또는 가족 눈치 때문에. 정말 의지할 곳이 없다기보다는 사업이나 직장에서 실패한 후 집에 들어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형’과 수시로 주유소나 PC방 등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짜로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시설을 이용하는 ‘실속형’이 있다는 겁니다. 어느 쪽이든 건강한 삶을 찾겠다는 의지를 버렸다는 게 문제고 젊은 노숙인이 많아진다는 건 ‘패자부활’이 어려운 사회, 노력해 봐야 ‘별것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사회로 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희망이 사라진다는 게 가장 큰 사회문제라고 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