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아침 신문 1면은 개성공단 사진이 많이 실렸네요.
= 기자들이 고생해서 찍은 사진이라 비중있게 실은 듯합니다. 어제 오후 5시에 철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7시간 이상 지나서 오늘 새벽 12시가 넘어서야 귀환했습니다. 경향신문은 “텅 빈 개성공단, 닫힌 남북관계”라는 제목을 내걸었고요. 한겨레는 “개성공단 관리 인력 7명 며칠 더 남는다”는 제목을 뽑았습니다. 동아일보와 조선일보의 관점 차이가 재미있는데요. 동아일보는 “잔류 7명 볼모 우려”, 조선일보는 “볼모되진 않을 듯”이라고 상반된 전망을 보이고 있습니다.
1-1. 그 7명은 왜 남겨둔 건가요. 강제로 억류된 건 아니죠?
= 체불임금 등 미수금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현금 수송차가 개성공단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북한에 책임이 있지만, 어쨌든 줘야 할 돈인 것은 맞다, 주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이야기입니다. 돈만 주면 돌아올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인질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갈 테면 가라”는 태도였는데 지금은 “임금 미지급 건을 해결하고 철수하라”는 입장입니다. 이를 두고 막판 달러 챙기기라는 시각도 있고 정상화를 위한 끈을 놓치 않으려 하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일단 남북 대화 채널이 유지되고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채널이 열려 있으니 대화 가능성이 남아있고 향후 개성공단 문제가 순조롭게 풀릴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1-2. 전기와 수도를 끊는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요.
= “우리 정부가 전기를 끊으면 북한은 우리가 공단을 포기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더 강경하게 나올 수 있다”는 게 한 입주기업 대표의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수도는 개성공단뿐 아니라 개성 주민들도 쓰고 있기 때문에 수도를 끊으면 더욱 극단적인 상황으로 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굳이 북한을 자극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입니다.
2. 경제민주화 법안이 새누리당 반대로 발목이 잡혔네요.
= 화장실 들어가기 전과 나온 뒤가 다른 걸까요. 박근혜 대통령 선거 공약이었는데 여당이 반대하는 상황입니다. 하도급법 개정안은 단가 후려치기 등 하청업체가 부당한 피해를 볼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제도를 확대 적용하겠다는 건데, 새누리당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연봉 5억원 이상 등기임원의 개별 보수를 공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논의도 시작하지 못했고요.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하는 법안은 상정조차 못했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이 국회를 다녀간 뒤 새누리당 의원들 입장이 바뀌었다고 하죠. 세계일보는 “여권이 재계에 무릎을 꿇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3. 부실 저축은행 공매물건 쏟아진다는 기사도 있네요. 어떤 물건들이 있나요.
= 감정가만 무려 8328억원어치입니다. 모두 부실 저축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것들인데, 어제 처음 공매가 있었습니다. 감정가가 실거래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가치는 최대 2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비싼 물건은 제일저축은행이 보유했던 송파구 가락동의 효원빌딩. 감정가 341억1000만원입니다. 저축은행 영업점이 입점해있던 건물이나 담보로 잡았던 아파트도 많고 외제차도 많습니다. 도민저축은행이 소유했던 슈퍼카 페라리 612 스카글리에티는 시가 2억~3억원인데, 최저 경매가가 1억1000만원에 나왔습니다. 골프장과 콘도 회원권도 많고요.
3-1. 2~3억짜리 외제 스포츠카를 왜 저축은행이 소유하고 있었을까요.
= 이러니까 망했지,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금보험공사가 도민저축은행 지하창고에서 발견한 고가 외제차가 19대, 100억원 규모에 이릅니다.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포르쉐, 닷지매그넘 등등. 공매 과정에서 포르쉐가 반파돼서 보험회사가 예보에 4712만원을 지급하는 해프닝도 있었고요. 고가 오디오가 451대, 희귀 레코드판도 598장이나 발견됐습니다. 오디오 박물관 같았다고 하죠. 불법 대출을 남발하고 회장 본인도 대출금을 끌어다 쓰면서 이런 사치를 누렸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 샐러리맨 신화라고 불렸던 강덕수 STX 회장, 지분을 모두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네요.
= 40년 전이죠. 1973년 쌍용양회의 평사원으로 입사해서 입사 28년 만인 2001년, 쌍용중공업을 인수해 월급쟁이에서 오너 최고경영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입니다. STX그룹은 자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한 다음 사업을 빠르게 성장시켜 수익을 내 빌린 자금을 갚아나가는 방식으로 몸집을 불려왔습니다. 그룹의 두 축이 조선과 해양인데, 이게 무너지면 같이 무너지게 돼 있죠.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위기를 맞게 됐고 지난해 1조4000억여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어제 강 회장이 결국 자신의 모든 지분과 경영권을 채권단에 위임하기로 했습니다.
5. 주식시장에 개인 투자자 비중이 최저라고요. 요즘 주식시장이 어려운 모양이네요?
= 투자하는 재미가 없기 때문이겠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주문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전체 주문 중 개인의 비중은 58.21%로 2007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증시가 침체된 상태에서 개인투자자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우려스럽지만, 장기적으로 직접투자가 줄고 간접투자의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주가가 아예 많이 떨어지거나 오르는 등 흐름의 방향성이 정해지면 개인이 활발히 참여하겠지만, 최근 특히 많이 줄고 있는 이유는 주가가 오르지도 떨어지지도 않고 폭이 줄어드는 형태라 개인이 투자하기 힘든 시장 상황 때문”이라는 경향신문 분석도 재미있습니다. 정보 없이 투자하는 개인이 많으면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어 개인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네요.
6. 방글라데시 노동자들이 윤리적 소비를 요구하는 시위를 했다고 하네요.
= “원 플러스 원 행사? 그건 공짜가 아니다. 우리들의 눈물과 땀이다.” 한겨레에 실린 영국의 BBC 방송 인용 보도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지난 24일 방글라데시에서 의류 공장 붕괴사고가 있었죠. 400명 가까이 숨졌는데요. 세계에서 가장 값싸게 옷을 만드는 나라라고 하죠. 토미 힐피거, 캘빈 클라인, 망고, 베네통 같은 세계적으로 이름난 의류 브랜드들이 이곳에서 옷을 만듭니다. 최저임금이 40달러(2010년 기준). 4인 가족 평균 생계비의 40%에도 못 미친다고 하는데요. 중국은 300달러, 인도는 106달러, 베트남은 92달러 수준입니다. 의류산업에서 노동자들이 창출하는 가치는 전체 100 가운데 대략 31인데 여기서 겨우 7만 임금으로 돌아가고 24가 투자자 수익이 됩니다.
6-1. 어쩐지 옷값이 거의 안 오르더라고요.
= “최소한의 인도적 안전기준도 지키지 않는 공장에 옷을 주문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때가 됐다”는 휴먼라이트워치 성명이 있었습니다. 공정생산을 요구하는 클린클로즈캠페인(Clean Clothes Campaign)이라는 게 있는데요. 지속가능한 노동환경을 만드는 협정에 동참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7. 치매 노인을 GPS로 추적하자는 아이디어가 있네요.
= 지난해 치매 노인 실종신고가 6955건, 이 가운데 실종자를 찾지 못한 경우도 22건이나 됩니다. 치매 노인들은 목적지 없이 무작정 걷는다고 하죠. 외관상 치매 노인이라는 걸 알아볼 수 없는 데다 팔찌나 목걸이 인식표를 만들어줘도 스스로 떼거나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서울시는 2011년부터 치매 노인이 실종됐을 때 위치와 이동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위치추적 단말기를 보급하고 있는데 기계 가격은 무료, 월 이용료 9900원만 부담하면 됩니다. 저소득층에는 무료로 지원한다고 하니까요. 많이 이용하면 좋을 듯 합니다.
8. 너무 늦은 무죄 선고라는 조선일보 기사, 좀 마음이 아프네요.
= 35년 만에 무죄 선고를 받은 퇴직한 국문과 교수, 무죄선고를 받긴 했는데, 올해 이른여덟살, 치매가 심각해서 웃기만 했다고 합니다. 녹두장군이라는 소설 작가이기도 하고 1970년대 유신체제 교육 비판에 앞장섰던 송기숙 전 전남대 교수. 어제 법원이 이른바 전남대 교육지표 사건에 대해 무죄 선고를 내렸습니다. 판사가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을 묻자 그냥 웃기만 했다고 하죠. 판사가 “무죄 판결을 이제야 했다는 게 부끄럽다”고 말해 화제가 됐습니다.
9. 38조원 통상임금 소송전, 이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 고정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키면 추가근무 수당이 오르게 됩니다. 고정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소송에서 기업들이 패소할 경우 부담해야 하는 비용 규모가 최소 38조5509억원에 이를 거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난해 대법원이 고정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소송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이 진행중인데요. 위헌결정 여부와 관계없이 정부가 노사정 합의를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 감정노동 지수라는 게 공개됐네요.
= 며칠 전 항공기 승무원 폭행 사건이 논란이 됐죠. 항공기 객실 승무원들이 감정노동을 가장 많이 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발표인데, 항공기 객실 승무원이 5점 만점에 4.70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홍보 도우미와 판촉원이 4.60점으로 2위였고, 통신서비스·이동통신기 판매원이 4.5점, 장례 상담원·지도사가 4.49점, 아나운서·리포터도 4.46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10-1. 치과의사나 경찰관도 감정노동을 한다고요.
= 치과의사의 경우 다른 의사들에 비해 환자와 의사소통을 많이 해야 한다고 합니다. 임플란트 등 방법과 재료를 놓고 환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감정노동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경찰관들도 10여년 전만 해도 권력을 휘두르는 대표적인 직업이었는데 최근 인권과 대민 서비스가 강조되면서 감정노동 비중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10-2. 스마일 증후군이라는 게 있네요.
= 감정노동을 장기적으로 수행한 노동자 가운데 상당수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되면서 ‘스마일 마스크(웃는 얼굴) 증후군’을 비롯한 질병에 노출돼 있다고 합니다. 감정노동은 미국의 사회학자인 앨리 러셀 혹실드가 처음 사용한 용어인데요. 직업능력개발원은 정신적·육체적으로 심각한 질병을 야기할 수 있는 감정노동으로 인한 폐해를 산업재해의 범주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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