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체휴일제 국회 통과가 결국 무산됐네요?
= 모처럼 즐거운 소식이었는데, 이거 참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원래 대체휴일제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의 공약이었죠.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 인수위원회 국정과제에 포함이 됐습니다. 1년에 이틀 정도 휴일이 늘어나는 건데, 정부 입장에서도 생색내기 좋은 정책이죠. 그런데 여당 야당이 모여서 법을 만들겠다고 나서니까 정부가 말리고 있습니다. 결국 어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서는 9월에 다시 논의하기로 미룬 상태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숙원 과제인데 안전행정부와 기획재정부 등이 반발하는 상황인데요. 사실 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대통령령으로 당장이라도 시행할 수 있는 사안인데 기업들 반발을 의식해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정부가 개성공단 최후 통첩을 했네요. 그런데 기한을 하루 밖에 안 줬어요.
= 초강경 카드를 꺼내든 건데요. 어제 통일부 긴급 브리핑, “개성공단 상황을 장기적으로 그냥 둘 수는 없다, 남북 실무회담 개최를 제의한다”면서 오늘 오전까지 회신을 하지 않으면 중대 조치를 취하겠다고 통보를 했습니다.
2-1. 북한이 수용할까요?
= 사실 북한으로서도 개성공단 폐쇄까지는 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일 텐데 이처럼 강하게 압박을 하면 어떻게 대화를 하고 싶어도 자존심이 구겨지는 상황이라, 수용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전문가들 전망입니다. 결국 북한이 말을 듣지 않으면 우리 쪽 직원들을 모두 철수시키고 사실상 폐쇄수순으로 가게 되는 건데요. 북한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건 좋지만 자충수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막다른 골목으로 간다는 거죠. 답답한 상황입니다.
3. “박 대통령이 저녁 혼자 드신다던데”, 이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 그저께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 별명이 무대라고 합니다. 김무성 대장을 줄인 말인데 친박계 좌장으로 불렸던 사람이라, 새누리당 내부에서 영향력이 막강하죠. 어제 “박 대통령이 저녁을 혼자 드신다고 하더라, 대통령을 외롭게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는 말을 했습니다. 새누리당과 청와대의 중간 연락 역할을 맡겠다는 건데요. 한때 새누리당에서 팽당하는 분위기였는데 김무성 의원을 중심으로 파워게임이 시작되는 분위기입니다.
4. 민주통합당은 여전히 멘붕 상태네요.
= 다음달 4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강기정․이용섭 등 당 대표 후보들이 혁신을 외치는데 뭘 어떻게 혁신을 하겠다는 이야기도 없고요. 한겨레는 안철수 의원의 뜬구름 정치의 한계를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소속 의원인 그가 낡은 정치, 구태정치와 차원이 다른 새 정치 구상을 현실화하는 게 말처럼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무소속 의원으로서 ‘새 정치 실험’이 곧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5. 최씨가 정씨보다 많다, 그런 조사 결과가 나왔네요.
= 사회 통설이 '김·이·박·최·정·강' 순서였는데 통계를 내보니까 '김·이·박·정·최·조' 순이라고. 안전행정부 자료입니다. 우리나라에 성씨가 4706개. 김씨가 21.5%로 가장 많고. 1097만명. 5명 가운데 1명 꼴로 김시라는 거죠. 이씨가 14.7%, 박씨가 8.4%. 재밌는 건 멘씨, 분씨, 속씨도 있고. 곰씨, 귤씨, 깡씨, 떵씨도 있습니다. 국내 국적을 취득한 외국인들이 원래 성씨를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긴 성씨는 '프라이인드로스테쭈젠덴', '알렉산더클라이브대한'이라는 성씨도 있습니다.
6. 경제가 안 좋다더니, 1분기 국내총생산이 0.9% 반짝 성장을 했다고 하네요.
= 안 좋은 것 맞습니다. 일부 언론이 한국은행도 깜짝 놀랐다는 제목을 뽑긴 했는데 알고 보면 기저효과 또는 착시효과입니다. 성장률이라는 게 지난 분기에 비교해서 계산하기 때문에 지난해 너무 안 좋으면 조금만 좋아져도 확 좋아진 것처럼 착시효과를 만드는 건데요. 지난해 3분기 성장률이 0%, 4분기에는 0.3% 밖에 안 됐습니다. Base Effect, 기저효과, 바닥효과라고도 합니다. 현오석 부총리가 어제 “정부가 당장 조처를 하지 않으면 자칫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꺼질 수도 있다”고 엄살을 부리기도 했죠. 상저하고(上低下高)로 갈 거냐, 아니면 지난해와 같은 상저하추(上低下墜)로 갈 거냐, 전망이 엇갈립니다.
7. 며칠 전 항공사 승무원 폭행 사건이 논란이 됐었죠. 손님이 폭언하면 전화를 끊어라, 그런 기사가 있네요.
= “손님이라고 (무조건) 친절하게 대하니 착각을 심하게 한다. 문 닫아도 좋으니 단호하게 대하라.” 현대카드가 이런 지침을 내려 눈길을 끕니다. 지난해 2월부터 전화 상담원에게 성희롱이나 폭언을 하는 고객에게 2차례 경고한 후 그치지 않으면 상담원이 먼저 전화를 끊으라는 지침을 내렸는데, 그랬더니 2011년 13.3%에 달했던 상담원 이직률이 지난해 6.5%로 줄었다는 겁니다. 조선일보 보도입니다. 감정노동자들도 감정이 있다는 경향신문 칼럼도 인상적입니다.
7-1. 과도한 존댓말이 불편하기도 하더라고요.
= “손님, 거스름돈은 800원이십니다”, 이런 말은 거스름돈을 높이는 거죠. 할아버지, 아버지께서 오시래요라는 말처럼 존대가 잘못된 겁니다. 현대카드는 “이자가 나가십니다”를 “이자가 부과됩니다”로, “신용도에 영향은 있으세요”는 “신용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로 고쳐 말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8. 이명박 대통령 사저 증축도 논란이네요.
=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하더니, 이명박 전 대통령 논현동 사저는 32억원을 들여서 증축을 했습니다. 기존에 35억8000만원이었던 집값이 54억4847만원으로 뛰었는데요. 문제는 32억원을 어디서 빌렸느냐는 겁니다. 대통령 재직 시절 농협 청와대 지점에서 20억원을 대출 받았는데 이걸 14억원 가량 갚은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누구에게 어떻게 빌렸는지를 밝히지 않고 있는데요. 26억원을 빌렸다면 이자만 월 1300만원이나 되죠. 만약 이자를 내고 있지 않다면 대가성 여부에 따라 뇌물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9. 10년 전 함께 입사한 여자 동기들, 지금은 열 명 중 두 명만 남았다, 이건 무슨 기사인가요.
= 여성들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 단절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경향신문 기획 기사입니다. 아무개 기업 2003년 입사자가 남자 486명, 여자 68명이었는데, 10년 뒤에 보니까, 남자는 239명(49.2%)이고 여자는 15명(22%)만 남았다는 겁니다. 10년 동안 남자 동기는 10명 중 5명이 퇴사했지만 여자 동기는 10명 중 8명 가까이가 회사를 떠났다는 거죠. 지난해 기준 국내 15세 이상 일할 능력이 있는 여성은 2125만4000명, 이 가운데 취업을 했거나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경제활동 여성은 1060만9000명으로 49.9%뿐이다. 남성은 이 비율이 73.3%나 됩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 “포털이 ‘매춘’을 뺀 모든 인터넷 거래에 개입하면서 다른 인터넷 기업들이 몰락하고 있다. 재벌 빵집 때문에 동네 빵집이 망한 것과 마찬가지다.” 포털의 독점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이 주최한 며칠 전 토론회에서 나온 이야기인데요. “네이버가 부동산 광고 시장을 독점하면서 과도하게 광고료 인상을 요구해 중소 부동산 정보 업체들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10-1. 포털 독점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닌데 최근에 비슷한 기사가 많네요.
= 새누리당과 조중동 등 보수 성향 신문들이 연일 공격을 하고 있는데. 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은 “실물 경제에서 재벌들이 중견·중소·벤처 기업의 싹을 말리는 것을 규제하는 것처럼, 온라인에도 그런(포털들의 독식을 막는) 접근법이 필요하다”,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취지는 그럴 듯한데, 포털의 밥줄을 끊겠다는 압박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 때문에 혼쭐이 난 뒤로 포털을 손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고 하죠. 실제로 뉴스 편집을 두고 직간접적인 압박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0-2. 일단 독점은 맞는 것 아닌가요. 네이버 점유율이 얼마나 되죠?
= 검색 쿼리 기준으로 70%가 넘죠. 독점의 폐해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문어발식 확장도 우려스러운데. 정치적인 고려가 있는 건 아닌가 우려스러운 상황입니다. 네이버의 경우 부동산 서비스가 문제가 아니라 과도한 여론 집중도가 더 큰 문제인데, 포털 중심의 의제 설정 구도를 뒤흔들려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는 건 아닌가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타깃은 네이버가 아니라 다음 이야기는 관측도 많고요.
한겨레에 제 결혼식 기사가 나왔습니다.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58348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