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보궐 선거 결과부터 이야기해볼까요?
= 한 마디로 이변은 없었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여론조사 지지율을 훨씬 뛰어넘는 결과가 나왔는데요.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노원병에서 60.5% 득표율로 당선됐고. 부산 영도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후보가 65.7%로 당선, 텃밭 정서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부여·청양에서도 이완구 새누리당 후보가 77.4%로 당선됐고요. 한겨레 1면 머리기사 제목은 “안철수, 먼 길 돌아 국회로”. 경향신문 제목도 “안철수, 김무성, 이완구 당선… 정치지형 변화”. 그런데 조중동 등 보수 언론은 안철수 등장의 효과를 애써 무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조선일보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 “북한 참여 가능한 서울 프로세스 제안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머리기사로 배치했고, 동아일보도 “동북아 갈등 불 서울 프로세스 방미 때 제안”이라는 기사를 우선 배치했습니다. 중앙일보는 “불임정당 민주당, 기초의원까지 전패”라는 기사로 민주당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2. 빅 쓰리의 등장이라고 하던데,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 먼저 안철수 후보가 민주통합당에 입당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신당 창당과 함께 외부에서 민주당의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의 당권이 비주류로 넘어가면 연대를 검토할 수 있지만, 친노 중심의 주류가 계속 당권을 유지한다면 곧바로 창당 수순을 밟지 않겠느냐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연대냐, 창당이냐를 고심하는 상황이라는 건데요. 안철수 당선인의 득표율이 노회찬 전 의원의 득표율보다 높고 이완구 당선인의 득표율이 이 지역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때 득표율보다 높다는 사실도 주목됩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는 김무성 의원의 영향력도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새누리당에서 군기반장으로 꼽히는 김 의원의 당선은 단순히 의석 하나가 늘어나는 정도를 넘어, 보스 기질이 강한 김 의원이 여권의 구심점 역할을 맡게 될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2-1. 민주당은 이제 어떻게 될까요.
= 중앙일보 기사 제목이 재미있는데 “브리핑 룸에 불이 꺼졌다”는 말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불임정당이라는 말이 여성을 대상화하는 표현이라 적절하지는 않지만, 출마자 6명 전원이 낙선된 건 충격적인 일입니다. 극심한 계파주의와 리더십의 부재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그동안 바깥에서 연대를 찾고, 안에선 분열하는 모습을 보여왔다는 지적도 있고요. 한 당직자는 부족국가연합이라는 말로 복잡한 민주당 계보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계파가 다르면 밥도 안 먹는 분위기”라는 한 의원의 이야기도 있었고요. 지향도 의제도 없는 “의원 당선자들 동아리”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전면적인 쇄신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3. 박근혜 대통령 어제 언론사 편집국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네요.
= 중앙일보가 약간 감격한 논조로 보도하고 있는데요. “불통이 오해였나 아니면 바뀐 건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습니다. 성실하고 진지하고 겸손했다는 평가인데요. 좀 썰렁한 농담도 있었습니다. “편집국장과 기자가 요술램프를 발견했더래요. 먼저 기자가 소원을 말했어요. 아주 좋은 집에서 편히 쉬고 싶다고. 램프의 요정이 바로 소원을 들어줬죠. 그런데 편집국장이 램프의 요정한테 지금 마감이니 조금 아까 있던 기자 빨리 데려오라고 하는 바람에 바로 불려왔다네요.” 뭐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합니다. 다음달 미국을 방문하면 동북아 평화 협력 프로세스를 논의하겠다, 장관을 자주 바꾸지 않겠다 등등을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4. 중산층 박탈감이 커졌다는 기사도 있네요.
= 중산층의 몰락은 아니다, 다만 중산층은 중산층인데 잘 사는 것 같지 않다는 보고서가 있습니다. 어제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인데요. 중위 60%의 소득 점유율이 1996년 53.9%에서 2000년 51.3%로 줄었다가 2011년 55.4%로 회복됐다는 겁니다. (소득기준 상위 20%가 부유층, 중위 60%가 중산층, 하위 20%가 빈곤층) 문제는 부유층과의 소득격차가 벌어지면서 중산층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졌다는 겁니다. 중산층과 부유층 가구의 소득 격차는 1992년 74만원에서 지난해에는 121만원으로 늘어났습니다.
4-1. 교육비 지출 비중이 늘어난 건 왜 그런 건가요.
= 터널 효과라는 게 있는데요. 편도 2차선 터널에서 교통이 심하게 정체됐다가 한쪽 차선만 풀릴 때 정체된 차선의 운전자들 불만이 폭발하는 것을 말합니다. 소득 격차가 커지면서 자식들이라도 잘 살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교육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는 분석인데요. 교육비 지출 격차가 1992년 12만원에서 지난해 31만원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5. 휴대폰을 귀에 대면 위험하다는 기사도 있네요.
= 지하철에서 시끄럽게 통화하는 사람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데요. 굉장히 위험한 통화를 하고 있는 겁니다. 지하철 같은 빠른 이동수단이나, 엘리베이터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휴대전화의 전자파가 최대 7배까지 강해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인데요. 날마다 30분 이상 10년 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한 사람의 뇌종양이나 청신경증 발생 가능성이 일반인에 비해 40% 가량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하철과 같이 빠른 속도로 이동 중인 상태에서는 전자파가 5배 정도 강해진다고 하고요. 엘리베이터처럼 밀폐된 곳에서는 7배나 강해진다고 합니다. 침실에서 머리 맡에 휴대전화를 두고 자는 것도 위험하고요. 임신부는 휴대전화를 복부에서 멀리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대기 중일 때 전자파가 0.03~0.14 V/m인데, 통화 연결 중에는 0.11~0.27 V/m로 늘어난다는 사실도 놀라운데요. 상대방이 전화를 받기 전까지는 휴대전화를 가급적 귀에서 멀리 떨어뜨리는게 좋다는 겁니다.
6. 짜파구리 덕분에 농심 점유율이 70%나 된다고요?
=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같이 끓이는 걸 말하는데. 한 예능 프로그램애 소개된 뒤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장조사업체 AC닐슨에 따르면 3월 농심의 시장점유율이 69.9%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월에는 69.1%였는데요. 역대 최고 기록입니다. 지난달 짜파게티와 너구리 매출은 각각 140억원, 115억원으로 1위인 신라면에 이어 2위, 3위를 기록했습니다. 방송 직후인 2개월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8%, 너구리는 20% 늘어났습니다.
7. 시멘트 묘가 논란이네요.
= 멧돼지가 봉분을 파헤친다는 이유로 시멘트를 발라서 논란인데요. “벌초만 잘하면 될 일인데 조상 묘를 시멘트로 발라야 되느냐”는 비판도 있고 “조상 묘를 제대로 관리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요즘은 잡초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묘에 인조잔디를 붙이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요. “성묘 때 묘에 뿌린 술 냄새를 맡고 멧돼지가 묘를 파헤치는 만큼 제사 술을 뿌리지 않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있습니다.
8. 로스쿨 학생들이 합격률 높여달라고 한다고요.
= 변호사들은 변호사가 너무 많이 늘어나면 안 된다고 하는데, 변호사 준비하는 학생들은 합격률을 높여달라고 하고. 재미있습니다. 로스쿨 학생협의회에서 의사시험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로스쿨 졸업생은 누구나 변호사 자격증을 딸 수 있게 자격시험으로 바꿔야 한다고 민원을 냈습니다. 재미있는 게 1기 졸업생들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75%(또는 그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거죠. 1기 졸업생들도 합격률을 높여달라며 시위를 한 적 있는데 합격하고 나니까 마음이 바뀐 겁니다. 1회 시험에선 로스쿨생 1665명이 응시해 1451명(87%)이 합격했습니다.
9. 국정감사 출석 요구를 무시한 재벌 그룹 CEO에게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네요.
= 사실 1000만원이면 푼돈이죠.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어제 법원이 기본적인 사회적 책임을 회피해 죄가 가볍지 않지만, 전문 경영인들을 대신 출석하게 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10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정 부사장은 선고 직후 항소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1500만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도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은 바 있습니다. 이 정도면 국감에 불려가서 수모를 당하느니 벌금 좀 낼만 하지 않을까요.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 가스 공사 민영화 이야기네요.
=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 가스요금 때문에 깜짝 놀란 분들 많으실 겁니다. 우리나라 가스공사가 세계 최대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업체라고 하는데, 일본보다 최대 30% 이상 비싼 가격으로 수입하고 있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피해액이 2008년과 2009년 2년 동안 3조 6000여억원이 넘는다고 하는데요. 오늘 서울신문은 가스공사 민영화 이야기를 다시 꺼냈습니다. 세계 최대 수입업자가 바잉파워는 고사하고 일본에 비해 10조원의 바가지만 썼다는 건데요.
10-1. 경쟁이 없고 독점 공급이라 그렇다는 이야기가 있었죠?
= 문제는 민영화를 한다고 해서 가격이 낮아지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LNG는 집에 들어오는 가스고 LPG는 가스통으로 사는 가스죠. 택시에도 들어가고요. LPG는 민영화, 경쟁체제가 됐는데요. 민영화 이후 10년 동안 SK,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의 점유율이 그대로입니니다. 담합 논란도 끊이지 않고요. 가스공사가 민영화될 경우 대기업과 미국 자본이 재미를 보게 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10-2. 가격이 오를 거라는 우려도 있어요.
= 공기업 문제가 나올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인데. 공기업의 방만한 경영이 문제지만 그렇다고 민영화를 하게 되면 더 큰 문제가 될 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현재는 국가 전체의 천연가스 수요가 정해져 있지만, 직수입 사업자가 임의로 수입 물량을 조정하면 국가 전체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있고요. 물론 대외협상력 제고도 필요합니다. 그런데 민영화가 대안이 될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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