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에 대화를 제의했네요.
= 북한이 연일 도발 위협을 하고 있는데 파격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제 외국 기업인들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반드시 가동되어야 한다, 문제가 있어도 항상 인내심을 갖고 풀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과거에는 북한이 문제 일으키면 당근을 주고 넘어가고 그런 일이 반복되었는데, 북한의 도발에 보상하는 과거 방식으로 할 수는 없다, 결핵약을 보내준 것처럼 정치적 영향이 없는 대북지원은 계속해야 한다”. 오늘 대부분 신문이 1면 머리기사로 이 발언을 전하고 있는데, 조선일보만 “북한의 끝없는 협박, 국민이 화났다”는 제목을 내걸고 있습니다.
1-1. 외국과 국내 분위기가 많이 다른 모양이에요.
= 뉴욕타임스에 실린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의 기고. “침착하게 북한의 허세에 맞서라”라는 제목인데, “외국 기자들이 서울에 몰려와 북한의 말대로 전쟁이 날 것처럼 보도하면 그들의 가짜 전쟁에 휘말려 그들이 원하는 국제적 주목을 받게 해줄 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김정은이 인민에게 위세를 떨치려 외세와 대결 구도를 만드는 데 대해 한국은 차분한 반면 국제사회는 동요하고 있다”고 보도했고요. 국민들은 차분한데 일부 언론이 전쟁 위험을 과장하고 있는 건 아닌가 우려됩니다.
2.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며칠 전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이 불발됐는데, 여당인 새누리당도 반대를 하고 있다고요.
= “윤진숙 후보자 반대 의견 만장일치였다” 한국일보 기사 제목입니다.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모임에서 나온 이야기라고 합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윤 후보자의 거취는 본인이 판단해줬으면 한다”고 말했고요. 일부에서는 엄호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하는데. 서병수 사무총장이 “내세울 것도 없는 집안 출신에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지방 대학을 나오고 정부 산하 연구원에서 근무한 경력이 전부인 탓에 스스로 위축돼 답변이 미숙했던 것은 아닌지 한번 헤아려 줬으면 좋겠다"고. 이게 두둔하는 발언인지 고도의 안티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3. 국민연금 탈퇴가 늘고 있다는 소식도 있네요.
= ‘국민연금 엑소더스’라는 표현까지 나왔던데. 기초연금 도입 때문에 역차별 논란이 있었죠. 국민연금 가입 안 해도 20만원, 가입해도 20만원, 가입한 사람만 손해다, 그런 이야기가 나오면서 올 들어 3월까지 2만7000여명이 탈퇴했다고 하는데. 3월 들어 탈퇴자 수는 점차 줄어 진정되는 상황입니다. 월 보험료 하한액인 8만9100원을 10년 동안 내면 노후에 월 16만4800원씩을 받을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초연금 14만원을 더하면 전체 수령액이 미가입자의 수령액 20만원보다는 많습니다. 그런데 안 내고 20만원 받으나 내고 30만원 받으나, 좀 고민이 되기는 하겠네요.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설계를 다시 점검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4. 못 믿을 학생부, 입학사정관제가 부실투성이라는 기사가 많네요.
= MB표 창의교육이라고 포장을 했는데 실체가 이렇습니다. 1·2학년 때 기록된 내용을 3학년 때 입시를 앞두고 임의로 고쳐쓴 경우가 45곳에서 217건이 확인됐습니다. 자기소개서 236건이 다른 사람의 자기소개서와 절반 이상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는데요. 교사추천서를 베껴쓴 경우도 1364건. 남의 추천서와 90% 이상 비슷한 추천서도 163건이나 적발됐습니다. 4년제 대학 신입생의 10.8%가 입학사정관제로 선발되는데요. 정부 지원이 해마다 늘어 지난해 66개 대학에 391억원이 투입됐습니다.
4-1. 교장 선생님들도 자기소개서를 베껴썼다고 하네요.
= 교장 공모에 지원할 때는 자기소개서와 학교 경영 계획서를 제출해야 되는데, 2010~2012년까지 공모 교장으로 임용된 108명 가운데 36명(33%)이 다른 사람의 자기소개서와 학교 경영 계획서를 거의 그대로 인용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자기소개서 쓰는 게 그렇게 어려울까요.
5. 한국은행이 어제 금리를 동결했죠?
= 기준금리를 6개월째 연 2.75%로 동결했습니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까지 나서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를 압박했지만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한은의 판단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하지는 않겠다”고 배수의 진을 쳤습니다. 경기 회복이 되고 있으니까 인위적인 부양은 필요 없다는 건데요. “현재 정부와 한은이 바라보는 경제 상황은 물컵에 물이 반이 찼느냐, 반이 비었느냐의 시각차일 뿐 숫자(통계)는 괴리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처럼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금리를 찔끔 내려봤자 투자와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5-1. 괘씸죄에 걸리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요.
= 김중수의 반란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기대만큼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한은 책임론이 거론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은 총재 임기는 법으로 보장돼 있죠. 정책 공조를 놓고 한은과 정부의 불협화음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6. 좀 밝은 소식 없을까요?
= 가수 싸이의 새 노래, 젠틀맨이 오늘 새벽 0시에 공개됐습니다. “알랑가몰라 왜 화끈해야 하는 건지 알랑가몰라 아리까리하면 까리해” 이런 가사인데요. 강남스타일 2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 119개국에 동시 발매. 원래 우리나라에 하루 먼저 공개한다고 했는데 해외 음원 사이트에서 하루라도 빨리 공개해 달라는 요청이 많아서 동시 공개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내일 첫 콘서트도 합니다. 들을 수록 중독이 되는 노래라고 하는데 너무 마니악하다는 평가도 있고요.
7. 한진중공업이 5년만에 첫 수주를 했다는 소식도 반갑네요.
= 필리핀으로 공장을 옮기고 나서 5년 동안 일감이 없었죠. 지난해 김진숙씨가 85호 크레인에 올라가 고공 농성을 벌이기도 했고요.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들이 공동 발주한 유연탄 수송용 벌크선 9척 가운데 3척을 한진중공업이 만들게 됐습니다.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에서 호소문을 보내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하는데요. “배 5척의 건조가 본격화하는 내년 상반기쯤이면 휴업 중인 동료 모두 일터로 되돌아올 수 있다, 정말 가슴이 설렌다”는 김상욱 노조 위원장의 말이 정말 반갑습니다.
8. 그런데 불황에 밥집과 보습학원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소식도 있네요.
= 경기침체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자영업이 건설 중장비와 동네 밥집·보습학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앙일보 보도인데요. 신용보증기금이 지난해 보증을 해줬다 돈을 떼인 비율(부실률)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굴삭기나 덤프트럭 등 중장비업의 부실률이 22.6%로 전체 업종 평균의 4배나 됐습니다. 4대강 사업도 끝나고 건설업 전반이 부진하죠. 100대 건설사 가운데 20곳 이상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중입니다. 동네 밥집으로 대표되는 한식업의 부실률(11.8%)도 전체의 두 배를 넘어섰고요. 동네 보습학원(부실률 11.4%)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저출산과 가계 살림살이 악화,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들의 사업 확장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됩니다.
9. 젊은 사람들 먹고 자는 비용 부담이 커졌다고요.
= 엥겔 계수가 높아졌다고 합니다. 현대경제연구원 자료인데요. 20~30대 가구(2인 이상)의 소비지출에서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12.8%, 2010년 12.3%, 2011년 12.5%, 지난해는 13.0%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주택관리비·월세 등 주거비의 비중(슈바베계수) 역시 같은 기간 9.6%에서 10.6%까지 늘어났습니다. 가구당 취업인원 비중은 2009년 1.4명에서 2012년 1.35명으로 줄었고요. 젊은 사람들 삶이 팍팍해졌다는 서울경제 보도입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 개인용 컴퓨터, PC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습니다. 태블릿과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바이스 판매가 늘어나면서 줄어들 거라고는 예상했는데,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감소 규모입니다. 올해 1분기 데스크탑과 노트북을 합친 PC 출하대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14% 줄어든 7630만대에 그쳤습니다. PC 출하량은 4분기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2009년 중반 이후 최저로 떨어진 겁니다.
10-1. PC의 종말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더라고요.
= 집에서 아예 PC를 켤 일이 없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옛날에는 9시부터 10시, 점심 먹고, 2시 정도가 인터넷 접속이 많았는데, 이제는 8시와 오후 7시가 늘어났습니다. 출퇴근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많이 본다는 거죠. 컴퓨터 사양이 좋아진 때문에 굳이 새 컴퓨터를 살 이유가 없기 때문이기도 한데요. 새 PC를 사야할 만큼 혁신적인 뭔가가 없다는 거죠. 운영체제가 새로 나올 때마다 PC 업그레이드를 하는데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8 판매가 부진합니다. “윈도8은 PC시장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시장을 더 둔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10-2. 인터넷도 컴퓨터 보다는 모바일 접속이 더 많다고 하더라고요.
=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경우 PC를 통한 네이버 웹사이트 방문자 수가 2011년 1월 3462만명에서 지난해 11월 3445만명으로 0.48% 줄어들었는데 모바일 방문자 수는 2011년 4월 1195만명에서 지난해 11월 1989만명으로 66% 늘어났습니다. 재미있는 건 스마트폰 사용자 가운데 카카오톡을 쓰는 사람이 93.98%나 되는데, 네이버 앱을 쓰는 사람은 55.0% 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어제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NHN 김상헌 대표 이야기로는 검색 보다는 앱으로 가는 추세라는 겁니다. 과거에는 네이버에 들와서 맛집을 검색했는데 이제는 맛집 검색 앱이 따로 있으니까. 뉴스는 뉴스 앱이 있고요.
이슈 브리핑 일주일 동안 쉽니다. 신혼여행 다녀오겠습니다. http://leejeonghwan.com/wed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