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박근혜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하네요.
= “대통령의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엠바고가 걸렸던 4개국 대사 내정 사실이 청와대 블로그에 사전 유출되는 해프닝이 있었죠. 국가 안보가 걸린 중요한 엠바고였으면 어쩔 뻔 했느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외교적으로도 결례라는 지적이 있고요.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 등 참모진을 질책했다고 하는데요. 당정청 워크숍에서 새누리당 의원들 발언과 17초 대독 사과 논란 등도 언급했다고 하는데요. 이 부분은 아랫 사람들을 나무랄 게 아니라 대통령 본인이 반성할 부분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정책 집행을 할 때 여당에 설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 설명이 부족해서 문제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2. 국방정신교육원이라는 게 생긴다고요.
= 장병들에게 사상 교육을 하는 것 아니냐, 유신 군대 부활은 안 된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국방정신교육원(국군정신전력학교)은 1977년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투철한 국가관과 필승의 군인정신을 함양한다는 취지에서 창설됐는데, 체제수호를 위한 반공이념교육에 치우쳤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1998년에 폐지됐다가 17년만에 부활하는 건데요. 경향신문은 “군 기강을 다잡는다는 미명 아래 대사를 왜곡하고 정치적 편향을 주입하는, 반헌법적인 작태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3. 게이샤의 추억에 나왔던 한국계 여성, 26년 만에 쌍둥이 동생을 만났다, 이런 소식이 있네요.
= 영화에서 나랑 꼭 닮은 사람이 나타났다고 상상해 보시죠. 미국인 영화배우 서맨사 푸터먼. 한국에서 입양이 됐는데요. 게이샤의 추억에서 주인공 치요의 언니 사츠 역할을 맡았죠. 그 영화를 뒤늦게 보고 쌍둥이 동생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프랑스인 패션 디자이너 아나이스 보르디에. 친구들에게 “너랑 똑같이 생긴 미국 배우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는데요. 생년월일이 같고 한국에서 태어나 입양된 사실도 같고, 페이스북을 통해 쪽지를 보내 서로가 쌍둥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아직 만나지는 않았는데, 두 사람의 만남을 다큐멘터리로 만들려고 펀딩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영화 제목은 ‘서맨사와 아나이스’가 될 거라고 하고요. 중앙일보 보도입니다.
4. 잠실 운동장이 중국에 팔린다고요?
= 국내에서는 살 사람이 없어서 그렇다는데요. 88올림픽을 치른 상징적인 공간인데, 심리적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강남 한복판에 있는 노른자위 땅이지만 30년 넘은 낙후된 체육시설로 채워져 있어 활용도가 매우 낮습니다. 관광호텔이나 컨벤션센터를 짓는다는 계획인데, 주경기장과 야구장까지 포함시키느냐 여부를 논의 중입니다. 최근 5년 동안 523억원의 운영 적자를 냈다고 하죠. 조선일보에 실린 송파구 관계자 이야기로는 “잠실운동장을 외국 자본에 매각할 수 있느냐 여부는 국민의 심리적 허들을 넘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 국수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 외자 유치를 통해 애물단지를 경제성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는 시각으로 바라봐야 할 때”라는 겁니다. 답답한 소식이네요.
5. 며칠 전에 또 경찰서에서 피의자가 수갑을 찬 채 도망가는 사건이 있었죠?
= 애꿎은 수갑 탓을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옷핀이나 만능키 같은 걸로 짧은 시간에 수갑을 푸는 건 영화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는 게 경찰의 공식 입장입니다. 문제는 수갑을 헐겁게 채우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꽉 조이면 인권 문제가 거론되고 느슨하게 채우면 도주 사고가 생기는 현실, 경찰은 손목 보호대 위에 수갑을 채우거나 수갑 안쪽에 실리콘을 덧대는 방안, 심지어 수갑에 센서를 달아 빠지면 경고음이 울리는 방안까지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6. 영화 지슬이 인기네요. 제주도 4·3항쟁을 다룬 영화라고요.
= 지슬, 제주도 말로 감자라는 뜻입니다. 개봉 10일이 좀 지났는데 6만명을 넘어섰고요. 이런 다큐멘터리 영화가 2만명만 넘어도 성공이라고 하죠. 4·3항쟁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리 주민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1948년 11월 주민들을 폭도로 몰아 사살하라는 미 군정 소개령이 떨어진 뒤 제주 큰넓궤 동굴에 숨은 주민들의 이야기입니다. 주민들은 영화에서처럼 큰넓궤 안에서 감자를 먹으며 숨어 지냈고, 토벌대가 굴 안으로 들어오려 하자 이불과 마른 고추 등을 태워 매운 연기로 토벌대를 내쫓았습니다. 영화가 흥행하자 동광리 유적지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7. 장기기증 희망자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소식도 있네요.
= 2009년 2월 고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하면서 장기기증 희망자가 급증, 18만4764명으로 늘었습니다. 그런데 4년 뒤, 이식 대기자가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났는데 기증 희망자는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사망하거나 뇌사 상태가 되면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신청한 희망자가 지난해 말 기준 8만7788명, 2009년의 48% 수준이라고 합니다. 심장과 신장, 간, 안구 등을 이식받으려고 기다리는 환자는 전국에 1만9243명입니다. 조선일보 보도. 장기이식관리센터 관계자에 따르면 “장기 기증자가 많지 않아 대기 과정에서 환자들이 사망하는 사례도 많다”고 합니다.
8. 반려동물 등록제, 7월 시행인데 등록률이 낮네요.
= 7월부터 과태료를 물게 되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올 1~3월 전국에서 9만1742 마리가 등록을 마쳤습니다. 시범사업 때 등록한 개를 합쳐도 총 30만7163 마리. 7.68%의 등록률입니다. 올해부터 인구 10만 이하 시·군을 제외한 전국으로 확대되는데 일단 개가 대상이고 고양이는 아닙니다. 동물병원을 찾아 내장형 마이크로칩, 외장형 무선식별장치, 인식표 중 하나를 택해 장착하면 됩니다.
9.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앰뷸런스 타고 법정에 출석했어요.
= 간이 침대에 누운 채로 산소호흡기를 꽂고 법정에 나왔습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눈만 감고 있었고요. 저도 법조 출입을 1년 가까이 했는데 이런 재판은 본 적이 없습니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죠. 재벌 회장이니까 가능한 일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요. 배임과 횡령 규모가 3000억원에 이릅니다.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는데 어제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김 회장에게 징역 9년과 벌금 1500만원을 구형했습니다. 김 회장은 건강이 많이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정신 건강이 좋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몸이 불편할 수는 있겠지만 수형생활이 어려울지는 의문”이라는 입장입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 딱지 끊을 일이 늘어날 거라고 하네요.
= 증세 없는 복지를 한다더니 세금을 박박 긁고 있습니다. 교통 범칙금 징수 목표를 900억원이나 늘려서 8400억원을 걷겠다는 겁니다. 문제는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범칙금 걷은 게 2500억원, 목표의 33% 수준 밖에 안 됐다는 겁니다. 지난해 말까지 집계가 안 됐지만, 목표에 크게 못 미쳤다는 건데, 올해는 이 목표를 더욱 높여 잡은 겁니다. 그러니까, 지난해 보다 딱지를 4000억원 이상을 더 끊겠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10-1. 범칙금을 부과한다고 해서 갑자기 준법의식이 높아지는 건 아닐 텐데요. 정부가 세수가 부족하긴 한 모양이에요.
= 세수 뻥튀기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조선일보 보도, 익명의 국회의원의 말을 인용해서 “대선 공약을 예산안에 반영하는 것이 최대 이슈였기 때문에 이 같은 예산안이 그대로 통과됐다”는 겁니다. 국세청은 세금을 9조6000억원 더 걷어야 하고, 각 부처도 벌금·과징금 등 세외 수입을 1조원 가량 더 올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10-2. 세무조사 공무원도 증원했다고 하더라고요. 증세는 하지 않지만 못 받은 세금을 제대로 받아내겠다는 계획이죠?
= 국세청은 4227명이던 세무조사 담당 공무원 수를 올 들어 388명 증원했습니다. 요즘 금괴가 불티나게 팔린다는 소식 며칠 전에 전해 드렸는데, 이게 탈세 수단으로 팔린다는 겁니다. 달마다 200kg씩 팔리던 게 400~500kg씩 팔린다고 하고요. 세금을 제대로 걷겠다는데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진짜 부자들 탈세를 잡는 게 우선일 것 같습니다. 증세 없는 복지라는 도그마에 빠지는 것도 걱정스럽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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