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청와대 17초 대독 사과문이 논란이네요.
= 딱 두 문장입니다. “새 정부 인사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인사검증 체계를 강화하겠다.” 대통령도 아니고 청와대 비서실장이 그것도 대변인을 시켜서 대신 읽도록 했습니다. 한겨레는 “받고도 찜찜한 17초 대독사과”라는 제목의 기사를 1면에 내걸었는데요. 상대적으로 언론 주목도가 낮은 토요일 오전에 발표해 얼렁뚱땅 넘기려 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사과를 하는 것 같긴 한데 정작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설명도 없고요. “혹 떼려다 혹 붙였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박지원 민주통합당 의원이 트위터에서 “국민을 졸로 본 사과”라고 비난하자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도 “딱 맞는 내용”이라고 맞장구를 쳤습니다.
1-1. 대통령이 직접 사과한 것도 아니고, 정말 좀 심한 것 같은데요.
= “대통령이 사과하거나 대통령 명의의 사과문이 나갈 경우 야당에서 민정수석이나 비서실장을 경질하라고 요구했을 것”이라고 중앙일보가 익명의 청와대 관계자를 인용해 분석했습니다. 원조 친박으로 꼽히는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대통령을 위해 헌신할 생각은 하지 않고 대통령 뒤에 숨을 궁리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을 정도입니다. “고공 비행을 하려면 700km로 질주해야 되는데 이륙도 하기 전데 돌부리를 만나 이륙을 못하고 있는 상황, 그 돌부리 가운데 하나가 인사검증”이라는 겁니다.
2. 창조경제의 개념을 두고 여전히 논란이 많네요.
= 창조경제가 도대체 뭐냐? 어제 당정청 워크숍에서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당장 서류를 준비해 제출하라”고 소리를 질러 험악한 분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정권 초 청와대가 가장 힘이 있을 때인데, 여당 의원들에게 야단을 맞는 상황은 뭔가 낯설기도 합니다. 허태열 비서실장은 최근 인사검증에 미흡한 점이 많았다고 인정하기도 했는데요.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이 “창조경제는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하자,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말을 자르면서 “창조경제, 나도 이해 못하겠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겨레는 익명의 재계 인사의 말을 인용, “정부가 정리를 못하니 재계는 상상만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3. 4개국 대사를 임명했는데, 엠바고가 사전 유출됐다고요.
= “황당 보안사고”라는 말이 나옵니다. 기자들에게 엠바고(일정 시점까지 보도 금지)를 요청해놓고 정작 청와대 블로그에는 버젓이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보통 외교관 임명은 아그레망, 상대방 나라의 양해를 구하는 절차가 필요한데요. 그동안 엠바고를 적용하는 것이 관행입니다. 30일 오후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대사를 내정했다는 사실을 청와대 블로그에 올리면서 출입기자단에게 엠바고를 요청했다는 내용까지 그대로 올린 겁니다. 블로그를 관리하는 외부업체가 엠바고 등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올린 거라고 하는데요. 이런 중요한 업무를 외부 업체에 맡긴다는 것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국가적 안보가 걸린 사안이라면 어쩔 뻔 했습니까.
4. 노원병,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네요.
= 조선일보 보도에서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40.5%, 허준영 새누리당 후보가 24.3%, 김지선 진보정의당 후보가 5.1%로 나타났습니다. (30일 실시, 유선전화 RDD 방식 설문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양자 대결에서는 안 후보 52.8%, 허 후보 34.3%로 18.5%포인트 차이인데요. 문제는 재보궐 선거의 경우 공휴일이 아니라 투표율이 낮고, 젊은 사람들이 출근하기 때문에 여당에 유리하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안철수 후보가 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흥미로운 건,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지지자의 21% 박근혜를 찍었다는 사실입니다. 조선일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의원이 안철수 후보를 지원하면 오히려 지지율이 5%포인트 하락한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보수층을 새누리당으로 결집시킬 수 있다는 건데요. 야권 단일화도 실익이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야권 단일화를 방해하려는 의도로 읽히기도 하지만 전혀 근거가 없는 분석이라고 하기는 어렵죠.)
4-1. 문제는 지지율보다 투표율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더라고요.
= 정치권에서는 통상 재보선 투표율이 35% 이하면 여권이, 35%를 넘어서면 야권이 유리하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관건은 이번 선거에서 처음 실시되는 통합선거인명부제인데요. 사전 부재자신고를 하지 않고도 4월19~20일 사이에 전국 어느 곳이든 부재자투표소를 찾아 투표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선거 당일(24일)을 포함해 총 사흘간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 건데요. 안철수 후보 쪽에서는 부재자 투표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굉장히 쉬울 거라고 생각했던 선거인데 만약 이번에 지면 정치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습니다.
5. 온실가스를 못 줄이면 1년 중 절반이 여름이 될 거라고요.
= 충격적인 연구 결과입니다. 2100년이 되면 평양이 제주도 서귀포 날씨가 될 거라고 합니다. 서울은 여름이 1년 중 절반을 차지할 거라는 기상청 보고서입니다.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을 경우, 2091∼2100년에는 서울의 여름이 연중 174.9일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름은 최고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을 말하는데요. 지난 10년 평균 116.3일 보다 두 달 가량 길어지는 셈이죠. 겨울은 반대로 지금보다 한 달 반 가량 짧아질 거라는 겁니다. 서울의 평균기온은 지금보다 5.5도 높은 18.5도를 기록할 거라고 하고요. 지난 100년 동안 세계 평균기온은 0.75도, 한반도는 1.8도 올랐는데 이보다 세 배나 빠르게 기온이 상승한다는 이야기입니다.
6. 일반고 슬럼화, 숫자로 드러났다, 이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 한 교육업체 조사입니다. 서울의 일반고 10곳 가운데 3곳은 재학생의 3분의 1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최하위 성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다. 경향신문은 슬럼화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서울 214개 일반고의 2012학년도 수능 성적을 조사한 결과 70곳(32.7%)은 재학생 3분의 1 이상이 언어·수리·외국어 3개 영역에서 평균 7∼9등급을 받았다는 겁니다. 4년제 대학 진학이 어려운 성적인데요. “수업 첫날부터 3분의 1이 엎드려 있었고, 어떤 학급 수업에선 4교시에 7명의 자리가 비어 있었다”는 한 고등학교 교사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교사들은 수업을 못 하겠다고 손들고, 아이들은 스스로 ‘우리 학교엔 양아치, 쓰레기들이 많다’고 이야기한다”고 하고요. “특목고에 자사고, 마이스터고까지 생기면서 일반고가 ‘3류학교’ ‘나머지 학생들이 가는 학교’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씁쓸합니다.
7. 플래시몹도 정치적 목적이라면 사전 신고를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네요.
= 플래시몹, 갑자기 길거리에 모여서 짠 하고 뭔가 튀는 행동을 했다가 사라지는 이벤트인데요. 이것도 정치적 목적이라면 사전 신고 대상이라는 겁니다. 어제 법원이 청년유니온 소속 김아무개씨에게 벌금 7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이번 모임이 인터넷 카페를 통해 사전공지됐고 정부의 청년실업 정책을 규탄하는 등 정치사회적 구호를 알리려는 의도에서 개최됐기 때문에 사전신고 대상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청년유니온이라는 단체가 일반 노조 설립 신고를 냈는데 허가가 안 나서 반발하고 있죠. 사실 집회는 허가가 아니라 신고 대상이라 신고만 하면 할 수 있긴 한데, 여러 가지 이유로 금지되는 경우가 많죠.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8. 성접대 의혹 별장을 압수수색했는데 좀 타이밍이 늦은 느낌이네요.
= ‘빈집 수색’이란 말도 나옵니다. 벌써 2주나 지났죠. 그동안 증거를 충분히 없애거나 말을 맞출 시간을 줬을 거라는 당연한 비판이 나옵니다. 어제 경찰이 건설업자 윤아무개씨의 별장을 압수수색했는데요. 광범위하게 지문을 채취하고 마약탐지견까지 동원했는데. 뒷북도 한참 뒷북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검찰과 신경전 때문이라는 관측도 있는데요. 검찰이 출국금지 요청을 거부하기도 했죠. 과거 검찰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대형 수사를 경찰이 벌이고 있는데 검찰이 시니컬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찰이 모처럼 뭔가 해보려고 나섰는데 증거 부족이니 뭐니 당초 언론이 떠들던 것보다 뭔가 큰 건이 안 터지는 분위기입니다.
9. 우리나라 기업들 배당 수익률이 낮다고 하는데, 왜 그런 건가요.
= 기업들이 배당보다는 투자나 현금유보 쪽으로 이익을 돌리기 때문입니다. 신영증권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가증권시장의 배당수익률은 1.31%, 일본(닛케이)은 1.58%, 미국(다우지수)은 2.45%였습니다. 캐나다는 3.12%, 중국은 3.21%, 독일은 3.30% 등. 일본의 83%, 미국의 54%, 나머지 6개국의 33∼42% 수준. 2008년 2.58%를 보인 이후 2009년부터 작년까지 4년 연속 1%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보도, “재투자처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이익을 사내유보로 돌리는 게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이 때문에 시장이 장기투자보다는 단기투자 중심으로 움직이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 보험회사들이 수수료 담합 등으로 과징금 처분을 받았는데요. 그걸 영업비용으로 처리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벌금을 가입자들이 대신 내고 있는 셈이라서 논란이 많습니다. 벌금을 맞아도 이익은 전혀 줄지 않는 셈이죠. 소비자를 두 번 우롱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10-1. 영업비용이 아니면 어떻게 처리해야 되는 건가요.
= 영업비용은 말 그대로 영업하는 과정에서 생긴 비용인데, 유배당 보험 상품의 경우 영업비용으로 처리하면 가입자들에게 돌아갈 배당금이 줄어들게 됩니다. 자기들 이익을 줄이지 않고 가입자들 이익을 줄인 셈이죠. 업계에서도 입장이 엇갈리는데 영업외 비용 처리를 하는 게 맞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민일보 등 보도, 24개 생명보험사 가운데 11개사가 과징금을 영업비용으로 처리했고 손해보험사는 18곳 가운데 3곳이 영업비용, 15곳이 영업외비용으로 처리했습니다.
10-2. 금액이 얼마 정도 되나요.
=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21일에도 변액보험 수수료율을 담합한 9개 생보사에 과징금 201억42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수천억원 규모에 이릅니다. 이미 보험사들의 담합 등 부당행위로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2차, 3차 피해까지 감수하게 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에는 과징금을 사업비인 ‘세금과 공과’ 계정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애초에 관리 규정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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