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아침 신문 살펴볼까요. 전투기 사진이 쫙 실렸더라고요.
= B-2 스텔스 폭격기 사진인데요. 이게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비행기라 한 대 가격이 2조원이 넘습니다. 세계적으로 22대 밖에 안 되고요. 이 폭격기가 평택 오산 공군기지에 떴다는 사실을 흥미위주로 다루고 있는데, 여기에 핵폭탄 16발을 장착할 수 있다는 기사가 눈길을 끕니다. 중요한 건 그동안에도 몇 차례 우리나라에 왔다 갔는데 어제는 미국이 직접 폭격훈련이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는 겁니다. 북한에게 한국은 미국이 지킨다, 한국은 미국의 핵 우산 아래에 있다는 사실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2.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또 박근혜 대통령 측근이 임명됐다고요.
= 벌써부터 제2의 최필립이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최필립 전 이사장, 지난달 대통령 취임식날 사퇴를 했죠. 그 후임에 김삼천, 전 상청회 회장이 선임됐습니다. 상청회라는 게 정수장학회 장학금을 받은 졸업생들 모임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 박 대통령이 32년 동안 이사장을 지내썬 한국문화재단에서 감사를 지냈습니다. 원조 친박으로 불리는 사람이고요. 육영수여사기념사업회의 이사도 맡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논란이 됐을 때도 이미 사회 환원을 했는데 어쩌란 말이냐, 나와는 무관하다, 그런 입장이었는데 친박 인사가 이사장으로 내려온 데 대해 박 대통령이 관련이 없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2-1. 정수장학회가 MBC 주요 주주라서 특히 논란이 되는 거죠?
= 부산일보 100% 주주기도 하고요. MBC 지분은 30%를 갖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이 정말 정수장학회에 손을 떼고 제대로 사회환원을 하려면 정수장학회 이사회를 새로 구성하고 시민사회 추천을 받아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유로운 공익적 장학재단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런데 박 대통령은 이렇게 말많고 오해도 많은 정수장학회를 버리고 싶지 않은 것처럼 보입니다.
3. 성접대 동영상 논란이 있었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 금지 조치가 풀렸다고요? 어떻게 된 건가요.
= 경찰이 낸 출국금지 신청을 검찰이 기각한 건데요. 경찰과 검찰의 기 싸움으로 보는 시각도 있고 애초에 경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출금 대상자가 10명인데 절반 정도가 불허 결정이 났습니다. 경찰이 낸 범죄 혐의 기록에는 김 전 차관 등이 건설업자 윤아무개씨에게 특혜를 줬거나 금품·향응을 수수했다는 내용은 없이 성접대를 받은 의혹 정도만 있다는 건데요. 물증도 확보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조사에서도 동영상 화질이 흐려서 정확히 누구인지 식별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죠.
3-1. 성접대 정황은 있는데 성접대만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더라고요.
= 대가성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겨레 보도에서는 윤씨가 연루된 횡령사건 수사에서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실려있습니다.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는데 국세청 조사에서 횡령 혐의가 드러났다는 건데요. 다시 검찰로 넘어왔는데 공소시효 만료로 무혐의 처분됐습니다. 검찰이 윤씨를 비호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옵니다. 결국 성접대가 핵심이 아니라 성접대를 하면서 뭘 주고 받았는지가 핵심인데 말이죠.
4. 정치권에서는 추경이 논란이네요.
= 추가경정예산이죠. 증세는 안 하겠다는 입장이라 결국 15조 정도 추가 예산을 마련해야 되는데 국채를 발행할 거라고 합니다. 세금을 더 걷는 것보다 그냥 나라에서 빚을 내겠다는 건데요. 정부가 올해 성장률 전망을 3.0%에서 2.3%로 낮춰 잡으면서, 정작 경기 부양 대책이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문제는 추경을 하긴 하는데 이게 경기 부양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줄어든 세수를 메우는 성격이라는 겁니다. 정부가 쓸 돈이 부족한데 세금은 더 걷기 싫고 빚을 내서 빚을 막고 있는 상황입니다. 추경도 국채도 다 좋은데 증세를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5. KBS2와 MBC, 지상파 의무재송신, 이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 방송사들이 케이블 업체들에게 재송신 대가를 달라고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일부 업체들에서 한 사람에 280원씩을 받고 있는데 이걸 400원까지 높이겠다는 겁니다. 우리 프로그램을 케이블에서 틀고 돈을 받으니 우리 한테도 그걸 나눠달라, 이런 건데. 어제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이 KBS2와 MBC는 공영방송이니까 케이블에서 의무적으로 재송신을 해야 된다, 그러니까 돈을 받으면 안 된다는 법을 내놓은 겁니다. 지금은 KBS1과 EBS만 의무 재송신이죠.
5-1. 그럼 케이블 업체들이 이익을 보겠네요.
= 미래창조과학부가 SO(유선방송사업자)를 가져가려고 했죠. 지상파 의무재송신을 확대하면 SO 특혜가 됩니다. 우리나라는 지상파를 직접 수신하는 가구가 10%도 안 되니까요. 국민들 대부분이 케이블에 가입해서 지상파를 보는데, 지상파는 무료 보편적 서비스라고 해서 국민들 누구나 공짜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원칙입니다. 그러니까 케이블에도 의무적으로 재송신을 하도록 하고 돈을 받으면 안 된다, 이런 논리인데, 지상파 프로그램을 가져다가 케이블이 돈을 버는 구조가 됩니다.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전문가들도 의견이 다들 제각각입니다.
6. 서울 지하철, 지상 구간을 다 지하화한다는 뉴스도 있네요.
= 사업비가 무려 38조원이나 됩니다. 지하철은 물론이고 국철 구간도 다 땅 밑으로 묻는다는 건데요. 인근 주민들은 불편이 많은 모양입니다. 지하화를 해준다면 매월 1만원, 매년 10만원 이상 지불할 의사가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도 있었는데요. 그런데 이 정도 돈으로는 어림도 없을 것 같습니다. 지하철 지상 구간이 31.7km 경부선과 경의선 등 국철 지상 구간이 86.4km나 되네요. 선거철 단골 메뉴였는데 선거가 끝나면 사라지곤 했죠. 서울시가 전면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데. 일부 구간만 지하화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합니다. 경사도가 달라지니까요. 워낙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이라 시행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경제 효과도 의문이고요.
7. 물에 잠긴 서점의 기적, 이건 무슨 말인가요.
= 지난해 8월, 전북 군산에 400밀리미터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죠. 한길문고라는 지하 1층에 있는 서점이 있는데 천정까지 흙탕물이 차서 10만권이나 되는 책이 휴지가 됐습니다. 그런데 주변 주민들이 몰려들어서 책을 나르고 누군가가 피자도 배달시켜서 나눠먹고 50일 동안 여름 내내 복구작업을 했다고 합니다. 주변 교회에서는 카레라이스를 50인분 만들어오기도 했다고 합니다. 조선일보 보도인데요. 한 자원 봉사자는 “군산 최대 서점이 없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열기가 뜨거웠다”고 합니다. 나중에 서점을 열면 책을 살 수 있는 바우처가 2000만원어치 팔렸다고 하고요. 서점 주인 이야기가 “서점을 완전히 접을 생각도 했지만, 시민들의 도움을 보고 다시 용기를 내서 서점을 열었다”면서, “원래 내 서점이었지만 이젠 군산 시민의 서점이 됐다”고 합니다.
8. 은행들 담합 이야기가 있네요.
= 얼마 전에 반짝 열풍이었던 근로자 재산형성저축, 재형저축 최고 금리가 4.5%로 통일이 됐죠. 가입 후 4년까지는 고정금리를 주다가 이후에는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구조도 같았고요. 은행들이 서로 눈치를 보면서 한 군데서 튀면 왕따를 놓는다는 겁니다. 경향신문 보도인데요. 그나마 금리를 높여 고객을 끌어들이려고 하면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기도 하고요. 사실상 담합인데 예금만 그런 게 아니라 대출 등 자금운용도 비슷하다는 지적입니다. 어디가 괜찮다 싶으면 우르르 몰려가다보니 경제 구조가 왜곡되고 흔들리기도 합니다. 기업 대출을 확 줄인다거나 부동산 담보 대출을 확 늘린다건 말이죠.
9. 사막 보다 더 건조하다, 그런 뉴스도 있네요.
= 서울이 아프리카의 사막보다 더 건조할 정도로 봄가뭄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겁니다. 어제 서울의 최저습도는 8% 까지 떨어져, 기상관측 사상 10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사하라 사막이 10% 안팎이니까, 사막보다도 건조한 셈입니다. MBC 보도인데요. 산림과학원이 산과 들에서 낙엽의 수분을 측정했더니 수분 함유율이 10%도 안 되더라는 겁니다. 주말인 모레 중부지방에 비가 조금 예상되지만, 건조한 날씨는 당분간 이어질 거라는 예보가 있습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 국민연금이 2044년부터 적자, 2060년이면 바닥이 난다는 기사가 오늘 여러 신문 지면에 실렸는데요. 사실 바닥이 난다는 말은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지금은 적립식인데 부과식으로 바뀌는 것. 어제 발표된 재정추계에 따르면 2060년에 기금이 소진돼 매년 새로 걷히는 보험료로 급여액을 지급하는 부과방식으로 전환될 경우 필요한 보험료율은 21.4%입니다. 지금은 9%죠.
10-1. 보험료를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죠?
= 2060년에 바닥이 난다는 건, 9%를 계속 유지했을 때 그렇다는 거고. 2060년에 갑자기 21.4%로 올리기는 어렵겠죠. 그 전에 인상을 하면 소진 시점이 더 늦춰지게 됩니다. 어제 재정추계위원회 발표로는 2015년까지 보험료를 12.9%로 올리면 2083년까지 세금 투입 없이 국민연금이 지속가능할 거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연금 소진시점을 늦추려면 2030년부터 퇴직할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의 적립금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는 분석도 눈길을 끕니다.
10-2. 출산율도 관건이라고요.
= 보험료를 내 줄 사람이 필요하니까요. 2020년까지 합계출산율이 1.7명 수준을 유지하면 2070년에 필요한 보험료율이 19.5%, 합계출산율이 2035년까지 2.1명을 유지될 경우 필요한 보험료율은 17.3%가 됩니다. 애를 낳아서 키우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게 국민연금 기금 소진 문제도 해결해 준다는 거죠. 우리들 노후를 우리 아이들 세대가 책임지는 방식이니까요.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2015년 2062만명으로 최고점에 이른 후 2083년 1100만명 수준까지 줄어들며, 노령연금수급자 수는 2063년 1460만명까지 증가한 뒤 줄어들 거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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