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 장준하 선생, 의문사 진상조사 결과가 나왔네요.
= 유해를 정밀 감식한 결과 외부 가격에 의한 두개골 함몰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국 현대사에 기록될 사건인데 조선일보는 이 사건을 11면에 단신 처리하고 있습니다. 중앙일보는 10면, 동아는 14면에 처박다시피했고요. 한겨레는 2면, 경향신문은 1면에서 비중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큰 돌 등에 오른쪽 귀 뒷부분을 가격당해 즉사한 뒤 추락해 엉덩이 뼈가 골절된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는데요. 바위 등에 긁힌 상처가 전혀 없고 어깨 등에 손상이 없고 내부출혈 흔적도 없었습니다. 경찰은 1975년 8월, 장 선생이 경기 포천 약사봉 산행에 나섰다가 높이 14.7m, 경사 75도인 계곡에서 미끄러져 숨졌다고 발표했죠.
1-1. 왜 이제서야 정밀 검사를 하게 된 건가요.
= 이승만·박정희 독재에 맞섰던 대표적인 재야 운동가였죠. 잡지 사상계를 창간해 이승만 독재를 비판하는 데 앞장섰고 박정희 장기집권을 반대했습니다. 죽기 직전에는 유신헌법 개헌을 요구했고요. 그런데 지난해 8월 고인의 묘소 뒤편 석축이 무너져서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유골이 공개됐습니다. 두개골 함몰 자국도 이때 확인됐고요. 이번 감식결과는 정부합동 기구가 아닌 민간기구에서 나온 거라서 의미가 다릅니다.
1-2. 타살의 징후가 명확한데, 책임자 처벌이 가능할까요.
= 2004년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에는 당시 중앙정보부가 장 선생을 위해분자로 분류해 상시 감시를 했습니다. 사망 일주일 전에 동향 관찰을 지시하기도 했고요. 사고현장에 도착해서는 경찰에게 “안 본 것에 대해 쓸데없는 말하지 말라”고도 했습니다. 중앙정보부가 어떻게든 개입을 했을 거라는 이야기인데요. 정부 차원의 진상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 MBC 김재철 사장이 결국 해임됐네요.
= “MBC를 망쳐놓은 주역, 눈물의 퇴장”이라는 한겨레 기사 제목이 눈길을 끕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방송문화진흥회가 MBC 지분 70%를 갖고 있는데 어제 9명의 이사들이 표결 5명이 해임에 찬성했습니다. 9명 이사들 가운데 6명이 정부와 여당이 추천한 인사들이기 때문에 청와대의 허락 또는 교감이 있었을 거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이명박 정부 초기, 청와대에 끌려가서 조인트를 까이고 와서 좌파 대청소를 했다는 사람인데, 결국 박근혜 대통령도 이런 말 많은 사람을 비호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2-1. 후임 사장이 누가 오느냐가 관심인데요.
= 김재철 못지 않게 비판을 받고 있는 권재홍 앵커와 김재철의 입이라고 불리는 이진숙 기획조정본부장 등이 거론됩니다. 황희만 전 부사장과 구영회 MBC미술센터 사장 등도 거론되고요. 앵커 출신의 최명길 MBC 유럽지사장 이야기도 나옵니다. 청와대는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 친박계 중진 이경재 전 의원을 앉힌 걸로 봐서 노골적으로 측근 인사를 내려보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3. 북한이 전투태세에 돌입했다고 하죠.
= 1호 전투근무태세에 돌입했다고 하는데. 북한군의 가장 높은 수준의 전투준비태세를 의미합니다. 1호 전투근무태세라는 말은 사용된 전례가 없는데요. 1호라는 수식어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직접 지시라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 21일에는 북한 관영라디오 조선중앙방송이 공습경보를 발령하기도 했습니다. 남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정부는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4. 어제 또 전산망 마비 사태가 있었죠?
= 오전 11시 반, YTN 본사와 계열사 홈페이지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시스템 장애로 마비됐습니다. 내부 시스템 장애인 것으로 파악됐는데 일부 서버가 재부팅되거나 자료가 삭제된 것으로 파악돼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40분, 경기도와 인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용하는 통합전산센터와 기획재정부 홈페이지 등도 마비됐다가 1시간 20여 분 만에 복구됐습니다. 기획재정부는 “대전통합전산센터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해킹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는데 보수 성향 언론들은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5. 4·24 재보선 대진표가 확정됐네요.
= 새누리당이 부산 영도에 출마할 후보로 친박계 좌장으로 꼽히는 김무성 전 원내대표를 공천했습니다.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출마하는 서울 노원병에는 허준영 전 경찰청장을 내세우기로 했고요. 허 전 청장은 최근 성접대 동영상 연루 의혹이 있었는데요. 공천심사위원회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허 전 청장은 “만일 제가 이 사건에 연루됐다면 할복자살하겠다”고 부인했죠. 결국 노원병은 무소속, 부산 영도와 충남 부여·청양은 새누리당이 가져갈 게 확실시 되는데 결과가 너무 뻔해서 흥행 요소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나오고요. 식물정당이 된 민주통합당에 대한 비판도 끊이지 않습니다.
6. 세꼬시가 아니라 뼈째회? 이건 무슨 말인가요.
= 한글 순화운동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국립국어원이 뼈까지 썰어 먹는 생선회죠. ‘세꼬시’를 ‘뼈째회’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솔푸드(soul food)’는 ‘위안음식’으로, 스마트폰은 ‘똑똑 전화’로, 킬힐은 ‘까치발 구두’로, 어쩐지 입에 잘 붙지 않죠? 리얼 버라이어티는 ‘생생예능’, 팔로어는 ‘딸림벗’, 퀵서비스는 ‘늘찬배달’, 러브샷은 ‘사랑건배’ 등. “순화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너무 생경해서 위화감이 느껴진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국립국어원이 2004년부터 지금까지 순화한 단어만 2만3000여개라는데 거의 안 쓰고 있죠. ‘네티즌’을 ‘누리꾼’으로 바꾼 건 그나마 좀 쓰이는데요.
7. 학과 돌려막기를 하는 학교들이 있다는데요. 카드 돌려막기도 아니고 무슨 이야기인가요.
= 지방 대학 정원을 못 채우니까 편법으로, 인기 학과에 입학한 것처럼 해놓고 다른 학과에 올려놓은 대학이 적발됐습니다. 사회복지학과가 인기라는데 정원 100명이 넘게 몰리자 이 학생들을 보건의료행정학과나 호텔조리학과 같은 미달된 학과로 돌려서 정원을 채운 겁니다. 이런 수법으로 학교 정원을 채워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아내려 한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사회복지학과를 다니고 있는 줄 알았는데 호텔조리학과 학생이 돼 있는 상황이죠.
8. 억만장자 보고서라는 게 있네요.
= 하나은행 자료.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가 15만6000명이라고 합니다. 전체 인구의 0.3%.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약 461조원, 국내 개인금융자산의 18%에 이른다는 겁니다. 자산배분비율은 부동산이 45%, 금융자산이 55%라고 하고요. 매월 3911만원을 벌고, 831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조사비로 한 달에 평균 72만원을 지출한다는 사실도 재미있네요. 연금과 사회보험에 월 183만원 정도를 지출하고 식료품 및 음료 지출에 152만원, 의류 및 잡화에 125만원을 쓰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9. 0~2세 양육비, 박근혜 대통령 공약인데. 어제 지급하기로 한 첫날 지급이 안 됐다고요.
= 집에서 키우는 0~2세 아이 양육비를 지급하기로 했죠. 이번 달부터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키우는 가정도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양육수당을 지급게 되는데요. 0세는 20만원, 1세는 15만원, 2세는 10만원씩입니다. 3월부터 시행된다고 홍보하고 2월까지 지역주민센터를 통해 사전신청을 받았는데 정작 25일 지급이 안 된 겁니다. 예산도 아직 책정이 안 됐고 애초에 예측 조사도 없었다는 겁니다. 머니투데이 보도인데요. 보건복지부 관계자 이야기로는 “25일 지급이 원칙인데 안 되면 추가지급 하도록 하고, 그럼에도 지급이 안 되면 다음 달에 한꺼번에 지급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의정부경전철, 결국 개통 9개월 만에 파산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론 보도를 보면 왜 위기를 맞았는지 설명이 빠져있습니다. 왜 민자사업마다 이 모양일까, 맥쿼리가 손대는 사업은 다 잘 되는데 말이죠. 지난해 7월 개통해 하루 평균 이용객은 1만5200명이라고 하죠. 당초 교통수요 예측치 8만9589명의 17% 수준입니다. 환승혜택도 없고, 운행중단 사고도 많았습니다. 달마다 20억원씩 적자가 쌓인다고 하는데 이런 상태라면 파산으로 가게 될 것 같습니다.
10-1. 민간 사업자가 엄살을 떨고 있는 건 아닌가요.
= 지하철 9호선과 차이를 보면 될 텐데요. 맥쿼리는 최소수입보장률이 연 8.9%. 너무 높게 잡아서 문제가 됐는데, 의정부 경전철 같은 경우는 애초에 수요 예측에 실패한 경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주식회사 의정부경전철이 30년 동안 관리·운영한 다음 기부채납하는 민간투자제안방식(BTO)으로 건설됐는데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협약을 체결해서 예측 수요의 50∼80%가 이용할 경우 시가 적자를 보전해 주고 50%에 미치지 못할 경우 보전을 하지 않게 돼 있습니다.
10-2. 그런데 17% 수준 밖에 안 되니까, 적자 보전을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 문제는 이 회사가 파산할 경우 투자 원금을 물어주기로 돼 있다는 겁니다. 펑펑 쓰고 올 연말이면 3100억원이 될 텐데요. 파산보다는 살리는 게 낫다는 계산인데, 그래서 환승할인 혜택을 주자는 이야기다 나옵니다. 환승할인 역시 공짜는 아니죠. 핵심은 지방자치단체가 손실보전을 해줄 것을 믿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 왔다는 겁니다. 사업 타당성 검토도 실패했고요. 애초에 왜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계약을 맺었는지 답답할 뿐입니다. 지하철 9호선과 차이는 애초에 지하철 9호선은 강남의 노른자위 상권을 연계하는 알짜배기 노선이고 의정부 경전철은 교통 소외지역에 건설하는 공공적 성격이 크죠. 공공성과 수익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민자 사업의 한계도 다시 고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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