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소주를 처음으로 맛 본 날은 아마도 미취학 아동일 때 였을겁니다.
아버지 직장 동료분들과 가족동반 회식으로 횟집에 갔을 때였죠.
그 곳에서 어른들끼리만 마시는 저 물 같이 생긴 술은 무슨 맛일까 궁금해서 맛을 본게 처음이었습니다.
아주 강렬했지요 ㅋㅋㅋ
암튼, 그 땐 혀 끝으로 살짝 맛만 봤었던 것이라 사실 마신 것은 아니었지요.
한 번은 명절 때 마다 항상 반주로 진로를 드시던 큰아버지께 여쭤 봤죠.
"왜 항상 진로만 드세요? 다른 소주도 많잖아요?"
큰아버지께서는
"소주중엔 진로가 가장 맛있다."
라고 하시더군요.
소주가 다 쓴 소주지 무슨 맛이 다 다른가 싶었던 저도 나이가 들어 소주을 마시기 시작한지 몇 년이 지나지 않아 소주의 맛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소주마다 맛이 다르더군요^^;
소주의 도수가 점점 더 낮아지더니 지금에 이르러선 20도 미만의 소주가 대부분이죠.
언젠가부터 20.1도의 참이슬만 마십니다.
지금은 '참이슬 클래식'이라고 불리죠.
술집에선 "소주는 뭘로 드릴까요?" 라는 질문에 "빨간거 주세요"라고 항상 주문합니다.
요 근래에 '빨간거'의 레시피가 바뀐건지 제 컨디션이 오락가락해서 그런지 또 조금 더 달아졌더군요.
술 맛이야 항상 같은 술을 마셔도 그 날 그 날 컨디션에 따라 더 달기도하고 더 쓰기도 하니까요.
소주는 소주 나름대로의 맛이 있는데...
트렌드가 너무 많이 바뀐건지 맛도 너무 빠르게 변하는 것 같습니다.
학부 때 자취하는 동기 넘한테 밤 늦게 진로 2병과 신라면 2개를 인근 구멍가게에서 2,000원주고 사 가서 먹곤 했던 그 때 그 진로는 요즘 술집에선 구경할 수가 없네요.^^;
하지만 이상하게 저는 요새 막걸리가 너무 맛있네요...
막걸리는 술이지만 그래도 영양가도 있으니까요.
아저씨가 되어간다는 증거인가..
원래는 밥과 국만 먹었는데
이상하게 막걸리를 한병 먹게되네요.
사실 막걸리 한번먹어보니 맛이있네요.
알콜들어간 요구르트 같아요.
그런의미에서 이따 저녁때도 막걸리 한사발 마셔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