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전산망 마비 사태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 어제 오후 2시. KBS와 MBC, YTN 등 방송사
컴퓨터가 갑작스럽게 다운돼서 부팅이 안 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방송용 편집기도 다운됐고요. 사내 방송으로 랜선을 빼고 컴퓨터
전원을 끌 것을 지시했다고 하는데요. KBS 같은 경우는 홈페이지 접속도 차단됐습니다. 라디오 방송은 음원을 인터넷으로 다운 받아
사용해야 하는데, 인터넷 접속이 안돼 CD를 일일이 찾아서 써야 했다고 합니다. 방송사 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에서는 그룹웨어가
해킹됐고요. 신한은행과 농협도 공격을 받았습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후이즈’(Whois)라는 단체가 “우리가
해킹했다(Hacked by Whois team)”는 메시지를 남겨놓기도 했습니다. 신한은행은 복구가 완료됐는데 농협은 일부 창구
단말기가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다.
1-1. 원인이 뭔가요.
= 방송사의 경우 메인 서버에 연결된
컴퓨터의 부팅영역(MBR)이 지워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MBR이라는 게 컴퓨터를 켜자마자 가장 먼저 읽는 하드디스크
영역인데요. 이게 지워지면 운영체제를 가동할 수가 없게 됩니다. 주목할 부분은 업데이트 관리서버(PMS)에서 악성코드가 유포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겁니다. PMS라는 게 보안 백신 등을 업데이트해주는 시스템인데 백신이 아니라 업데이트를 유호하는 경로로 이용된
거죠.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업데이트 서버 관리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업데이트 서버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는 건데 중앙집중형 보안 시스템의 취약점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2. 북한의 소행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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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북한의 소행이라는 근거는 없습니다. 며칠 전 북한에 인터넷 접속 장애가 있었죠. 북한이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적대세력들의 비열한 행위로 단정한다”고 주장했는데요. 그래서 북한의 보복 테러를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소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예단하기도 어렵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고요. 조선일보는 “북한의 해킹 협박 5일
후에 동시 다발 사이버 테러가 시작됐다”고 단정적으로 보도했습니다. 한겨레나 경향신문 등은 “일각에서 북한의 소행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이고요. 과거 디도스(DDoS) 공격 때나 농협 전산망 해킹, 지난해 중앙일보 홈페이지 해킹 사건
등등 북한의 소행이라는 추정은 많았지만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흔히 북한 체신청 IP에서 공격을 했다고 하는데, 이게 북한에 있는
게 아니라 중국에 있는 서버를 임대 받아 쓰는 거라, 이 가운데 하나가 이용됐다고 해서 북한이 공격했다고 단정짓기는 어렵습니다.
3. 가장 보안이 뛰어나다는 은행까지 뚫렸는데 금융 거래는 안전할까요.
= 오늘 국민일보는
“개인정보가 대거 유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해킹을 당한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 개인거래 이용
계좌가 2400만개 이상인데 예금 탈취 등 대규모 2차 피해가 우려된다는 겁니다. 어제 LG유플러스를 해킹했다고 주장하는 후이즈는
“사용자 계정 등 모든 데이터를 입수했지만 폐기처분했다”고 과시했는데요. 일단 LG유플러스와 신한은행 등을 공격한 해킹 주체가
동일범인지 여부도 밝혀진 바 없습니다.
3-1. 다른 은행들도 공격이 있었다고요.
= 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연합뉴스 보도인데요. 체코 기반의 다국적 보안업체 어베스트에 따르면 어제 국내 주요 6개 은행 홈페이지에
파밍(Pharming) 시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어제 방송사 공격과는 다른 경로인데요. 일본에 서버를 두고 있지만 해킹 공격
자체는 일본이 아닌 중국에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제 방송사 컴퓨터에서는 ‘HASTATI’라는 문구가 발견됐는데 로마군
보병대의 3개 대열 가운데 맨 앞줄 선봉부대, 경보병를 의미합니다. 추가 공격이 있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더욱
강력한 중창병(트리아리)과 기병(에퀴티) 공격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4. 정치권 소식으로 넘어가 볼까요. 정부조직법 개편안이 어제 무산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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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방송에 미련을 못 버리느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ICT(정보통신기술) 전담부처라면서 정작 ICT에는 관심이 없고
말이죠. 어제 막판 쟁점은 지상파 방송의 허가권 문제와 유선방송사업자(SO)과 관련한 사전동의제였는데요. 새누리당은 지상파 방송의
허가추천권을 방송통신위원회가 갖되, 허가권은 미래창조과학부에 줘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도대체 지상파 방송 허가권을 가져가서
뭐하려고 그러느냐 그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SO의 경우 새누리당은 인·허가와 관련 법령 제·개정의 경우에만 방통위의 사전동의를
받으면 된다는 입장인데 민주당은 변경허가에 있어서도 사전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어제도 본회의를 못 열었고요. 오늘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5. 이렇게 어수선한 상황에서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청와대도 고민이 많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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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를 언제까지 비워둘 거냐는 비판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정작 김병관 후보자는 ‘의혹의 화신’이라는 별명까지 붙었습니다. 박
대통령이 임명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의혹이 계속 터져나오면서 청와대도 난처해하는 분위기입니다. 일단 정부조직 개편
먼저 처리하자는 전략인 것 같은데요. 어제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 이야기로는 “김 내정자 임명 철회 기류는 털끝만큼도
없다”는 겁니다. 박 대통령이 그만큼 의지가 확고하다는 거고요. 새로 후보자를 찾더라도 그 사람이 문제가 없다고 보기도 러엽고
일단 강행하는게 낫다는 현실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어제 심재철 최고위원이 “더 이상 대통령을 욕되게
하지 말고 스스로 물러나기 바란다”고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6. 성접대 동영상 논란, 경찰이 동영상을 확보해 사실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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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김학의 법무부 차관을 출국금지 시킨 사실이 일부 언론에 보도. 오늘 조선일보는 1면에 김 차관의 이름을 깠습니다. 이미
법조계와 기자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알려진 내용이기도 했는데요. “김 차관이 지검장 시절 성접대를 받은 동영상이 유출돼 협박을
받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김 차관은 임명된지 며칠도 안 됐죠. “인격을 걸고 그런 일 없다”고 부인해 왔는데, 당초 건설업자
윤아무개씨를 알지도 못한다고 했다가 알기는 한다고 시인한 상태입니다. “동영상 관련 사실을 보도하면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해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습니다. 검찰도 충격을 받고 청와대도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7. 짝퉁 전문병원이 많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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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보도인데요. 무슨무슨 전문이라는 광고가 많죠. ‘전문’이라는 용어에서 오는 혼란과 과도한 마케팅으로 인한 인식의 혼선이
있다는 겁니다. 정작 전문병원으로 지정된 병원은 잘 알려져 있지 않고요. 전문병원이 아닌 병원이 전문이라는 단어를 병원 홍보에
쓰면 위법인데요. 규제할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전국적으로 전문병원은 척추 17곳, 산부인과 13곳, 관절 10곳, 재활의학과
10곳 등입니다. 심장, 신경과, 신경외과, 유방과는 각각 1곳씩이고요.
8. 성미산이 또 시끄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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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사람 이롭게 하라는 홍익대가 주민들을 괴롭힌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서울 마포구 유일한 자연숲, 2014년까지
10만평방미터 규모의 생태공원 조성이 추진되고 있는 곳입니다. 홍익대가 성미산에 외국인 기숙사를 추진하고 있는데 주민들은
환경파괴가 불 보듯 뻔하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3년 전에는 사범대 부속 초중등고등학교를 이전하려다 마찰을 빚기도 했죠. 점거
농성도 있었고요. 결국 학교는 들어섰는데 그 과정에서 구청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9. 3000원 주고 산 그릇이 알고 보니 25억원짜리더라는 기사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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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미국 뉴욕 중고 장터에서 3달러를 주고 구입했는데 이게 알고 보니 1000년 전 960~1279년 중국을 지배한
송나라 시절의 ‘딩(定)’이라는 겁니다. 송대의 자기 제작소들 가운데 5대 명요(名窯)가 있는데 딩은 그 중 송나라 북부,
오늘날의 허베이성에 있던 정요(定窯)의 작품들을 말합니다. 경매업체인 소더비에 내놓았는데 지난 19일 무려 222만5000달러에
낙찰됐습니다. 비슷한 형태의 도자기가 영국의 영국박물관에서 전시돼 있다고 하죠.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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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행복연금이란 말이 언론에 자주 나와서 무슨 말인가 하는 분들 많을 텐데요. 기초노령연금과 국민연금을 합친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 대선 공약이었죠. 기초노령연금을 두 배 인상하겠다고 했는데 일단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통합하되 기금은 따로 운영됩니다.
단순히 이름만 합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10-1. 국민연금 가입한 사람과 가입하지 않은 사람, 형평성 논란도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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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 기준은 크게 4개 집단으로 나뉩니다. 소득 하위 70% 노인 가운데 국민연금 미가입자는 20만원, 국민연금 가입자는
14만원에서 20만원까지 차등지급됩니다. 또 소득 상위 30% 노인 가운데 국민연금 미가입자는 4만원, 가입자는 4만원에서
10만원까지 차등지급됩니다. 내년 7월부터 지급될 예정인데요. 소득 하위 70%의 경우 국민연금 가입자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죠. 미가입자는 온전히 20만원을 챙겨갈 수 있지만 국민연금 가입자는 가입기간에 따라 14만~20만원을 받게 돼 있습니다.
10-2. 재원 마련 대책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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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균 위원장은 어제 “인수위에서 나온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통합이라는 단어에 우려가 크다, 통합은 좋지만 재정 통합은 절대로 안
된다, 주머니(재정)만 확실히 분리된다면 관리·운영하는 데 방해될 건 없다”고 말했는데요. 최근 국민연금 임의 가입자가 대거
이탈하기도 했죠. 기초연금 재원은 국민연금과 별개로 국고와 지방비로 충당한다는 계획인데 구체적인 내용은 없고요. 사회적 합의가
관건이 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