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검찰이 어제 외환은행을 압수수색했네요.
= 검찰이 시중은행 비리를 직접 수사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대출 금리를 끌어올려 181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데, 이게 고스란히 론스타 펀드의 먹튀 자금이 됐겠죠. 중소기업 고객을 유치해 영업하는 은행이 ‘갑’의 지위를 남용해 금리로 장난을 친 건데요. 가뜩이나 정권 초기 시범 케이스로 찍히는 분위기입니다. 청와대도 경제민주화 운운하면서 발빠른 수사를 촉구하고 있고요. 이밖에도 신세계 그룹의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포스코·현대하이스코 등 5개 철강기업 담합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1-1. 대출금리를 어떻게 올렸다는 건가요.
= 본점 차원의 지시로 조직적으로 가산금리를 인상했다는 겁니다. 지점별 목표수익률을 설정하고 목표에 못 미치는 지점은 대출 가산금리를 올려 돈을 더 뜯어내도록 종용했다고 하는데요. 대출 금리라는 게 기본금리에 대출자의 신용도, 담보 여부 등을 고려한 가산금리를 붙여 책정되는데, 가산금리를 인위적으로 높게 잡았다는 겁니다. 짚고 넘어갈 부분은 2007년 2월부터 2011년 7월까지 론스타가 여덟 차례에 걸쳐 현금으로 배당을 받아간 돈이 자그마치 1조7099억원에 이른다는 겁니다. 배당을 늘리기 위해 무리수를 뒀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2.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이번에는 숨겨뒀던 주식이 나왔네요. 왜 숨겨둔 건가요.
= “청문요청서를 짧은 시간에 작성하다 보니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는데요. 문제는 KMDC라는 회사가 이명박 정부 실세였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뒤에서 돌봐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업체. 일부러 숨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민주통합당은 명백한 위증이라고 강력히 반발. 그런데도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3. 박근혜 대통령 깨알 리더십이라는 말이 있네요.
= 한겨레는 깨알 리더십이라고 하고 동아일보는 담임선생님 리더십이라고 합니다. 시시콜콜 사소한 일까지 챙기는 깨알 같은 리더십에 공직사회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게 한겨레 보도고요. 디테일에 강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지시 사항이 지나치게 미시적이어서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불만이 많다는 겁니다. ‘만기친람(萬機親覽·온갖 정사를 친히 보살핌)’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실제로 인사 하루 전에 신원조회 요청을 해서 청와대 인사 시스템이 유명무실하게 됐다는 비판도 있고요. 청와대 인사가 일개 회사 인사보다 못하다는 평가도 있고. 나홀로 인사의 한계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3-1. 책임장관제를 하겠다는 공약이 있었는데. 결국 강력한 대통령제로 가는 거 아닌가요.
= 청와대 관계자 이야기는 “대통령제에서 책임장관제는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책임 있게 실천한다는 의미”라고 엉뚱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뜻과 별도로 장관이 마음대로 하라는 건 아니다”, 그렇게 못을 박았습니다.
4. 이틀 뒤면 식물 헌재, 이건 무슨 이야긴가요.
= 이동흡이란 이름 오랜만에 들어보실 겁니다. 지난달 13일, 이명박 정부 일주일을 남겨둔 시점에서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죠. 그 뒤로 후보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 소장이 임기 만료로 물러난 지 59일째입니다. 소장 직무 대행을 맡아온 송두환 재판관도 이틀 뒤인 22일 퇴임하는데요. 헌재 재판관은 모두 9명, 소장도 없이 한동안 7인 재판관 체제로 운영될 텐데 재판을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헌 결정을 하려면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7명으로는 심리를 할 수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5. 카드깡, 상품권깡, 그런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는데, 티머니깡이라는 게 있네요. 게다가 초등학생들이 한다고요.
= 선불식 교통카드를 가져가서 돈을 빼낸다는 겁니다. 500원의 수수료를 낸다는 건데요. 이런 걸 해주는 곳도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게 어렵지 않다는 겁니다. 편의점에 가서 환불해달라고 하면 500원을 빼고 나머지를 현금으로 준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이걸로 PC방을 가거나 게임머니를 사거나 한다는 거죠. 어제 SBS 보도인데요. 티머니 관리 업체 직원 이야기로는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서 요청만 하면 환불 해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웃고 넘어가기에는 좀 아슬아슬하네요.
6. 차명거래를 전면 금지한다는 이야기가 있나봐요.
= 최근 금괴 구입이 늘어난다고 하는데 이런 기사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하경제 양성화 차원에서 차명계좌와 차명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금융실명제 개편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합니다. 헤럴드경제 보도인데요. 경제 전반에 메가톤급 파장이 예상된다는 겁니다.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의 보고서에 이런 내용이 있다고 하죠. ”지하경제 자금 은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금융실명법상 차명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해 처벌하고, 민사법적으로도 무효화하는 취지로 제도를 개정해야 한다.“ 역대 정부에서도 시도는 했으나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는데 박근혜 정부가 얼마나 의지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7. 1억원 기부를 하고 나서 사과문을 냈다, 이건 무슨 이야기인가요.
= 1억원을 기부해서 화제가 됐던 현대중공업 직원이 있었는데. 현대중공업이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선행을 알렸습니다. 달마다 급여의 일부를 떼어 모았고 그의 아내 역시 건설현장에서 부업한 돈을 보탰다는 눈물겨운 사연, 신문 방송에서 소개도 됐는데. 그런데 어제 울산 지역신문에 이 사람이 낸 사과문이 떴습니다. “아들이 직장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합당하지 못한 수입이 생겨 그 처리를 고심하던 중에 사회 환원을 결심했고 그래서 기부를 하게 됐다”고. 알고 봤더니 이 사람 아들이 공문서 위조로 징역 2년6개월은 선고 받아 정상참작을 위해 그동안 부당하게 챙긴 돈을 토해낸 겁니다. 현대중공업도 황당했을 거고. 기자들과 독자들도 속은 겁니다.
8. LTE 요금제 어쩐지 비슷비슷하다 했더니 담합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네요.
= 담합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렇게 요금제가 같을 수 있느냐는 건데요. LG유플러스가 LTE 데이터 무한자유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발표한 뒤 KT와 SK텔레콤도 거의 거의 똑같은 내용의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를 내놓았죠. 어제 참여연대가 “이것을 부당한 공동행위 내지 담합이 아니면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겠느냐”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를 했습니다. 단말기 보조금을 규제하는 걸로는 안 되고 폭리와 담합 구조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겁니다. 제가 어제 KT 관계자와 통화를 했는데, “베끼기 논란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담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9. 스마트폰 노환 증후군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네요.
=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스마트폰 사용자가 3300만명, 전체 휴대전화 가입자의 61% 수준입니다. 근골격계 통증과 시력 저하를 수반하는 ‘VDT(visual display terminal) 증후군’과 목을 구부리는 자세에서 비롯된 ‘거북목 증후군’ 등 부작용이 많다고 하는데요. 문제는 애들입니다. 팝콘 브레인 현상이라는 게 있는데 한창 뇌가 발달하는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이라고 합니다. 스마트폰에 중독되면 우측 전두엽의 활동이 둔화돼 현실에 무감각해지고 주의력이 크게 떨어져 팝콘처럼 강한 자극에만 반응하는 현상을 보인다는 겁니다. 깜빡이는 불빛에 맞춰 손뼉을 치거나 발을 구르는 실험을 했더니 반응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더라고 하죠.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 손주 돌보미 사업이 어제 뜨거운 화제였습니다. 12개월 미만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에게 달마다 40만원씩을 지원하겠다는 건데요. 조윤선 여성부 장관의 한 말이 일파만파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예산도 책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던져본 성격이 강한데요. 검토한지 1주일도 안 됐다고 하죠. 대상도 확정 안 됐고요. 언론이 먼저 치고 나가자 여성부 공무원들도 당황해하는 분위기입니다.
10-1. 취지는 좋은데, 뭐가 문제인가요.
= 취지는 좋습니다. 다만 손주를 실제로 돌보지 않으면서 돈을 부정수급하는 문제에 대한 대책이 없고.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서초구에서는 할머니가 손주 돌보미를 신청하면 면접과 25시간 전문교육을 거쳐 매월 최대 40시간을 기준으로 시간당 6000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서초구는 원래도 유아돌보미를 파견하고 있는데, 이를 조모가 대신 하겠다고 신청할 경우 조모에게 파견 돌보미와 같은 시급을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손주 돌보미 서비스를 1만7000여가구가 이용하면 40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일단 예산이 없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엄마가 키울 경우 양육수당이 월 20만원인데, 할머니가 아이를 본다면 월 40만원의 정부예산을 지원받게 되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도 있고요.
10-2. 역차별 논란도 있네요.
= 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기지 못하는 가정을 역차별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일찍 별세를 했거나 멀리 떨어져 사는 경우도 있을 거고요. 할머니에게 육아를 의지하는 것은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근본 대책이 아니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가정불화를 조장한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는데, ”나라에서 돈 준다는데 왜 안 돌봐주느냐“라는 갈등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단순히 돈으로 해결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양육이라는 가치를 다시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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