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첫 소식.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결국 통과됐네요.
= SO, 유선방송 사업자 관련 업무를 어디로 가져가느냐를 두고 지루한 협상을 계속했는데 결국 미래창조과학부로 넘기기로 했습니다. 소(SO)는 누가 키우냐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는데 결국 미래부가 키우게 된 거죠. 원래 지지난주, 방송통신위원회에 남겨두기로 여야 잠정합의까지 끝냈다가 청와대에서 안 된다고 하자 여야 대표들이 멘붕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어제 제가 우원식 민주당 수석원내부대표와 통화를 했는데, “대통령이 자존심을 걸고 고집을 부리는데 야당이 끝까지 버티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겁니다.
1-1. 사실 국민들은 별 관심 없는 주제인데요. 어렵기도 하고.
= 네. 나름 중요한 뉴스인데, 오늘 아침 신문을 보면 김연아 우승 소식에 기사가 밀린 느낌입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국민 대부분이 TV를 옥상 안테나로 보는 게 아니라 케이블이나 위성으로 보죠. 그 비율이 90%가 넘는데, 케이블 회사들을 흔들면서 방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논란의 핵심입니다. 어제 합의에서는 일단 미래부로 넘기고 방통위에 견제 장치를 둔다는 건데 형식적인 절차라는 이야기도 있고, 방통위가 옥상옥이 될 거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민주통합당은 이 정도면 잘 한 거다, 그렇게 위안하고 있는데, 질 수 없는 싸움에서 졌다는 비판도 많습니다. 조선일보는 “ 그나마 내놓은 결과물을 보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헌정초유의 식물정부를 만들어놓고 시간을 끌었는지 알 수가 없다”면서 압박을 하고 있고. 중앙일보는 “박근혜 대통령이나 여야 모두에 이득보다는 정치적 손실을 남겼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이나 한겨레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합의 결과에 실망을 드러내면서도 민주당을 비판하는 데는 조심스러운 모습이랄까요.
2. 4대강 사업과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에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죠?
= SO를 내주고 국정조사를 받은 셈인데요. 새누리당이 그만큼 다급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국정원 사건의 경우 검찰 조사와 무관하게 국정조사를 한다는 건데, 두 사건 모두 휘발성이 강해 박근혜 정부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상설 특검을 도입하기로 한 것도 눈길을 끄는데요. 검찰 개혁의 신호탄이 될 거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조사하는 특별감찰관제를 도입하고 대검중수부를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3. 국정원 댓글 논란, 국정원장 지시가 있었다는 보도도 있네요.
= 한겨레가 입수한 진선미 민주당 의원 자료.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이라는 문건에 “선거가 끝나면 결과를 뒤바꿀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원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 특히 종북 세력이 선거정국을 틈타 트위터 등을 통해 허위사실 유포로 국론 분열을 조장하므로 선제적 대처를 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있습니다. 국정원 인트라넷에 올라있던 내용이라는데요. 국정원 직원이 썼던 댓글도 이런 지시를 따른 것이라는 게 한겨레 분석입니다. 국정원법에는 국정원이 국내 정치에 개입하는 걸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4. 어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만났네요?
= 지난 보궐 선거 때 박원순 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했죠. 박 시장이 정치적 빚이 있는 셈인데, 어제는 특별한 조언을 하지는 않은 것 같고 박 시장이 요즘 인기가 치솟고 있기 때문에 일단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만남도 안철수 전 교수 쪽에서 요청했다고 하고요. 다만 냉정한 평가도 많습니다. 한겨레는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고 어제 강북에서 가장 큰 교회라는 노원순복음교회를 찾았죠. “사람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다 간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중앙일보는 “절박함이 묻어난다”며 비꼬고 있습니다. “교회 나오지도 않으면서 (선거 때 되니까) 인사한다고 오는 건가”라는 반응도 있었다고 합니다.
5. 야간자율학습을 안하면 밥 안주는 학교가 있다고요.
= 일산의 한 고등학교. 야자를 1주일에 사흘 이상 하지 않는 학생에게는 저녁밥을 아예 주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학부모에게 보낸 가정통신문에서 “주 3회 이상 자율학습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은 석식을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고 합니다. 학부모들은 “학교가 저녁밥을 안 주는 치졸한 수단을 이용해 야자를 강제하고 있다, 저녁밥 챙겨주기 힘든 맞벌이 부부는 어떡하란 말이냐”고 비판하고 있고요. 일부 학생은 저녁시간에 인근 편의점에서 컵라면이나 도시락을 사 먹는다고 합니다. 이 학교는 2008년 한 학급의 도난사고 때 금속탐지기를 동원해 학생들 몸 수색을 해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벌점이 쌓인 학생들을 강제로 해병대 캠프에 보내기도 했습니다. 아무래도 인권 개념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6. 담임 선생님을 안 맡겠다고 해서 기간제 교사들이 담임을 맡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 중학교에서 일하는 기간제 교사 3명 중 2명이 담임을 맡고 있다고 합니다. 학교폭력이 가장 많고, 학생 생활지도가 어렵다고 평가되는 중학교에서 기간제 교사의 담임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요. 67.3%입니다. 초중고 전체로는 45.9%, 절반 수준이고요. 정규교사들이 힘든 담임을 맡는 것을 기피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결국 학교에서 상대적 약자일 수밖에 없는 기간제 교사들이 담임 업무를 떠안게 된다는 겁니다. 오늘 조선일보 보도에서는 회식 때 기간제 교사들이 다른 교사들 대리운전을 하기도 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해고 불안 때문에 눈치를 보게 되기 때문이겠죠.
7. 1000원폰, 알고 보니 40만원, 이런 기사도 있네요.
= 단말기 가격이 많이 낮아졌다지만 1000원에 팔기는 어렵죠. 어디선가 남겨먹는다는 이야기인데요. 요금약정을 가격할인으로 속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해부터 통신요금과 단말기 가격을 분리해 표시하고 있는데, 일부 판매점에서는 젊은 사람들에게는 단말기 보조금을 많이 주고 잘 모르는 중장년 고객들에는 약정할인을 단말기 할인으로 속여 더 비싸게 파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이데일리 보도인데요. 할부원금을 확인하라는 겁니다. 할부원금은 출고가에서 보조금을 뺀 금액인데 24개월 동안 분할납부해야 할 실제 휴대폰 가격을 말합니다.
8. 프리웨어 주의보, 이건 뭔가요.
= 프리웨어라는 건 저작권을 풀어서 공짜로 쓸 수 있게 만든 프로그램인데, 이걸 사들여서 료 프로그램으로 바꾼 다음,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이라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에는 `오픈캡쳐`를 인수한 ISDK라는 회사가 일부 기능을 업그레이드 한 다음 유료 프로그램으로 바고 법적 조치를 남발하고 있습니다. 저작권 위반 통보를 받은 업체들 70~80%가 합의금을 지급했다고 하고요. 거의 깡패 수준인데, 약관을 잘 살피는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9. 람보르기니에 받힌 택시, 얼굴이 하얘졌다는 기사도 재미있네요. 받혔는데도 배상을 해야 된다고요.
= 뒤에서 들이 받았으면 뒷 차 책임인데. 요즘은 100% 과실이 나오는 경우가 없죠. 대개 쌍방과실로 나오는데요. 보험회사 조사에서는 뒷 차 책임이 90%로 나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다음날 보험회사에서 연락이 와서 뒷 차 수리비가 7억2000만원이 나왔다고, 10%면 7200만원을 물어야 한다고 연락이 왔다는 겁니다. 앞 차, 택시 수리비는 170만원 밖에 안 나왔는데, 그럼 뒷 차는 앞 차에 90%인 153만원을 물어주면 되고 앞 차는 과실이 10% 밖에 안 되는데도 7200만원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비싼 차에 부딪히면 잘못이 없어도 덤터기를 쓴다고 하는데, 가장 극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중앙일보 보도. 수입차 수리비가 턱없이 비싼 것도 문제지만 쌍방 과실 제도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 언론의 관심이 많지 않은데요. 경남 진주의 진주의료원이 문을 닫기로 해서 논란입니다.공공의료의 취약한 현실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해 홍준표 도지사 취임 이후 경상남도가 누적된 적자와 방만한 경영 등을 이유로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기로 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누적 부채는 279억여원 정도인데요.
10-1.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병원이라 방만하다는 평가도 있던데요. 아무래도 개인이 하는 병원이라면 이렇게까지 적자가 나지는 않았겠죠?
= 신축 이전에 따른 적자가 크고요. 경상남도는 방만한 경영과 구성원들의 도덕적 해이 등 구조적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낮은 진료비 때문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진주의료원과 비슷한 규모의 종합병원은 1인당 입원진료비는 16만5952원인데 진주의료원은 11만7840원 정도입니다. 적자병원이 문을 닫아야 한다면 서울대학병원부터 문을 닫아야 한다”면서 “적자를 이유로 공공병원 문을 닫게 한다면 남을 곳은 한두 곳뿐”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10-2. 낮은 진료비 때문에 이곳을 찾는 환자들도 많았을 텐데요.
= 기초생활수급대상자인 윤아무개씨, 만성 폐쇄성폐질환을 앓고 있는데요. 수십만원에서 수 백만원에 달하는 진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일반 병원은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의료원에서 월 6만~7만원만 내고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원이 문을 닫으면 당장 갈 곳이 없죠. 다른 병원에서 퇴원을 종용해 이곳으로 옮겨온 환자들도 많습니다. 지난달 26일 폐업을 통보하면서 퇴원이나 전원을 권유하고 있는데 아직 남아있는 환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갈 곳이 없다는 거죠.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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