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아침 신문, 고교생 투신 자살 이야기가 많이 실렸네요.
= 조선일보 기사는 “‘제발 학교 CCTV 좀 제대로’ 왕따 자살 학생의 절규”라는 제목입니다. 한겨레도 1면 머리기사에서 “CCTV도 아이를 지켜주지 못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11일 오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유서에서 가해자들 이름을 공개했는데요. “경찰 아저씨들 학교 폭력은 지금처럼 해서는 100% 못 잡아내요”라는 문구가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같은 사안에 조선일보와 한겨레의 해법이 전혀 다른데요. CCTV 사각지대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하는데 CCTV를 늘리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연합뉴스 등에서는 CCTV를 늘려야 된다, 화질을 개선해야 된다는 등의 해법을 내놓고 있는데. 사각지대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근본적으로 성적 지상주의와 과잉경쟁, 억압적인 교육 시스템의 문제라는 생각도 듭니다.
2. 여성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던 발바리가 잡혔네요.
= 첫 범행 이후 8년만입니다. 심야 귀갓길 여성들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30대 남성을 구속했는데요. 2005년 4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용인과 광주 일대에서 여성 15명을 버스정류장 인근 창고, 공사장, 다리 밑 등으로 끌고 가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미성년자도 7명이나 되는데요. 검거되면 처벌을 약하게 받을 목적으로 강간은 안 했다고 하는데 처벌 수위에 큰 차이는 없다는 게 경찰 설명입니다. 범행 현장 주변 CCTV에 찍힌 용의 차종을 추려서 동일 차종 7만여대를 확인해 범인을 특정했다고 하죠. CCTV가 범죄를 예방하지는 못하지만 적어도 범죄를 잡아내는 역할은 한다는 이야기겠죠.
3. 노령연금 부정수급자들 이야기가 있네요.
= 꼼수도 이런 치사한 꼼수가 없습니다. 소득 하위 70% 65세 이상이면 받을 수 있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월 9만4000원 정도가 나오죠. 그러니까 소득이 상위 30%에 해당하면 못 받게 되는데 이걸 받으려고 재산을 은닉하거나 소득을 축소했다는 겁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부정 수급 건수가 4만8989건이나 되는데요. 1년 전 1만9292건에서 153%나 급증했습니다. 연금을 타내기 위해 명의를 자녀나 손자에게 돌려 놓는 등의 사례가 많았다고 하고요. 2011년까지만 해도 사망신고를 늦게 해 죽은 사람 명의로 연금을 계속 받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난해 적발된 사람들은 절반 정도가 금융 재산과 소득을 허위로 신고하거나, 뒤늦게 재산이 드러난 사람들입니다.
4. 정치권 이슈 살펴볼까요. 박근혜 대통령이 모처럼 청와대 밖으로 나왔네요.
= 중소기업 알티캐스트라는 회사를 방문해서 방송통신 융합 분야를 미래창조과학부에 이관해야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타협과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못을 박기도 했고요. 국회에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유선방송 사업자 인허가 업무를 어디로 가져갈 것이냐를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대통령이 이건 내 맘대로 하겠다고 한 거라서 정치권에서도 당황하는 분위기입니다. 여야 원내대표가 존재감이 제로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SO에 왜 이렇게 욕심을 내는지 모르겠다”는 불만과 함께 “뭔가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고집을 부릴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추측이 나돕니다. 이 회사가 방송용 셋톱박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인데 삼성출신 인사들이 만들고 삼성이 펀딩까지 했던 회사라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가뜩이나 대기업 특혜, 자본의 방송 장악 논란이 나오고 있죠.
5.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임명을 안 했네요.
= 일단 여론을 보는 듯한데요. 정부조직법 개편안과 관련,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전략인 것 같습니다. 만약 어제 임명을 강행했으면 수세적인 상황이 됐겠죠. 그런데 어제 김병관 후보자가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아직 장관도 아니고 민간인 신분인데 국방부 브리핑 룸을 이용할 수 있느냐는 논란이 있었죠. 그래서 기자회견을 할 때 국방부 로고를 가렸다고 하죠. 기자들은 사퇴 기자회견을 하는 줄 알았다고 합니다. “대통령께서 저에게 중책을 맡겨주신 데 대해 감사히 생각한다”고 했는데요. 아직 임명도 안 됐는데. 장관이 된 것처럼 착각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고요. 참 독특한 캐릭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 대표는 “국방장관은 장사꾼이 아니라 민심과 군심을 결집할 진짜 군인이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6. 김재우 방문진 이사장이 사퇴를 했어요.
=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사실상 MBC 사장을 임명하는 자리인데요. 논문 표절이 논란이 돼서 논문 표절이 확인되면 사퇴하겠다고 했죠. 어제 사퇴 직후 단국대가 박사학위 취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김재우 이사장 사퇴로 MBC 정상화가 될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도 사퇴한 뒤라, 새로운 낙하산 인사들이 내려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결국 MBC 김재철 사장의 거취 문제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7. 용산 역세권 개발 사업이 일단 부도는 면했네요.
= 부도를 20여분 남기고 극적으로 회생했습니다. 코레일이 우정사업본부에게 받았던 손해배상금 가운데 일부인 64억원를 시행사인 드림허브에 지급해서 이자를 막았습니다. 31조원짜리 사업이 일단 부도는 막은 상태인데요. 일단 이달 25일까지 버틸 수 있게 됐는데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돌아올 금융이자 222억원을 막아야 합니다. 코레일은 땅값 미수금 2조6000억원을 자본금으로 전환할 테니 삼성물산을 비롯한 민간 출자사들이 나머지 1조4000억원을 부담하라는 입장이고요. 삼성물산 등은 발을 빼고 있습니다. 사업성이 없는 건 분명한데 접게 되면 그 피해도 엄청날 거라, 이른 바 매몰비용 문제가 여기서도 발생합니다. 접을려면 빨리 접는 게 맞는데 말이죠. (여기까지가 어제 상황인데 대한투자신탁이 자금 지급을 거부, 오전 9시에 부도가 날 거라는 보도가 있습니다.)
8.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이 100배 늘었다는 기사가 있네요. 그런데 100% 예방되는 건 아니라고요?
= 일부 병원들이 ’100% 암 예방 가능’ ’55세까지 유효’ 등으로 광고를 하면서 묻지마 접종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경향신문 보도인데요. 사실 이게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게 아니라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인 인유두종바이러스(HPV)의 항체를 만드는 백신입니다. 그런데 이 바이러스가 전체 여성의 80% 이상이 한번 이상 감염되는 흔한 바이러스고 또 쉽게 낫는다고도 하고요. 18~79세 여성 중 34.2%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고 하는데 감염돼 있으면 백신을 맞아도 효과가 없죠.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 건수가 2008년 150여건에서 지난해 1만5000여건으로 4년 새 100배 가량 급증했습니다. 세 차례 맞아야 효과가 있는데 30만~50만원이 든다고 합니다.
9. 페이스북 ‘좋아요’를 보면 그 사람의 성향을 알 수 있다고 하네요.
=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등 연구결과. ‘좋아요’ 클릭 패턴을 분석해 정치적 성향이나 부모의 이혼여부, 심지어 지능지수까지도 알아낼 수 있다는 겁니다. 흑인인지 백인인지 맞춘 비율은 95%, 민주당 또는 공화당을 지지하는지를 맞춘 비율은 85%, 남성 이용자가 동성애자인지 이성애자인지 맞춘 비율은 88%였다고 합니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제니퍼 로페즈 같은 배우를 좋아한다고 눌렀지만 내성적인 사람들은 ‘다크나이트’ 같은 영화를 선호했고요. 또 IQ가 높은 사람들은 영화 ‘대부’, ‘앵무새 죽이기’ 등을 좋아했고, IQ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들은 오토바이 상표 할리데이비슨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이러니까 빅데이터가 빅브라더가 된다는 말이 나오겠죠.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 강남스타일을 부른 가수 싸이가 외국에서는 음원 수입이 수백억원인데 국내에서는 쥐꼬리라는 이야기 들은 적 있을 겁니다. (지난해 10월 조사로는 다운로드가 286만건, 스트리밍이 2732만건이었는데 저작권료가 다운로드는 10.7원, 스트리밍은 0.2원꼴, 총 수입은 3600만원) 음원이라고 하면 흔히 MP3 파일을 말합니다. 컴퓨터로 듣거나 요즘은 스마트폰에 많이 담아서 다니죠. CD 듣는 사람도 별로 없죠. 가수들은 음원 판매가 주 수입원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무제한 스트리밍 요금제 때문에 가수들이 돈을 못 번다고 해서 이 요금제를 없애는 방안이 논의 중입니다. 어제 음원제작자협회 관계자와 통화를 했는데, 새 정부의 역점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라는 겁니다.
10-1. 스트리밍이라고 하면 파일을 다운 받는 게 아니라 인터넷에 접속한 채로 듣는 걸 말아죠?
= 네. 사실 음악 파일 하나 받아서 스마트폰에 집어넣기가 굉장히 번거롭고 불편하죠. 그래서 그냥 듣고 싶은 음악을 바로바로 재생해서 듣는 겁니다. 요즘은 인터넷 속도도 빠르니까요. 문제는 무제한 정액제가 월 몇 천원 수준 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제가 6000원을 내고 무제한 정액제에 가입돼 있으면 싸이 노래를 10번 들으나 100번 들으나 내는 돈은 같으니까요. 수입은 같은데 가수들에게는 곡당 저작권료를 줘야 되니까요. 이게 수입을 일정 비율로 나누는 거니까 싸이가 더 많이 가져가면 다른 가수들이 덜 가져가겠죠.
10-2. 그래서 이제 한 곡 들을 때마다 돈을 받겠다는 거네요?
= 파이 크기는 같은데 싸이가 더 큰 조각을 가져가면 다른 사람들이 먹을 몫이 줄어들게 되니까요. 아예 파이를 키우겠다는 겁니다. 정액제를 폐지하고 종량제로 가겠다는 거죠. 음악 좀 들었다가 요금 폭탄을 맞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겠죠. 물론 선불제니까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이제 음악 한곡 들을 때마다 돈 나가는 걸 생각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사실 문제는 음원 가격이 낮은 것도 있지만 수익 배분 문제도 있습니다. 외국은 3 대 7, 저작권자가 7을 갖는데 우리나라는 6 대 4, 저작권자에게 4밖에 안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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