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거 황사야? 하시는 분들 많았을 텐데요. 어제오늘, 거의 황사 못지 않은 연무가 온다고 하죠?
= 연무는
대기 중에 먼지와 같은 미세한 입자가 떠 있어 공기가 뿌옇게 보이는 현상을 말합니다. 어제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세제곱미터당
최고 200마이크로그램 안팎을 기록해 평상시보다 4배나 먼지가 많았습니다. 1일 발생한 올해 첫 황사 때보다도 미세먼지 농도가
오히려 더 높았습니다. 연무 속 미세먼지는 황사보다도 입자가 더 작아서 코로 들이마셔도 콧속에서 걸러지지 않고 바로 폐로 들어가기
때문에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배출도 안 되고 몸 안에 쌓이는데 이게 또 중금속에 질산염, 탄소화합물 등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라. 서울 공기가 제주만 해도 평균 수명 3년 길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올 정도입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아침 운동을 자제하고 노약자나 호흡기 질환자는 외출할 때 꼭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2. 오늘 세계 여성의 날인데요. 2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처음으로 남성을 따라잡았다, 이런 뉴스가 있는데. 30대 여성 취업률은 오히려 급격히 떨어진다는 뉴스도 있네요.
=
지난해 2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2.9%로 20대 남성을 0.3% 포인트 차이로 앞질렀습니다. 남녀 경제활동률이 뒤집힌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대학 진학률도 여성이 더 높습니다. 지난 2009년 82.4%로 81.6%를 기록한 남성을 추월한
뒤 4년째 역전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30대로 넘어오면 확 줄어듭니다.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6%로 30대 남성 93.3%의 3분의 2 수준에 그쳤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출산·육아로 인해 일자리를 떠나는 데다 한 번 떠난
뒤에는 쉽게 돌아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인데요. 전체 연령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보면 여성은 49.9%로 남성보다
23.4%포인트 낮습니다. 고용률 기준으로는 15~64세 중 취업자의 비율이 53.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
회원국 평균(56.7%)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고. 대졸 여성들만 따지면 60.1%로 회원국 중 꼴찌(33위)입니다.
3. 오늘 아침 신문, 박근혜 대통령과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악수하는 사진이 쫙 깔렸네요.
= 네. 사진 제목이 대부분 “웃고 있지만”이라고 달렸습니다. 국가조찬기도회에서 만났을 뿐 별다른 이야기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고요. 여전히 정부조직법 개편안은 교착 상태입니다.
3-1. 어제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직권상정을 제안했죠?
=
여야 합의가 안 되니까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하고 표결로 처리하자는 건데 날치기 꼼수라는 비난이 쏟아집니다. 민주통합당은 논란이
되는 방송 부분만 빼고 처리하자는 입장이고요. 오늘 조선일보 반응이 재미있는데요. “국회 선진화법 주도해놓고, 그 덫에 걸린
새누리당”이라는 제목의 기사. 지난해 이 법을 통과시키면서 50% 다수결 원칙을 60% 다수결 원칙으로 바꿨죠. “현재 국회
재적인 297명 중 149명만 있으면 쟁점 법안을 직권 상정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었는데 선진화법이 그 문턱을 179석으로 높여
놓았다”면서 “과반의석 갖고도 식물국회를 자초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어제 이인제 의원은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국회가
하수구가 없는 부엌처럼 돼 버렸다”고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죠. 날치기라도 하고 싶은데 그게 안 되니 답답한 모양입니다.
4. 오늘 김병관 국방부 장관 청문회. 새 정부 인사청문회의 하이라이트가 될 거라고 하죠?
=
의혹 종결자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의혹을 다 정리하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한겨레는 무려 33가지 의혹을 정리해서 신문 한
면을 가득 채우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투기 의혹에 로비스트로 활동한 의혹, 위장전입은 기본이고. 다운 계약서, 세금 탈루 등 인사
청문회에서 나오는 웬만한 종목이 모두 포함된 상태입니다. “군 자살은 개인 문제다” “한국 젊은이 대부분이 좌파 교육을 받았다”
등의 발언도 논란이 되고 있고요. 새누리당은 능력 중심으로 보겠다는 입장이고 민주통합당은 로비스트와 리베이트 의혹을 철저하게
파헤치겠다는 입장. 최악의 경우 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박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도 있습니다. 야당도 새 정부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판을 의식해 정부조직법 개편안에 화력을 집중한다는 전략이고요.
5. 이명박 정부의 비밀 기록을 박근혜 대통령은 못 본다는 기사는 뭔가요.
=
청와대 기록 1088만여건 가운데 어찌된 일인지 비밀기록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일반기록과 비밀기록, 지정기록으로 나뉘는데.
비밀기록은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볼 수 있고 지정기록은 대통령도 볼 수 없고 일정 기간 이후에만 볼 수 있는데.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가안보나 외교 등에 관련된 비밀 기록을 모두 봉인해버렸다는 겁니다. 비밀기록을 '지정'으로 분류해 봉인한 게 아니라,
기록 자체를 남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옵니다. 중앙일보는 혹시라도 폐기했다면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핵문제 같은 중대한 사안에 있어서 차기정부가 참고할 기록이 없어져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있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나 BBK 의혹 등 의혹이 드러나는 걸 막기 위해 국가의 중요 기록물을 폐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옵니다.
6. 담뱃값에 이어 술값도 오를 거라고 하네요.
=
담뱃값을 2000원 인상하는 지방세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죠. (호주만 해도 한 갑에 미화 17달러, 캐나다는 10달러다.
담뱃값은 2004년 500원 올린 이후 10년 가까이 오르지 않았습니다.) 어제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주류에도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나는 술을 못해 그런지 몰라도 우리나라 음주문화에 한이 맺혀 있다. 이런
음주문화를 계속하는 한 지구상에서 가장 비민주적인 나라로 남을 수 있다.” 진 후보자 책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하죠. (저소득
계층이 담배를 많이 피운다는 통계도 있는데요. 대졸 이상 흡연율은 48.0% 초등학교 이하는 66.8%. OECD 22개 국가 중
그리스에 이어 2번째로 높은 흡연율입니다.) 정부가 국민 건강을 우려해서 담뱃값·술값을 올리는 게 아니라, 복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서 간접세 인상'이라는 손쉬운 방법을 택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옵니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흡연율이 높다은 건 사실이지만
가난한 사람들이 담배를 피워서 암에 걸리면 자신들이 낸 돈으로 치료하라는 꼴이라는 비판도 있고요. 수많은 증세 방안 중 '간접세
인상'은 가장 마지막에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7. 막말 판사가 논란인데요. 좀 심하긴 하네요.
=
피고인에게 “초등학교 나왔죠? 부인은 대학 나왔다면서요. 마약 먹여서 결혼한 것 아니에요?”라고 했다고. 지난해에는 “늙으면
죽어야지”라고 막말을 한 판사가 견책 처분을 받은 적도 있었죠. 진상 조사를 하고 신속하게 법관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여부를
논의하고 '법정언행 컨설팅'도 실시한다고 하는데요.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막말도 논란이 되지만 판사들의 고압적인
태도.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도 논란이 됐지만 전관예우 문화, 좋은 변호사를 써야 대접을 받고 훈계하는 듯한 태도 등이 막말 못지
않게 상처를 주는 것 같습니다.
8. 영화감독으로 변신했던 심형래씨가 결국 파산 선고를 받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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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법원이 최종 파산선고. 초췌한 모습으로 나타나 “앞으로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신지식인 1호로 선정되기도
하고. 2007년 ‘디워’를 만들어 헐리우드에 진출하기도 했죠. ‘라스트 갓파더’가 흥행에 참패하면서 회사와 집이 압류되고 직원들
월급도 못 주는 상황이 됐다고. 지난해 8월에는 심 씨 부부 소유의 타워팰리스 아파트(102평형)가 경매로 나와 40억원에
낙찰됐습니다. 영구아트무비 직원 43명의 임금과 퇴직금 8억여원을 지급하지 않아 법원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을 선고받기도 했다. 면책 결정이 내려지면 채무가 면제돼 심씨가 활동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9. 지난해 열렸던 여수 엑스포, 음악값만 1억2000만원이 들었다는 기사가 있네요.
=
“그냥 흘러나오는 음악 아니었어?”라는 제목의 기사인데요. 지난해 5월~8월, 석달 동안 열렸던 엑스포. 음악을 무단사용했다는
이유로 소송에 휘말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1억2000만원을 물어줬다고 합니다. 국가 행사를 개최한 공적 기관이 음악 저작권 침해
문제로 소송에 휘말린 것도, 돈을 물어준 것도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음저협은 작곡·작사가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방송·유흥주점·행사장 등에서 음악 사용료를 받는 단체입니다.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 비의 '레이니즘' 등 가요와 팝송
1100여 곡을 틀었다고 하죠. 당초 10억원을 요구했는데 조직위는 그렇게 못 낸다고 맞서서 결국 법원으로.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
며칠 전 박시후씨 성폭행 사건이 뜨거운 화제였는데요. 대부분 언론이 가십 위주로 다루고 있지만, 성폭행 공방의 진위를 가리는데
카카오톡 메시지가 증거자료로 활용됐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특히 논란이 되는 건 휴대전화에서 메시지를 지워도 카카오 서버에는 이
메시지들이 그대로 남아있고 경찰이나 검찰이 요구하면 그 기록을 내준다는 거죠.
10-1. 내가 지운 메시지가 서버에 그대로 남아있다? 좀 꺼림칙하기도 한데요. 그걸 왜 저장하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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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는 카카오톡의 메시지 내역을 평균 5일 동안 보관하는데요. 데이터베이스 교체 주기에 따라 짧게는 3일 길게는 열흘 이상
메시지 내용이 남아있게 됩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가 수신된 메시지를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 5일 안팎의 기간 동안
메시지 내용을 서버에 보관하고 있다"며 "공식적인 압수수색 검증 영장을 발부해 이에 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장만 가져오면
그대로 내준다는 거죠. 논란을 의식한 듯. 공식적인 압수수색 영장을 제외한 경찰의 수사요청 등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고요.
이용자가 메시지를 확인하면 서버에서도 바로 삭제하도록 시스템을 바꾸겠다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10-2. 카톡 말고 문자 메시지는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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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문자메시지 내용을 서버에 보관했었지만 메시지 내용 유출에 대한 논란 때문에 지난 2006년부터 내용을 일체 보관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누구와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았는지 사용 내역에 대한 기록은 1년간 보관됩니다. 무엇보다도 문제가 되는 건
해킹 위험입니다. 미국에서는 에버노트라는 클라우드 메모 서비스가 해킹 당해 5000만명이 피해를 입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사용자가 많은데요. 내가 남겨둔 메모와 사진, 녹음 파일을 누군가가 그대로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는 거죠.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고 더 많은 정보를 웹에 저장하게 되면서 개인정보 보안위험도 늘어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