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한문 앞 농성촌에 불이 났네요?
= 어제 새벽 5시30분께, 시청광장 맞은 편 덕수궁 대한문 농성촌에 방화로 짐작되는 화재가 발생해 설치된 천막이 불에 탔습니다.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와 용산 참사 진상규명위원회 강정마을 대책위원회 등이 지난해 4월부터 농성을 하고 있는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천막을 다시 설치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예상됩니다. 중구청은 오는 8일 철거를 집행하겠다는 예고장을 보낸바 있습니다. 방화 용의자가 잡혔는데 뚜렷한 직업 없이 찜질방에서 지내던 50대 남성이라고 하죠. 조선일보와 한국경제 등은 “덕수궁 화마”, “하마터면 제2의 숭례문 될 뻔”이라면서 방화사건인데도 농성 참가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입니다. 천막 철거도 중요하지만 왜 이들이 1년 가까이 농성을 계속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2. 주한미군이 경찰과 추격전을 벌였다고요.
= 술 마시고 추태를 부리는 거야 우리 국민들도 일상다반사지만, SOFA(주한미군 주둔지위협정)을 둘러싼 논쟁이 재연될 것으로 보입니다. 2일 저녁 서울 이태원동에서 미군이 총을 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출동했는데 검문을 거부하고 도주하던 도중 주차돼 있던 차량을 치고 도망갔습니다. 미군이 총을 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BB탄을 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시속 150km 이상으로 도주하다가 성수동 인근에서 붙잡힐 뻔했으나 경찰을 향해 차량을 돌진했다고 하죠. 경찰은 무릎을 다쳐 입원 중입니다. 경찰이 실탄을 발사했고 운전하던 미군이 총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2-1. 미군들은 부대로 도피했다고 하죠?
= 부대까지 경찰이 쫓지는 못하니까요. 부대로 돌아가서 어처구니 없게도 아랍인에게 총을 맞았다고 했다고 하죠. SOFA 22조에 “피의자의 신병이 미군에 있으면 모든 재판 절차가 종결되고 대한민국 당국이 구금을 요청할 때까지 미군이 구금을 계속 행한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미군의 협조가 없이는 조사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어제도 일부 용의자들이 조사를 받으러 나왔는데 미군대표부 등이 안 왔다는 이유로 정식 조사를 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현행범으로 체포했을 때에는 1차적으로 초동수사를 할 수 있지만 현행범으로 검거하지 못하면 미군이 경찰의 출석요구에 응해야 본격적인 조사를 할 수 있습니다.)
3.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 기업이죠? 경찰이 효성그룹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요.
= “전 정권 사정 신호탄”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오늘 경향신문 1면, 파장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조현준 전 효성 사장. 550만달러 횡령으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받았는데 지난 달 설날 특사에 포함돼서 논란이 있었죠. 이 전 대통령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의 사촌동생인데. 청와대는 친인척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민법 769조에는 인척을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혈족, 배우자의 혈족의 배우자”로 규정하고 있어서 엄밀하게는 친인척이 아니긴 합니다만 말 장난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죠.) 효성그룹 비자금 의혹은 이명박 정부 초기, 2008년부터 계속 제기됐는데, 수백억원의 부외자금(장부에 기재되지 않은 자금)을 찾아냈는데 흐지부지 끝났죠. 경찰이 계열사 납품 가격을 과다하게 책정하고 차익을 돌려 받아 적립하는 수법으로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입니다.
4. 정치권 소식 살펴볼까요.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네요. 취임 일주일 만인데요.
=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을 두고 여야 대립이 계속되고 있죠. 조선일보 1면 제목은 “청와대 회동도 무산, 정치는 없다”, 한국경제는 “방통융합과 방송장악, 그들만의 싸움”이라고. 빨리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 묻어납니다. 오늘 박근혜 대통령이 10시에 담화문을 발표할 건데요. 청와대 관계자 말로는 “더 이상 양보나 정치적 거래는 없다”는 겁니다. 국민을 상대로 직접 호소하는 전략, 방송을 장악하려는 의도는 없다, 새 정부가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메시지를 담을 것으로 보입니다. “야당이 압박으로 느낄 수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정말 낮은 자세로 호소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한겨레는 “ICT(정보통신기술) 경부고속도로에 대한 강한 집착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고요. 한강의 기적을 만들겠다는 건데. 독임제 부처가 방송 인허가를 맡게 되면 언론을 길들이는데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5. 오늘 최대 화제는 역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정치 재개가 되겠네요. 벌써부터 떠들썩하죠?
= 삼성 비자금 사건을 폭로했다는 이유로 의원직을 상실한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 노원병에 출마하기로. 경향신문은 “그가 돌아온다”는 제목을 내걸었는데. 동아일보는 “안철수, 정치실종 틈 파고들다”는 제목으로 민주통합당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야당이 엉망이니까 다시 안철수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일 텐데요. 한겨레도 “민주당 부진에 박근혜 대항마로 승부수”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노회찬 전 의원이 소속돼 있는 진보정의당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요. 노회찬 부인이 대리출마할 거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정치복귀의 첫 선택지가 노원병이라는 건 유감”이라는 논평도 있었고요. 일단 출마만 하면 될 거 같으니까 거저 먹으려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죠. 진보정의당 입장에서는 날벼락을 맞은 느낌일 겁니다.
5-1. 노회찬 전 의원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했다고 하는데 이야기가 좀 다르네요.
= ”의원직 상실에 대한 위로의 말이 오갔을 뿐 출마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고 합니다. 안철수 쪽에서도 시인했고요. 한편 이처럼 야권이 분열돼 후보가 난립할 경우 새누리당에 의원직을 헌납하게 되는 결과가 될 거라는 게,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의 분석입니다. 한국일보 보도인데요. 야권 단일화가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후보도 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한편 새누리당은 신중한 입장입니다. 섣부르게 나섰다가는 역풍이 불 수도 있고. 야권 분열을 지켜보면서 반사이익을 누리겠다는 생각일 수도 있겠죠.
6. 육사 전성시대라는 말이 나오네요. 어제 국가정보원장 인선이 있었는데 역시 육사 출신이라고요.
= 남재준 전 육군참모총장.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내정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 안보 트리오라고 하는데, 모두 육사 출신입니다. 북한을 주적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라 대북 강경론에 힘이 실릴 것 같습니다. 부하와 회식 때도 애국가를 부른다고 하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는 “정중부의 난(군사 반란)이 왜 일어났는지 아느냐”는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도 반대했던 사람입니다. 중앙일보는 “돌직구”, 동아일보는 “원칙적 보수”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조차도 “원칙을 중시하지만 사교성과 융통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할 정도입니다.
7. 구미에서 또 불산 누출 사고가 있었네요. 이번에는 LG라고요.
= 2일 오후 LG실트론 구미2공장에서 불산과 초산, 질산을 섞은 혼합산 30∼60리터가 유출됐습니다. 지난해 9월 구미시 휴브글로벌(5명 사망, 18명 부상, 주민 600여 명 대피) 사고와 지난 1월 경기도 화성시 삼성전자(1명 사망, 4명 부상) 사고에 이어 몇 달 사이에 벌써 세 번째입니다. 이번에도 회사쪽에서 쉬쉬하려다 문제를 키울 뻔 했는데요. 사고 발생 26시간 만에 익명의 내부 제보자에 의해 알려졌습니다. “유출된 양이 적고 인명 피해가 없었으며 공장 밖으로 유출되지도 않아 신고하지 않았다”는 건데요.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7-1. 삼성전자 공장이 총체적 안전부실이라는 뉴스도 있네요.
= 불산 누출사고가 있었던 그 화성 공장에서만 1934건의 위법 사례가 드러났습니다.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장소 등에 위험물 누출에 대비해 중화 시설을 갖춘 배기 시설을 설치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이번 불산 사고 당시에도 일반 송풍기를 통해 불산이 바깥으로 누출됐다고 합니다. 일부 장소에서는 부실한 보호 장비를 사용한 것도 논란이고요. 삼성전자는 어제 녹색기업인증을 자진반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8.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지수와 체감지수가 많이 달랐죠? 현실에 맞게 개편한다고 하네요?
=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 그런데 체감 물가는 훨씬 높았을 겁니다. 주식인 쌀(9.6%)을 포함해 농산물 가격이 8.7%나 급등했죠. 통계청이 서민 부담이 커진 먹거리와 통신비의 가중치를 높이는 반면 무상복지 혜택을 받는 유치원비 등은 지수 산정 품목에서 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은 매달 481개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조사한 뒤 품목별로 각기 다른 가중치를 반영해 소비자물가지수를 산출합니다.
9. 20대 남성과 70대 여성 우울증 환자가 늘었다고요. 이유가 뭔가요.
= 국민건강보험공단 분석 결과. 10만 명당 환자는 70대 여성(4178명)이 가장 많았고. 20대 남성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2007년 377명에서 2011년 481명으로 연평균 5.1%(약 22%)씩 늘었습니다. “경제력 상실, 신체기능 저하, 배우자 사별로 인한 여성 노인의 스트레스가 극심한 수준”이라는 설명입니다. “젊은 남성의 취업난과 결혼 문제, 경제적 불안이 환자 증가의 원인”이라고 하고요. 우울증 환자는 2007년 47만6000명에서 2011년 53만5000명으로 12.4% 늘어났습니다. 우울증 진료비 역시 1832억 원에서 1.3배(2312억 원)로 늘었고요.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 현대자동차가 오늘부터 새벽 근무를 완전히 없애고 주간연속 2교대제에 들어갑니다. 1967년 울산공장이 문을 연 지 46년 만인데요. 오전 1시30분부터 5시간20분 동안 공장을 멈추게 됩니다. 1인당 하루 근로시간은 10시간에서 8시간30분으로 감소하고, 연간 근로시간은 1인당 평균 236시간(11%) 줄게 된다. 문제는 일을 적게 하고 돈은 똑같이 받느냐는 논란이 제기됩니다. 적게 일하면 적게 받아야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겠죠. 국민일보는 굉장히 악의적으로 “현대·기아자동차 국내 공장에서는 한 사람이 할 일을 두 사람이 한다, 그만큼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10-1.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인데요. 공장 가동률이 줄어들면 생산량도 줄어드는 것 아닌가요.
= 더 적게 일하자는 게 파렴치한 주장이라고 하는데 인류의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라는 말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노동시간은 세계 최장입니다. 심야 노동이 평균 수명을 13년 이상 앞당긴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죠. 노동시간을 줄이려면 당연히 인력 충원이 병행돼야 합니다. 물론 회사에는 부담이 될 테니까 생산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병행돼야 하고요.
10-2. 컨베이어 벨트를 더 빨리 돌린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 속도를 높이기로 노조와 합의를 했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월급을 똑같이 받고 일을 덜하겠다고, 속도 높이는데도 동의 안 했다고 하는데 사실과 다릅니다. 경제지들은 “생산 파행 불가피”라는 등의 표현을 쓰고 있는데 초기에는 좀 차질이 있겠지만 앞으로 속도를 높여가면서 생산성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할 겁니다. 다만 컨베이어 벨트를 속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낙후된 설비를 계속 업그레이드해줘야 생산성을 맞출 수 있겠죠. 많은 공장들이 인건비가 싼 외국으로 옮겨가면서 국내 생산성이 떨어진다고 비난하는 건 문제가 있습니다. 국내 공장에 투자를 안 한다는 이야기니까요. 그렇다고 생산성이 떨어지니까 밤새 일해라? 그러니까 임금 못 올려준다? 그건 본질에서 벗어난 이야기입니다. 일단 노동시간이 비정상적으로 길었다, 그걸 줄이는 게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노사 모두 해법을 찾아야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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