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날이죠?
= 네. 중앙일보는 오늘 아침 33년 전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1면 머리 기사로 싣고 있습니다. 1979년 11월21일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한 달 뒤 청와대를 떠나는 모습인데요.
그때 스물일곱살이었죠. 조선일보는 “0시에 합참과 통화”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권이 이미 바뀌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일 텐데요. 군이 박근혜 대통령 삼성동 사저에 수억원을 들여 비화시스템을 설치했다는 중앙일보 보도도 재미있습니다.
한겨레는 “복지확대와 경제민주화 실천이 국민행복시대 출발점”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취임식도 하기 전에 지지율이 44%까지 떨어진
사실을 강조하면서 진보는 마음을 열지 않고 중도는 빠지고 보수만 남은 탓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매일경제는 “박근혜 정부 이것에
달렸다”면서 “집값 20% 떨어지면 중산층 붕괴”라는 도발적인 제목을 내걸었는데요.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면 깡통 주택이
속출하고(최대 15만가구) 은행 연쇄 부실과 경제 위기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그만큼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는 이야기겠죠.
2. 오늘 취임식 일정도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
아침 일찍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취임식 11시에 맞춰서 국회로 입장하게 됩니다. 식전 행사는 9시20분부터 시작됩니다.
취임식이 끝난 뒤 12시30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복주머니 개봉행사를 하고요. 청와대 입성은 오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점심 먹을 시간도 없이 빠듯하게 짜여져 있다고 합니다. 취임식장에서는 휴대전화가 안 터진다는데 휴대전화로 원격 제어하는 폭발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전파를 차단하는 장치를 작동한다고 하죠. 주변 고층 건물에는 저격수도 배치된다고 합니다.
2-1. 가수 싸이가 말춤을 출 거라고 하네요.
=
강남스타일과 챔피언을 부를 거라고 합니다 JYJ와 장윤정씨, 조수미씨 등 공연도 예정돼 있고요. 국회에서 서강대교까지 카
퍼레이드를 펼칠 거라고 합니다. 이날 오전 내내 여의도 앞 교통이 통제됩니다. 취임식에는 7만명이 참석할 예정인데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씨는 감기 몸살을 이유로 참석하기 어렵다고 통보해 왔습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도 건강을 이유로 불참,
전두환·김영삼 전 대통령만 참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통합당 의원들에게도 모두 초청장을 보냈는데 문재인 의원도 참석하지 않을
거라고 하고요. 박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씨도 참석 여부가 불확실합니다.
3. 정부 조직도도 없이 정부가 출범하는 건 처음이라고 하네요.
=
네. 동아일보는 “새 정부에 재뿌린 국회, 밥값도 못하는 국회”라며 호된 비판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몇몇 언론이 ‘개문발차’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버스가 문을 열어놓고 출발하는 모양이라는 거죠. 총리와 장관도 없이 출범하는 상태, 내릴 사람도 못 내리고 탈
사람도 아직 못 탄 상황입니다. 일단 정홍원 국무총리 임명 동의안은 내일 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입니다. 나머지 장관들은 아직
인사청문회조차 열리지 않은 상태고요.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의 업무 분담도 여전히 쟁점인데요. SO(유선방송사업자)와
IPTV 등 비보도 부문을 미래창조과학부로 가져가겠다는 게 새누리당의 마지노선입니다. 방송 광고까지 방통위로 가져가라, 나머지는 다
양보하겠다는 건데, 민주통합당은 그래도 안 된다, 방송은 다 방통위에 남겨둬야 된다는 입장입니다. 기 싸움에서 누가 밀릴지도
관심입니다.
4. 첫 여성 대통령이라 달라지는 것도 많을 것 같은데요.
=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누가 할
것인가도 관심인데요. 요즘은 여성 대통령이 많아서 반드시 배우자를 대동하지 않아도 외교나 의전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통상적으로 대통령 부인이 하는 역할이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그 역할을 대신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우선은 국무총리 부인이 대통령
부인의 역할을 대리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세계일보가 새누리당 관계자 말을 인용해서 필요에 따라 여성 장관이나 여성 명망가를 지명해
역할을 분담하게 될 거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대변인 역할을 해왔던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박근혜 대통령의 호출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5.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논현동 사저로 돌아갔네요.
= 오늘 오전 0시부터
청와대 주인이 바뀌기 때문에 청와대를 비워줘야 합니다. 5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사저가 봉하마을이라 특별히 하루 저녁을 더
묵고 취임식에 참석한 뒤에 KTX를 타고 내려갔죠.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논현동 사저로 돌아갔습니다. 내곡동에 사저를 신축할
계획이었으나 무산됐죠. 지금은 국유지가 돼서 잡초만 무성한 상태라고 합니다. 논현동 사저는 이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 시절부터
살았던 곳입니다. 기존의 2층 집을 허물고, 3층 건물을 새로 지었는데 경호동 공사에만 국가예산 67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봉하마을을 아방궁이라고 비판했지만 논현동 사저에 들어간 정부 돈이 훨씬 많습니다. 외국은 경호 비용을 전임 대통령이 직접
부담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사실상 평생 경호를 해줍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경호에만 60여명의 인력이 동원된다고 하죠.
5-1. 이명박 대통령, 수도선부라는 글을 남겼다고요?
=
어제 현충원을 찾아 “水到船浮(수도선부·물이 차면 배가 떠오른다) 더 큰 대한민국, 국민 속으로”라는 글을 썼습니다. 아마도
자신이 이만큼 만들어놨으니 저절로 다 잘 될 거다, 그런 의미를 담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강남구 삼성동에 개인 사무실을 마련해
회고록 집필 작업을 할 거라고 하고요. 연말 출범이 목표인 ‘이명박재단’ 설립 준비 작업도 이곳에서 진행된다고 합니다.
6. 어제 한진중공업도 농성을 풀고 돌아갔네요.
=
지난해 12월 노조사무실에서 목을 매 숨진 고 최강서씨의 장례식이 어제 열렸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66일, 금속노조가
최씨 시신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옮겨 농성한지 26일만인데요. 최씨가 유서에서 남긴 158억원 손해배상 소송 문제도 일단
합의가 됐습니다. 농성에 참여했던 김진숙씨 등이 오늘 경찰에 자진출두할 거라고 하는데 김씨는 지난해 크레인 농성으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뒤라 이번에 유죄가 인정되면 가중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7. 쌍용건설이 결국 워크아웃을 신청했네요.
=
시공 능력 13위인 쌍용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했습니다. 13년 전 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로 워크아웃에 돌입해
2004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뒤 8년 만에 다시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겁니다. 19조원 규모의 해외 공사 입찰을 진행하고 있고 공사
현장이 130여곳, 협력 업체도 1400여개나 됩니다.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이미 공적자금을 모두 회수한 뒤라 채권단은
예금보험공사와 신한은행 등 23개 금융기관, 쌍용건설이 회생하려면 수천억원의 자금 지원이 필요할 텐데 출자 전환 이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이 살려낸 회사라는 평가도 있었는데 캠코가 공적자금 회수에 급급해 때를 놓쳤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8. 전교조가 법외 노조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요. 이건 무슨 뉴스인가요.
= 해고자는
노동조합 조합원이 될 수 없다는 논리인데요. 어차피 전임 직원을 쓰기도 하기 때문에 그건 노조가 결정할 문제라는 주장이 맞섭니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해직 교사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시정하지 않으면 전국교원노동조합의 합법적 지위를 박탈한다는 명령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전교조는 법외노조가 되는 것을 불사한다는 방침이고요. 전교조 조합원은 6만여명인데 이 가운데 20명가량이 해직
교사다. 전교조는 1999년 합법화됐으나, 노동부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전교조의 규약이 노동조합법 시행령 등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을 받았습니다. 전국공무원노조도 2007년 합법노조로 인정받았으나, 조합원 가운데 해고자가 있다는 이유로
2009년 다시 법외노조가 됐습니다.
9. 졸업유예제에 두 번 운다는 뉴스는 뭔가요.
= 취업 재수
때문에 졸업을 미루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졸업유예제라는 게 있는데 졸업유예를 신청할 경우 최소 1학점을 이수해야 한다는 학칙에
따라 2학점짜리 교양과목을 신청했더니 등록금이 60만원이나 나왔더라는 사연, 노컷뉴스 보도입니다. “취업 준비에도 겨를이 없는데
(대학생) 신분 유지 대가로 억지로 수업을 들어야 된다니 학교가 도움은 못 줄망정 폐는 끼치지 말아야 할 것 아니냐”는 겁니다.
대학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나오고요. 이른바 ‘대학 5학년’들은 취업에 울고, 등록금에 또 한 번 운다는
겁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 전관예우보다 더 강력한 향판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법원이 1000억원대 교비를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되어 재판받고 있는 대학 설립자를 보석으로 석방했습니다.
서남대 총장인데요. 옥중에서 날마다 팔굽혀 펴기를 할 정도로 건강했다고 합니다. 문제는 판결을 내린 판사가 1999년 광주지법에
발령받은 이후 올해로 14년째 이 지역에서만 근무해 온 지역판사, 이른바 ‘향판’이라는 겁니다.
10-1. 한 곳에서 오래 일하면 유착이 생길 위험이 큰데 왜 이런 제도를 두는 건가요.
=
지방 근무를 기피하기 때문에 만든 제도인데요. 2004년에 지방 근무를 원하는 판사들을 지방에만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지역법관제’를 도입했습니다. 퇴임할 때까지 한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처럼 같은 지역에만 머물다 보니
지역 인사들과의 유착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계속 나옵니다. 채널A 보도인데요. 특히 이 지역이 문제가 심하다는 겁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의 보석 허가율은 58.4%로 전국 평균 43%보다 높습니다. 구속적부심 사건 석방률도 전국 평균 21.4%보다 두
배가 넘는 52.7%나 됩니다.
10-2. 정말 전관예우보다 더 심하다는 비판이 나올 만하네요.
=
조선일보 보도, 향판 출신 변호사들이 맡은 형사 사건 2심 재판은 1심 때와 사정이 달라진 게 없는데도 1심 형량을 깎아 주는
비율이 일반 사건의 2.5배인 51%나 된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향판+전관예우가 결합하면 승소 확률이 거의 무조건 승소한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이번 기회에 향판 제도를 손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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