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출근 길 서두르셔야겠어요.
= 입춘 폭설은 지난 1998년에 동해안지방에 폭설이 쏟아진 이후 15년 만이라고 합니다. 서 울·경기를 비롯한 중부지방 전역에 대설 특보가 발령됐습니다. 오늘 오전에 그칠 거라고 하는데, 눈이 얼어서 미끄러운 곳이 많습니다. 설까지 계속 추울 거라고 하는데요. 화요일과 수요일 사이에 전국에 또 한 차례 눈 소식이 있습니다. 영하 10도까지 떨어질 거라고 하고요. 서울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등교시간이 1시간 늦춰졌고요. 출근시간대 지하철 운행을 32회 증편하기로 했습니다.
2. 정치권 소식부터 살펴 볼까요? 대통령 취임식이 25일인데 아직 총리나 장관 후보자가 안 나왔네요. 이르면 오늘 발표될 거라고요.
= 인사청문회법에는 국회 인준 대상인 공직 후보자의 경우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내에 인사 청문을 마치도록 돼 있습니다. 이 말은 곧 오늘까지 제출돼야 정부 출범이 가능하게 됩니다. 20일이라는 걸 두고 신문마다 해석이 다른데요. 조선일보에 국회가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마치지 못할 경우 정부가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는 뜻이지 야당에 시간을 끌 권리를 보장해 준 것은 아니라고 언급한 대목이 눈길을 끕니다. 야당이 일부러 미루기에는 정치적 부담이 클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에서는 설 연휴 이후에 총리를 지명해도 된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3. 박근혜 당선인이 언론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네요.
= “이러면 좋은 인재들이 인사청문회가 두려워 공직을 맡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는 말이 흘러나옵니다. 한겨레는 “기자들을 졸지에 시시콜콜한 사생활을 헤집는 ‘파파라치’로 만들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식으로 비공개 청문회를 하자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미국식 청문회가 훨씬 더 까다롭다고 하죠. 미국에서는 FBI(연방수사국)까지 동원해 7년 전 이웃과 직장 동료 상사들 평가까지 받는다고 합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총리 인선과 관련해 박 당선인 측이 지난달 초부터 최근까지 30여 명의 인사를 스크린했는데 대부분 결격 사유가 드러나 탈락한 것으로 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일단 청와대 비서실장과 국무총리 후보자 인선을 마무리하고 사실상 발표만 남겨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 단군 이래 최대 사업이라던 용산 역세권 개발사업. 부도위기라고 하네요?
= 용산 철도기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국제업무단지를 조성한다는 31조원 규모의 대형 사업인데요. 사업 중단에 이어 이젠 부도를 걱정해야 할 상황입니다. 다음달 12일 만기가 돌아오는 금융이자 59억원을 결제해야 하는데 개발시행사 드림허브의 금고에는 5억원 정도만 남아있다고 하고요. 코레일은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개발하자고 주장하고, 롯데관광개발은 원래 계획대로 서부이촌동까지 통합 개발해야 사업비가 덜 든다는 의견입니다.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지자 서로 돈을 더 내라고 벼랑 끝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업이 무산될 경우 코레일이 3조4000억원의 부담을 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코레일의 땅을 팔아 코레일의 빚을 갚겠다고 시작한 사업이 오히려 빚을 더 늘리는 결과가 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4. 20대 젊은이들이 굶고 있다는 이야기는 뭔가요.
= 며칠 전 쌀 소비가 줄어들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통계청 조사에서 20대 후반(25~29세) 젊은이들이 월 3.8끼를 굶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대 초반(20~24세)도 월 3.7끼를 걸렀습니다. 식사 대신 어떤 식품도 전혀 먹지 않는 것을 결식이라고 하는데요. 우유나 과일 한 쪽만 먹어도 식사로 집계됩니다. 10대 후반은 2.0회, 20대 후반은 3.8회. 30대 초반(3.2회)부터는 줄어들어 30대 후반(2.8회), 40대 초반(1.8회) 등. 10대는 부모가 챙겨줄 거고. 나이가 들수록 밥을 잘 챙겨먹는다는 이야기죠. 보건복지부 통계에서도 20대의 아침식사 결식률이 37.4%로 전체 평균 20.3%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젊은이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는데요. 보건복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20대는 구직활동 중이거나 계약직인 경우가 많고, 부모와 동거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월소 득이 낮다”면서 “제한된 소득에서 주거비, 교통비 등 꼭 필요한 비용을 빼면 남는 돈이 없어 식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합니다.
5. 일가족이 자살한 사건인줄 알았는데 자살이 아니라 범인이 둘째아들로 밝혀졌네요.
= 가족들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미리 준비한 연탄 화덕에 불을 붙여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자살한 것처럼 위장 살해한 사건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예행연습까지 하고 자신의 형이 자살을 주도한 것처럼 꾸민 뒤 형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 메시지까지 보냈습니다. 둘째 아들의 승용차에서 발견된 연탄 가루 등의 증거를 확보했다고 하는데요. 경찰은 재산을 노린 범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6. 실종된 군인이 한 달 만에 자살로 발견됐다고요?
= 지난해 12월29일 실종됐던 중부전선 전방부대 소대장 박아무개 소위, 37일 만에 부대에서 1km 떨어진 야산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처음에는 단순 부대이탈이라고 했는데 가족들은 “부모 앞으로 매달 보험까지 붓던 효성 깊은 막내 아들이 탈영했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사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결국 부모가 지난달 23일 이 사실을 언론에 처음 알렸고, 이틀 만인 25일 ‘힘들다’는 내용의 일기장이 발견됐습니다.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다는데 부대 앞 1km 근처에서 발견이 안 된 것도 이해하기 어렵고 초동수사에 소홀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군대에서 벌어지는 의문사 사건이 워낙 많긴 하지만 진상 조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하겠습니다.
7. 북한이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고 하는데 뭘까요. 핵 실험이 임박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네요.
=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3일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중요한 결정이라고 하면 최종 명령만 남겨두고 있는 상태라고 하는데요. 1차와 2차 핵실험은 TNT 수천 톤 규모의 폭발력에 그쳤지만, 이번엔 TNT 수만 톤급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2차 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핵폭탄 수준은 될 거라는 겁니다. 제조방식도 플루토늄탄이 아니라 우라늄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최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서쪽 갱도 일부에 위장막을 설치하는 한편 남쪽 갱도에서도 핵실험을 준비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8. 국가정보원 댓글 논란, 제3의 인물이 있다는 뉴스가 있네요.
= 대선 개입의혹을 받고 있는 국정원 직원이 실명 인증 사이트에 복수 계정을 이용해 글을 올린 사실이 새로 드러났습니다. 한겨레 보도에서는 이 직원이 쓴 아이디 16개 가운데 5개를 제3의 인물이 쓴 정황도 나타났는데요. IP(인터넷 프로토콜) 주소를 확인한 결과 전혀 다른 장소에서 사용된 것으로 드러습니다. 적어도 한 명 이상의 다른 사람이 있다는 거죠. 수사 중인 수사과장이 갑자기 자리를 옮긴 것도 수상쩍습니다. 경찰은 통상적인 인사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두고 경찰 수뇌부와 마찰을 빚었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9. 한진중공업, 또 체포영장이 발부됐네요.
= 지난달 자살한 최강서씨 시신을 싣고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요. 한진중공업 사측은 “시신을 회사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 한 대화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경찰이 시신을 압수하려 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경향신문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가 “시신을 압수하기 위해 검찰에 문의했으나 시위용품이 아니라 압수할 수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도 합니다. 시신이 부패하지 않도록 드라이아이스를 끼얹고 있지만 돌아가신 분에게도 못할 일이고 그걸 지켜보는 사람들도 괴롭습니다. 오마이뉴스에는 굶어도 좋으니 냉동탑차를 보내달라는 김진숙씨 인터뷰가 실렸습니다. 경찰은 김진숙씨 등 금속노조 간부 등 5명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습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 박근혜 당선인이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씩 주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습니다. 지금은 월 10만원씩인데 두 배로 늘리겠다는 거죠. 그러다가 재원 마련이 문제라, 국민연금을 못 받는 사각지대에만 20만원씩 주겠다고 말을 바꿨다가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자 국민연금을 못 받는 사람들에게는 20만원씩, 받는 사람들에게는 3만~10만원씩을 추가로 차등 지급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를 테면 국민연금 20만원과 기초노령연금 10만원을 합쳐 30만원을 받는 노인은 앞으로 국민연금 20만 원에 기초노령연금을 더해 33만∼35만원 정도를 받게 됩니다.
10-1. 꼬박꼬박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도 20만원, 안 내도 20만원이라고 항의가 많았다고 하죠.
= 해지 문의도 속출했다고 하고 신규 가입이 줄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일단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하위 70%, 300만명은 기초노령연금을 10만원의 두 배인 20만원씩을 받게 됩니다. 문제는 국민연금에 가입했지만 소득 하위 70%인 100만명인데요. 가입하나 안 하나 큰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어렵게 국민연금을 냈는데 국민연금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노령연금을 덜 받게 되는 거니까요. 지금보다 월 1만~9만원 정도만 늘어나게 될 텐데요. 국민연금을 안 낸 사람들은 10만원씩 늘어나는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형평성 논란이 있습니다. 소득 상위 30%를 어떻게 할 것이냐도 쟁점입니다. 굳이 이 사람들에게 기초노령연금을 줄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지만 월 5만~10만원을 주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일단 20만원씩 책정한 다음 소득·재산·국민연금 가입기간 등을 감안해 일정액을 차감하는 방안이 유력합니다.
10-2. 결국 재원 마련이 관건일 텐데요.
= 박근혜 당선인은 이날 “새로운 세금을 걷는 것이 아니라, 비과세·감면 조정이나 지하경제 양성화 등의 방법으로 재정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처음에는 국민연금 보험료의 일부를 사용한다는 내용이 흘러나와 반발이 거셌죠. 오건호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 연구실장은 “모든 노인한테 보편적복지로서 기초노령연금을 주겠다는, 이른바 보편연금이었는데 지금 방식대로 가면 시간이 흐를수록 저소득 계층한테만 주어지는 선별복지 방식의 공공구조로 변질됐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아래는 아침 출근 길 사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