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첫 소식 또 날씨 이야기부터 해야겠네요. 눈이 많이 올 거라고요?
= 전국이 강수확률 80% 이상입니다. 경기 북부와 강원도에 큰 눈이 예상된다는 예보인데요. 서울은 새벽에 벌써 비가 오고 있고요. 강원도에는 오전 5시 11시·군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됐습니다. 낮 동안에는 기온이 오르면서 눈이 비로 바뀌는 곳도 있겠지만 중부와 경북 내륙은 밤에 비가 다시 눈으로 바뀌어 내리면서 쌓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밤늦게 서쪽 지역에서는 대부분 그치겠지만 동해안은 밤까지 내륙 지역은 22일 새벽까지 내릴 거라는 예보입니다. 많은 곳은 40cm까지 내릴 거라고 하니까, 오늘은 차를 두고 나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2. 지하철 기관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 있네요.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 공황장애와 우울증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난 토요일 오후, 지하철 6호선 기관사로 일하던 40대 남성. “출근한다”고 말한 뒤 아파트 옥상으로 올라가 뛰어내렸다고 합니다. 경향신문 보도인데요. 25만km 무사고 표창까지 받고 평소에도 기관사가 천직이라고 말했다고 하는데요. 사고가 나면 트라우마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고 하죠. 지난해 10월, 한 승객의 가방이 문에 끼인 상태로 출발하는 사고가 있었는데,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시말서를 냈다고 하죠. 이때부터 대인기피증과 불안증세가 심해졌다는데요. 이런 사고가 나면 왠지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극도의 공포감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지난해에도 3명의 기관사가 선로에 뛰어들어 숨을 거뒀습니다.
3. 이동흡 헌법재판소 소장 후보자, 역대 최악의 청문회가 될 거라고 하네요.
= 드러난 의혹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지금까지 공식 해명자료만 20건이 넘는데. 민주당은 사퇴하지 않을 경우 특정업무경비를 파고 들 거라고 합니다. 헌법재판관 재임 6년 동안 수억원을 쓴 것으로 추정되는데 문제는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개인 계좌로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2억6000만원 가량의 수입이 출처가 불분명한데 이게 특정업무경비와 관련이 있을 거라는 의혹입니다. 의혹도 많지만 제보가 많다는 것도 특이한데 “업무추진비를 주말에 연구관들과 썼다”고 해명하자, 헌재 연구관들이 “그런 적이 없다”고 반박하기도 했죠. 주변에서 신뢰를 얻지 못한다는 것이 소장으로서는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위장전입과 불법 정치후원금은 이미 시인했고요.
3-1. 이 후보자의 과거 재판 결과도 논란이네요.
= 헌재 역사상 가장 많은 합헌 의견을 냈다고 하는데, 문제가 있다고 위헌법률 청구가 들어온 사안에 대부분 문제 없다는 판단을 내린 거죠. 다수의 이익을 대변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일부 위헌 의견을 낸 것도 있는데 이명박 대통령 BBK 특검법에 대해선 위헌 의견을 냈죠. 박근혜 당선인은 “이 후보자 지명은 박 당선인의 첫 번째 인사가 아니라 이번 정권의 마지막 인사로 보는 게 맞다”는 입장입니다. 새누리당은 일단 청문회까지 간다는 방향을 정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3-2. 헌법적 가치라는 말이 나오는데 그건 뭔가요.
= 서울시의 서울광장 통행 저지 행위가 합헌이라고 의견을 냈죠. 미네르바 구속의 근거가 된 전기통신기본법 조항에도 합헌 의견을 냈고요. 이 때문에 헌법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표현의 자유와 집회·시위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데, 이처럼 개인과 국가가 충돌하는 경우에 개인 기본권을 침해해도 된다는 전근대적인 사고 틀에 머물러 있다는 겁니다. 군대 내 불온서적 반입 금지에 합헌 의견을 낸 것도 논란이 됐습니다.
3-3. ‘법관 몸가짐론’이라는 글이 다시 읽히고 있다고요?
= 김병로 초대 대법원장의 이야기입니다. 1953년 법관 훈련회동에서 나온 말인데. “법관은 세상 사람으로부터 의심을 받아서는 안 되며, 음주를 근신해야 하고 마작과 화투 등 유희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내용입니다. 1957년 퇴임사에서는 “법관이 국민으로부터 의심을 받게 된다면 최대의 명예 손상이 될 것이다. 정의를 위해 굶어죽는 것이 부정을 범하는 것보다 수만 배 명예롭다. 법관은 최후까지 오직 ‘정의의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4. 버스 출입문에 끼어 끌려가다가 사망한 사고, 유족들이 병원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는데. 왜 그런 건가요.
= 지난 17일 밤 경남 창원의 한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려던 50대 남성이 출입문에 팔이 낀 채 5m 가량을 끌려갔습니다. 인근 병원으로 실려갔는데 수술이 안 된다며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그런데 옮겨간 병원에서 혈액이 바닥나서 수혈 중단. 4시간 뒤에야 다시 처음 병원으로 돌려보냈는데.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다음날 저녁 사망했습니다. 사고 26시간만이었는데요. 두 번째 병원에서는 “이미 수혈을 받은 상태여서 추가로 필요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고, “판단과 달리 환자 상태가 나빠져 사망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응급 처치 체계가 양쪽 다 문제가 있었죠. 혈액 공급이 부족해서 큰 사고가 아닌데도 죽음에 이르게 만든 것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얼마든지 이런 사고가 재발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5. 사학 비리 때문에 의사 면허를 잃게 된 의사들이 있네요?
= 전북 남원과 충남 아산에 캠퍼스를 두고 있는 서남대. 설립자가 이홍하씨라는 사람인데요. 330억원이 넘는 교비를 횡령했는데 이 사람이 서남대 뿐만 아니라 전국에 대학 6개를 소유하고 있는데 교비 횡령 규모가 1000억원이 넘습니다. 이미 지난달 구속기소된 상태고요. 문제는 이 학교에 의대가 있는데 학점 이수 기준 시간을 못 채운 학생들에게 학점과 학위를 줬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부속 병원에서 임상 실습을 받아야 되는데 외래 및 입원환자가 부족해서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았다고 하죠. 교육과학기술부가 졸업생 134명의 학사 학위를 취소하라고 통보했습니다. 학위가 취소되면 의사 면허가 박탈됩니다. 학생들이 뭔 잘못이냐는 생각도 들지만, 부실한 학교가 너무 많습니다. 한려대, 광양보건대, 신경대 등에 대한 특별감사가 진행되고 있고요. 정상적인 학사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학교폐쇄 등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6.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다가 무혐의로 풀려난 사람들, 보상을 받는 비율이 많지 않네요?
= 국민일보 보도입니다. 검찰과 경찰의 구속수사로 옥살이를 하다 무혐의로 풀려난 사람이 최근 10년 동안 1562명이나 되는데요. 국가에서 보상을 받은 비율은 10명 가운데 1명(13.7%) 꼴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경찰이 초동수사 과정에서 구속영장을 신청하지만 나중에 증거 부족 등으로 무혐의 처리된 사례가 많다”고 해명을 했는데요. 검찰청에 보상을 청구하면 구속일수에 그해 최저임금 일급의 5배까지 지급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구속 하루에 최대 19만4400원. 그런데 “한번 억울하게 구속되면 무혐의 결정을 받아도 오랫동안 범죄자란 낙인에 시달리게 되기 때문에 몇 푼 보상으로 끝내서는 안 되고 철저한 책임추궁 및 별도 피해회복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7. 코레일 횡령 의혹도 있네요. 금액이 꽤 큰데요?
= 국토해양부가 코레일 직원 18명을 무더기 수사의뢰했습니다. 코레일은 한 푼도 횡령한 사실이 없다며 반발했는데요. 코레일이 국고금의 입출금을 반복하면서 8112억원을 위법·부당하게 사용한 뒤 5886억원을 반납해 2226억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입니다. 코레일은 먼저 자금을 집행한 뒤 정부 위탁금 계좌와 코레일 자체 계좌 사이의 사후 이체로 자금을 조정했을 뿐이라는 입장이고요. 표면상으로는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산하기관에 대한 수사를 검찰에 요구하고 나선 상황인데, 코레일이 (검찰에 수사 의뢰될 만큼) 조직 운영에 문제가 있었다면 관리당국인 국토부 역시 관리에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옵니다. 일부에서는 KTX 민영화를 두고 시작된 갈등이 힘겨루기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8. 영어마을이 적자마을이 됐다는 뉴스는 뭔가요?
= 경기도 광주시, 150명 대상으로 겨울방학 영어캠프를 개최했는데, 저소득 가정의 자녀 40명에게는 전액을, 나머지 110명에게는 참가비의 80%(자부담 28만원)를 지원했죠. 지금까지 10차례 캠프에 16억2500만원이 들었다고 합니다. 한국일보 보도입니다. 화성시와 군포시도 연간 3억원 이상. 용인시는 사업을 중단했고요. 성남시는 영어마을을 운영하고 있는데, 연간 26억원씩 투자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경기영어마을 안산캠프는 결국 지난해 말 문을 닫았고. 10여년 전부터 앞 다퉈 영어마을을 건립하더니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황인데요. 공교육의 변형된 형태, 학부모=유권자들을 노린 생색내기 선심성 행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9. 정수장학회 대화록을 특종 보도한 한겨레 기자가 불구속 기소됐죠? 혐의가 뭔가요?
= 대선을 앞둔 지난해 10월,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과 MBC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의 대화 내용을 보도한 한겨레 최아무개 기자. 최 이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끊기지 않아서 엿듣게 된 건데. 엄밀하게 말하면 도청이라고 보기는 어렵죠. 검찰은 “타인의 대화를 동의없이 들었다면 처벌 대상이 된다”는 입장인데요. 오늘 조선일보 사설이 눈길을 끕니다. “기자가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남의 대화를 엿들으려 한 게 아니라 상대방의 부주의로 대화 내용을 듣게 된 것”이라며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이라 MBC 지분을 판 자금으로 특정 지역을 위해 쓰자는 논의에 관한 보도는 공익적 보도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취재 동기가 고의적이었는지 우발적이었는지 보도가 공익에 관한 것이었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해야 한다”는 겁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한겨레와 조선일보의 관계를 봤을 때 이례적인 논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요?
= 헌법위의 이마트라는 표현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이마트가 직원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계속 확산되고 있습니다. 어제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실이 직원 사찰 문건을 추가로 대량 공개했는데요. 문건을 보면 사원 3명을 ‘MJ’로 지칭, 문제 사원이라는 의미인데. KS는 관심, KJ는 가족을 뜻한다고 하죠. 이들의 근무 태도, 그리고 사내에서 친하게 지내는 직원들, 심지어 여자친구까지 뒷조사를 한 정황이 담겨 있습니다. 인사 관리 수준을 넘어 인권 침해 및 실정법 위반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10-1. 처음에는 몇몇 언론만 보도하더니 이제 고용노동부까지 나섰네요. 이마트는 뭐라고 하나요.
= 노동부가 노조 설립 방해 의혹과 임금 미지급 등 전방위적 점검을 펼치기로 했습니다. 이마트는 “문건에 포함된 일부 과격한 표현은 작성자의 과잉충성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10-2. 신세계 그룹 차원에서 진행됐다는 의혹도 있네요.
= 신세계그룹이 2011년 8월, 계열사들에 복수노조 대응을 위한 취업규칙 개정 가이드를 전달한 적 있는데요. “노조설립 직후 집회·기자회견 참석을 위해 연차휴가 사용을 요청할 경우에 대비해 절차를 보완해야 한다”, “노조는 세력 확산을 위해 사내 유인물 배포와 대자보 부착 등 각종 홍보활동을 전개하므로 차단할 근거 규정이 필요하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노조는 안 된다던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지시를 따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신세계가 삼성그룹에서 갈라져 나왔죠. 정용진 부회장이 이병철 전 회장의 외손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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