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난히 추운 크리스마스였어요. 올해는 크리스마스 특수도 없었다고요?
= 성장률이 6분기 연속, 1년 반 동안 0%대를 기록하고 있으니까요.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2.9%에 그쳤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5년은 4.3%였죠. 어쨌거나 7년 만에 찾아온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는데 소비 심리는 전혀 살아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징검다리 연휴를 풀어서 나흘 연휴로 쓴 분들 많을 텐데. 백화점에도 크리스마스 특수가 없었다고 하고. 전통시장은 냉기가 돌 정도였습니다. 태풍과 한파 등으로 겨울 장바구니 물가도 심상치 않은데 말이죠.
1-1. 어제 대한문 앞 농성촌을 찾은 시민 산타들이 있었다고요.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마련한 농성촌을 위한 성탄절 미사가 있었습니다. 제주도 강정마을 주민들과 용산참사 유족들, 쌍용자동차 해고자들 등등 시민 150여명과 사제 16명이 참여했습니다. 오후 3시에는 정의평화를 위한 기독인연대가 이곳에서 성탄절 예배를 드렸습니다. 이날 새벽 만기출소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도 농성촌을 찾았고요. 솔로 대첩 대신에 빈농해방을 위한 좌파 솔로들의 크리스마스 파티라는 이름의 행사도 있었는데요. 빈농이란 말이 부농(분홍)의 반대말이고 핑크(분홍)빛 연애에서 소외된 사람이란 의미라고 합니다. 농성촌을 찾아 기부도 하고 연대의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2. 장기 기증이 늘고 있다는 소식도 있네요.
= 뇌사자 장기기증이 지난해 368건, 올해는 사상 최초로 400건을 넘어설 것이라고 합니다. 뇌사는 식물인간과 달리 자발적 호흡을 못해 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를 말하는데요. 2002년 36명에서 10년 동안 10배로 늘어났습니다. 병원이 지난해부터 뇌사 추정 환자를 장기기증원에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면서 장기기증운동본부에서 설득을 하고 있어서 늘어난 거라고 합니다. 장기기증 인구는 100만 명당 7명으로 스페인의 5분의 1, 프랑스의 3분의 1 수준 밖에 안 됩니다. 장기이식 대기자는 2만2000여 명이고 매년 수백 명의 환자가 이식만 기다리다 끝내 생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3. 글로벌호크라는 비행기가 논란이네요.
= 첩보위성 수준의 고고도 무인정찰기입니다. 20km 상공에서 레이더와
적외선 탐지 장비 등을 통해 지상 0.3m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작전비행 시간은 38~42시간이며,
작전반경이 3000km에 이른다고 하죠. 뜨면 북한 전 지역은 물론 중국 일부까지도 감시할 수 있게 됩니다. 미국 국방부가 지난
21일 한국에 글로벌호크 4대를 판매하겠다고 의회에 통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문제는 가격인데요. 4대에 12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제시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예상한 가격인 4500억원의 3배입니다. 당초 제시했던 가격도 그
가격이고요. 이 때문에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미 미사일 협상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미사일 사거리 연장 등을 얻어낸 대가로 글로벌호크
구매를 약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호크를 사려다가 글로벌 호구가 될 수도 있겠네요.
4. 내년부터 음원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이 있네요.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음악 파일 내려받아 들으시는 분들 많죠?
=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지난 주말에 유튜브 조회수 10억건을 넘겼죠. 미국에서만 290만건 다운로드, 한 곡에 1.29달러를 받는데. 이 가운데 30%를 애플이 갖고 나머지는 가수에게 주는 방식이죠. 싸이는 미국에서 28억원을 벌었는데요. 우리나라는 스트리밍 방식으로 정액권을 끊으면 무제한 제한되는 서비스가 있어서 한 곡에 22원 정도 밖에 못 받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싸이는 360만 다운로드에 6500만원을 벌었죠. 그런데 업계 1위 멜론이 월 정액 3000원을 6000원으로 두 배 올리기로 했습니다. 멜론의 가입자는 1800만명, 이 가운데 유료 이용자는 200만명. 90% 이상이 월정액 상품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음원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을 발표하면서, 음원 권리자에게 가는 몫 역시 기존 40~50%에서 60%로 올랐습니다. 음원 가격은 두 배로 올랐는데 음원 권리자에게 가는 몫은 두 배가 아니네요.
5. 카카오톡 인기 때문에 통신사들이 문자 메시지를 무료화한다고요?
= 통신사들이 차세대 모바일 메신저 조인(Joyn)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1차 출시는 다음 달인데요. SMS라고 하죠. 단문 문자 메시지가 1조원 규모 시장이라는데. 무료 문자 메시지가 확산되면 연간 수천억원 이상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SMS 이용량은 2010년 1인당 월 603.3건에서 올 상반기 기준 월 347.54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상태죠.
5-1. 잘 될까요. 카톡에 익숙한 사람이 많아서.
= 카톡은 카톡끼리만 가능한데, 조인은 앱을 깔지 않은 이용자에게는 문자메시지로 바꿔 전달해주는 차이가 있습니다. PC와도 연동시킨다는 건데. 패권 다툼에서 밀린 통신사들이 플랫폼 분야에서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던진 승부수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런데 카톡과 문자는 다르고 스마트폰이 아닌 사용자들과 카톡처럼 수다를 떨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피처폰 사용자는 문자 메시지 요금이 엄청나게 나올 테니까요.
6. 경찰 조사 도중에 수갑을 차고 달아났던 성폭행범이 결국 붙잡혔네요.
= 닷새 만에 잡혔는데 왼쪽 손목에 수갑 두쪽을 겹쳐서 차고 있었다고 하죠. 지난 11일 일산의 한 아파트에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는데. 경찰은 범인이 도주한 뒤 3시간이 넘게 지나서야 경찰서 맞은편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오른쪽 수갑이 풀린 사실을 알았다고 합니다. 양손을 자유롭게 움직였다는 사실을 정확히 보고했다면 도주 초기 경찰서 주변 건물 등에만 수사력을 집중하는 실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경찰은 당초 수갑이 양손 모두에 채워져 있었다고 밝혔죠. 결국 도주 3시간30분 뒤에서야 수색 범위를 확대 했고요. 경찰은 2500여명을 동원해 검문검색을 실시하고 은신 가능 장소 5960여곳을 수색했지만 흔적을 찾는 데 실패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는 이미 경기도 안산까지 도망갔죠. 어제 발표에서 경찰은 “우측 손목에 채워진 수갑을 아직 밝혀지지 않은 방법으로 푼 뒤, 좌측 손목에 채워 옷소매로 감췄다”고 설명했습니다.
7. 아이돌 가수 수지가 트위터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는 뉴스는 뭔가요.
= 아이돌 그룹, 미쓰에이의 수지, 올해 열여덟살, 미성년인데. 수지의 사진을 두고 음란행위를 묘사한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논란이 됐습니다. 문제가 되자 계정을 삭제했지만 급속도로 확산돼서 소속사가 사이버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트위터는 사적이면서도 공적인 미디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표현의 자유는 보장돼야 하지만 명백한 범죄행위와는 구분해야겠죠.
8. 드라마 선덕여왕이 표절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네요.
= 2009년 드라마인데요. 43.6%의 시청률로 역대 드라마 시청률 10위를 기록한 MBC 드라마죠. 법원이 이 드라마가 창작 뮤지컬 ‘무궁화의 여왕 선덕’을 표절했다며 2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지상파와 케이블, 인터넷 등의 재방영을 전면 금지하고 DVD나 서적 등 2차 저작물 판매도 금지했습니다. “전체적 줄거리가 일치하고 등장인물의 성격과 갈등 등이 상당할 정도로 동일하다”는 겁니다. 특히 선덕여왕과 김유신의 사랑, 미실공주와 선덕여왕의 권력 대립 등 역사적 사실과 다른 허구까지 일치한다는 게 판단 근거가 됐습니다.
9.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어제 봉사활동을 했네요.
= 서울 창신동 쪽방촌을 찾아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난향동을 찾았고요. 한 경로당에서 직접 도시락을 만들고 이를 쪽방촌 독거노인과 기초생활수급자 등에게 직접 배달까지 했습니다. 오늘 아침 신문에도 이 사진이 많이 실렸던데요. 일단 평가는 좋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과도 비교됩니다. 5년 전 이명박 당선인은 인수위 출범 직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을 찾아 경제 5단체장 및 대기업 재벌 총수들을 만났죠.
9-1. 이래저래 심난할 텐데 말이죠. 윤창중 수석대변인 논란이 계속되고 있네요.
= 과거 발언이 계속 논란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행사를 두고 “황위병들 거리의 환각 파티”라고 비판한 글이 거론되고 있고요.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차라리 유능한 측근을 쓰지 그랬느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입니다. 측근들은 측근들 대로 불만이 많은 모양입니다. 윤창중 대변인은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서 “제가 쓴 글과 방송에 의해 마음에 상처를 입은 많은 분께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는데요. 대선 직후 한 방송에 출연해서는 “새 정부에 들어가라고 하는 건 영혼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했다가 어제는 “만약 윤봉길 의사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시 첫 번째 인선 제안을 받았다면 과연 거절했을까 생각해 봤는데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윤봉길 의사의 후손이라고 하는데 자신을 윤봉길과 동일시하는 것 같습니다.
9-2.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도 말이 많네요. 발표 10분 전까지 새누리당 관계자들도 몰랐다고요.
= 친박 측근들도 “당선인만 안다. 전화 받은 게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고 합니다. 발표 후 “언론 보도를 보고서야 알았다”고도 하고요. 인사 스타일이 김영삼 정부와 닮은 것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철통 보안을 지키는 깜깜이 인사나 외부 영입인사를 깜짝 발탁하는 스타일 때문입니다. 인사 청탁의 개입 여지를 줄여 인사 비리나 전횡을 방지하는 긍정적 역할도 하지만 사전 검증을 차단하고 충성도를 기준으로 인물을 발탁한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주변의 조언을 배제하고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스타일 때문에 대선 과정에서도 인민혁명당이나 정수장학회 문제 등에서 오히려 논란을 키우는 경우가 많았죠. 내가 알아서 한다는 고집 때문에 말이죠. 아슬아슬 위험천만해 보입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
= 어제 또 자살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국외국어대 노동조합 위원장이 노조 사무실에서 자살한 채 발견됐습니다. 부당해고로 장기투쟁을 하던 분이라고 하는데요. 2006년 해고됐다가 2009년 법원에서 복직 판결을 받았습니다. 2006년 해고된 후 3년간 쌓인 부채로 많이 힘들어했다고 합니다.
10-1. 대선 이후 벌써 네 번째인가요.
= 손해배상 소송과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한진중공업 노동자가 21일 자살,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조의 전 간부가 22일, 40대 시민단체 활동가도 같은 날 자살했죠. 이명박 정부 들어 대량 정리해고를 실시한 한진중공업과 쌍용자동차, 사내하도급 문제로 장기 갈등을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등은 여전히 해결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노동문제에 소극적인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서 노동계의 상실감과 불안감이 증폭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0-2. 박근혜 당선인이나 새누리당에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네요.
= 박근혜 당선인은 기업이 정리해고를 하기 전에 업무재조정, 무급휴직, 근로시간 단축 등 해고 회피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정리해고로 피해를 받은 노동자들에 대한 계획은 없죠. 근본적으로 정리해고를 막기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에도 소극적입니다. 쌍용자동차에서는 지금까지 23명의 노동자와 가족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지난 4일에는 노조파괴 사업장으로 알려진 유성기업에서도 자살이 있었죠.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지회는 67일째, 유성기업지회는 64일째, 쌍용자동차지부는 34일째 고공농성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쪽방촌을 찾아 사진을 찍는 것도 좋지만 구체적인 노동자들 설움을 달랠 실천적인 해법을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