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탄절 아침, 오늘은 좀 따뜻한 뉴스부터 가볼까요.
= 구세군 자선냄비가 올해 목표를 넘길 거라고 합니다. 지난달 30일에 첫 등장해서 전국 300여곳에서 모금행사를 했다고 하는데요. 거리 모금을 크리스마스 이브인 어제 마감했습니다. 20여개 금융기관이 6억 원을 전달했다고 하고요. 지난 주말까지 36억원이 모금됐는데 주말 사이에 40억원 훌쩍 넘겼고요. 연말까지 목표 금액인 50억 원을 넘어 역대 최고 기록을 깰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거리모금은 마감됐지만 온라인·ARS 등을 통한 자선냄비 모금은 오는 31일까지 계속되고요, 일반 후원은 연중 가능하다고 합니다.
2. 오늘 출근하는 분들 많지 않겠지만 서울은 새벽에 눈이 굉장히 많이 왔죠?
= 어제 화이트크리스마스가 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정말 됐습니다. 오전에 중부지방, 전북까지 눈 소식이 있고. 오후에는 맑아진다고 합니다. 서울 낮 기온도 영하 6도로 매우 춥습니다. 어제 한강이 처음 얼었는데, 지난 겨울(올해 1월 14일)보다 21일, 평년보다 20일이나 빠르다고 합니다. 12월 중 한강의 결빙은 1980년 이후 이번까지 네 차례 뿐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내년 1월은 더 춥다는 건데요. 3년 연속 혹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상청이 말하는 원인은 두 가지인데 첫째 시베리아와 몽골 지방에 눈이 많이 내려 햇빛 반사량이 늘고 지표 온도 못 올라가서 그렇다고 하고요. 둘째, 올해 8월 북극의 바다 얼음이 많이 녹았던 것도 원인이라고 합니다. 얼음이 녹으면 찬 공기가 계속 유입 되니까요. 지구 온난화 때문에 겨울이 추운 역설적인 상황입니다. 비슷한 이유로 내년 여름은 굉장히 더울 거라고 합니다.
3. 크리스마스면 들뜨고 설레는 기분이 호르몬 때문이라고요.
= 해마다 이맘 때 크리스마스 캐럴과 트리를 보면 어린 시절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르죠. 그런 기억이 호르몬을 분비시킨다고 하는데. 엄마가 아기를 낳을 때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믿음과 관대함을 증폭시킨다고 하는데요. 옥시토신과 함께 이모티오닌과 프레시트곤이 분비됩니다. 이모티오닌은 자신을 소중한 사람처럼 느끼게 해주고 프레스티곤은 망설임을 없애준다고 하죠. 그래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괜히 기분이 들뜨거나 뭔가를 시도하고 싶고 또 그런 게 충족되지 않으면 쇼핑 욕구가 늘어난다는 겁니다.
3-1. 어제 여의도 공원에서 열렸던 솔로 대첩은 어떻게 됐나요?
= 다들 크게 기대 안 하고 나갔을 텐데요. 참가자들 이야기로는 남성 대 여성 비율이 9대 1 정도 됐다고 합니다. 경찰 추산으로는 남성 700명, 여성 300명 정도고요. 당초 예상은 1만6000명까지 예상했는데 그 보다 훨씬 적죠. 개그맨 박휘순씨가 다녀와서 솔로대첩이 술로대첩이 됐다고, 그만큼 울분을 술로 풀었다는 이야기겠죠. 트위터에는 “경찰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비둘기가 많고 그 다음으로 남자가 많고 그리고 여자가 많다”는 한탄이 떠돌기도 했습니다. 아마 기자들도 많았던 것 같은데. 한 신문사 기자는 직접 참가해서 커플을 찾는 르포 기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한 시간 배회 끝에 커플이 되다"라는 기사가 있네요. 논산 훈련소를 연상케 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사실 커플들이 시내를 편안하게 다니려고 솔로들을 여의도 공원에 가둬두는 이벤트라는 푸념도 있었습니다.
4. 어쩐지 서글픈 이야기네요. 날도 추운데 오늘 같은 날은 집에 있는 게 가장 좋겠어요. 다음 소식은요.
= 박근혜 후보가 어제 첫 인사를 했습니다. 비서실장에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 수석 대변인에 윤창중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임명했는데요. 이 사람 경력이 재미있습니다. 세계일보 기자로 일하다가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들어가 정무 비서실에서 일했고 다시 세계일보 복귀했다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언론담당을 지냈고. 다시 문화일보에 입사 했다가 사퇴한 뒤 극우 보수 논객으로 활동해 왔습니다. 이번에 박근혜 정부 합류를 했는데요. 이명박 정부 초기 이동관 대변인과 비교해서 윤창중과 비교하면 이동관은 성인군자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굉장히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글을 써서 논란이 된 바 있는데 “완장찬 노란 세력이 나라를 절단 낼 것이다” 등등. 노란 세력은 친노 세력을 의미하는 말이겠죠. 이밖에 “정치적 창녀” 운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섬찟한 표현도 많습니다. 사실 보수 논객이라고는 하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하는 인사였습니다.
4-1. 오늘 아침 신문 1면에도 윤창중 대변인 이야기가 여러군데 크게 실렸더라고요.
= 그만큼 민감한 사안이죠. 박근혜 정부의 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기 때문에. 윤창중 신임 인수위 수석 대변인은 얼마 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이 있었을 때 “정말 더러운 시궁창 세력”이라고 민주통합당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1면 머리 기사에 극우 논객이라는 표현을 썼고. 나치 정권의 선동가 괴벨스를 연상하게 한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심지어 동아일보 조차도 “야권 비난 앞장서던 사람을 당선인 입에… 새누리당도 깜짝”이라는 제목으로 “첫 인선부터 단추를 잘못 끼운 것 같다”는 비판을 할 정도입니다. 중앙일보는 "박근혜 첫 인사, 친박·영남 없었다"고 물타기를 하고 있는데 윤창중은 단순한 측근 인사 보다 훨씬 더 심각해 보입니다.
5. 다음 소식은요.
= 하우스 푸어의 자살 미수 사건이 있었죠. 아파트를 무리해서 구입했다가 가계 빚에 시달려 “함께 죽자”고 아내에게 둔기를 내리쳤던 30대 가장에게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1억5000만원을 대출받아 경기도 화성시에 한 소형 아파트를 구입했다고 하는데요.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담보 능력이 부족해지자 은행이자가 높아졌겠죠. 매달 300만 이자를 냈다고 하는데요. 병원 신고로 붙잡해서 살인 미수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아내가 “집을 팔면 돈이 되니 어떻게든 함께 노력해 보자고 했다”는데 감옥에 가게 되면 이 가족은 풍비박산이 나겠죠.
6. 구미 불산 가스사고 피해 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갔네요.
= 9월27일이죠.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화공업체인 휴브글로벌에서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임시 거주지에서 지내던 인근 주민 250명이 어제 원래 거주지로 돌아갔습니다. 치료받은 사람은 1954명으로, 농작물 피해는 135ha에 이릅니다, 40개 업체가 53억의 피해를 입었고요. 작업 도중 실수로 탱크로리의 밸브가 열리면서 가스가 유출돼 공장 근로자 5명이 죽고 18명이 부상을 당했죠. 사고 직후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산업단지 인근 지역까지 가스가 퍼지면서 농작물이 죽고 가축이 가스 중독 증상을 보이는 등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다행히 크리스마스를 집에서 보내게 됐지만 우리 사회 안전 불감증을 경고하는 사건이었습니다. 동네 주민들은 이런 위험한 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장이 근처에 있는 줄도 몰랐다고 하죠.
7. 다음 소식은요.
= 머리끄덩이녀라고 불렸죠. 지난 5월, 통합진보당 중앙운영위원회에서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른바 머리끄덩이녀, 박아무개씨에게 징역 10개월이 선고 됐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범죄행위는 정당 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죄질이 무겁다”고 했는데요. 그 무렵 중앙일보가 1면 사진 기사로 실으면서 “이 사진 올해 대선구도 흔드나”라는 제목을 걸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죠. 올해의 가장 큰 정치적 사건 가운데 하나가 될 텐데 통합진보당은 공중분해가 됐고 갈라져 나온 진보정의당도 대선 후보를 냈다가 사퇴했죠. 진보 정당의 붕괴를 불러온 안타까운 사건이었습니다.
8. 민자 고속도로 통행료가 인상된다고요.
= 27일부터 전국 8개 민자고속도로 통행료가 노선별로 100~400원 인상됩니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1년 만에 다시 오르는 것인데요. 지난해 물가상승률 4.16%를 반영했다는 명분입니다. 인천공항고속도로가 7700원에서 8000원으로, 천안~논산이 8700원에서 9100원으로 오릅니다. 지금도 비싼 편인데 대선 끝나자 마자 요금 인상을 단행해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에 정부가 해야 할 사업을 민간에 밀어주고 막대한 이익을 보전해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죠. 인천대교와 인천공항고속도로 운영 업체에 매년 1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면서, 통행료까지 또 인상하고. 정부가 운영하는 거라면 이익을 내서 다른 고속도로를 짓는데 쓰일 텐데 말이죠. 가뜩이나 이 민자 고속도로 운영하는 회사들이 외국계 펀드라 논란이 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가 관여하고 있는 회사라는 논란도 있었죠.
9. 핸드폰 단말기 보조금 때문에 통신사들이 영업정지를 당했네요?
= 엄살입니다. 상당수 언론이 이날 “가혹하다”느니 “억울하다”느니 통신사들의 주장을 받아쓰기에 급급한 모습인데요. 보조금을 못 주게 하면 당연히 통신사들 이익이 늘어납니다. LG유플러스는 내년 1월7일부터 30일까지 24일 동안, SK텔레콤은 1월31일부터 2월21일까지 22일 동안, KT는 2월22일부터 3월13일까지 20일 동안 순차적으로 영업정지를 한다는 건데요. 말이 영업정지지 신규 가입을 못 받는 정도, 어차피 신규 가입은 거의 없는 데다 앞으로 보조금을 많이 주지 못하도록 강제하면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주가도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보조금 때문에 이용자들이 차별을 받고 있어서 문제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는데 보조금을 못 주게 한다고 해서 통신 요금이 내려가지는 않죠. 때리는 척 하고 맞는 척하고 짜고치는 고스톱이라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당장 과징금은 부담이 되겠지만 통신사들은 내심 보조금 규제를 바란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10. 이정환 기자가 뽑은 오늘의 뉴스는.
= 서울대학교가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을 사회학과 교수로 초빙하려 하자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황 전 사장은 반도체 메모리의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황의 법칙'을 만든 사람입니다다. 나름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성과를 인정 받고 있는 사람이죠.
10-1. 학생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요.
= 삼성전자 직원들의 백혈병 발병에 책임이 있다는 겁니다. 서울대 로스쿨 인권법학회의 학생들은 성명을 내고 산업재해 피해자를 양산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총책임자를 사회학과 교수로 초빙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기업경영 분야에서의 전문적 식견’이 있다고 하지만 ‘노동자의 건강과 목숨을 대가로 이윤을 쥐어짜는 것 이상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입니다.
10-2. 삼성 반도체 집단 백혈병 희생자가 몇 명이나 되죠?
= 삼성 직업병 피해 제보자가 146명·사망자가 56명에 이릅니다. 지금은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이름을 알 수 없는 화학약품에 웨이퍼를 담궜다 뺐다 하는 작업을 했다고 하죠. 그 과정에서 알 수 없는 가스를 들이마시고. 약품이 손에 묻는 일도 많았다고 하고요. 지난해 6월 서울행정법원은 삼성반도체 직원과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산업재해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삼성은 직무 관련성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황 전 사장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