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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사람도 믿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故노무현 재임시 그걸 크게 느꼈고(사실 이명박을 인간적으로 믿어서 그에게 표를 준 사람도 아주 많을 겁니다)... 해당 후보의 방법론과 정치행태, 지지세력, 정세 등을 근거로 총체적으로 결과를 예상하고 선거에 임하더라도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부지기수인데, 막연한 '믿음'같은 것은 배신당하는 마음의 상처만 유발할 뿐이지 그리 합리적인 행동근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사람을 믿고 사람에 권력을 위임하는 것이 모두가 꿈꾸는 로망이겠습니다마는, 그 로망이 실현될 수 있는 공간은 총체적인 풀뿌리 민주주의가 자리잡은 공간일 테고, 현재로서는 정치인은 사람이되 사람으로 대해줘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저도 노바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지금 경제정책에대한 큰 흐름이 "경제민주화"로 진행되는 가운데서 새누리는 당색을 전혀 탈바꿈해서 정책들을 내 놓았고 지금까지 행보로 보아 믿음을 전혀 주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선거운동기간동안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종합해 보아도 새누리를 믿을 구석이 전혀 없습니다. 박근혜는 유신이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구국의 혁명이었다고 주장했던 인물이고 아버지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혹은 역사)을 바로잡겠다고 하던 사람인데 얼마전엔 여론에 휩쓸리듯 억지 사과도 했지요. 장물과 갈취로 획득한 재물로 불로소득을 얻어 호의호식하며 살던 사람이기도 하고요.
반면에 문재인이 걸어온 길은 그의 주변인들이 스스로 나서서 지지해주고 칭찬해 주는 것만 봐도 믿음이 자연스럽게 갑니다. 인권변호사이기도 했고 유신에 맞서 싸운 용자이기도 했고 덕분에 옥살이까지 했지요. 군대문제로만 봐도 국가안보에대한 자연스러운 믿음이 생기지 않을 수 없구요. 지적으로 부족함이 없고 성품으로도 그런 것 같습니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 얼마나 잘 할 것이냐는 사실 아무도 모르죠. 세계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느냐, 야당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비판하고 수용할 것은 적극적으로 협조하느냐... 변수가 많겠죠. 그리고 국민적인 합의를 끌어내는 것도 그렇구요.
공약이란건 수정보완해나가야 하는 거라고 봅니다. 지금 문후보의 공약이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좋은 사람을 일단 뽑아 놓는 것, 그걸 검증해 내고 그 사람에게 표를 던지는 것이 중요한게 아닌가 합니다.
글쎄요..방법론과 정치행태, 지지세력, 정세-->줄여서 공약과 세력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이걸 보고 뽑는 게 과연 대한민국에서 합리적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공약이나 세력은 취임뒤 항상 자기 실익에 맞게 재조정 되는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던지라..
노무현 대통령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점은 부림사건 이후 20년간 자기 것을 다 내놓고 정치에 투신했다는 것입니다.
판사출신의 노변호사가 특유의 입담으로 부산에서 손꼽히는 상당히 잘나가는 변호사였는데 부림사건을 통해 인권변호사의 길을 가게되었죠. 그 당시 가난한 인권변호사 대신 변호사의 길을 가게 되었다면 엄청난 부를 얻었을 것입니다..비록 급진적이고 감정적인 대통령이었지만, 우리사회를 성숙하게 만든 몇 안되는 지도자 중에 한 명이기도 합니다. 노 대통령이 믿음을 저버렸다고 평하는 것은 글쎄요..
노무현이라는 사람의 인간 됨됨이와, 그가 대통령이 되어 이룬 것을 평가하는 건 다르게 보아야겠죠. 노무현이 믿음을 저버렸다는 이야기는, 지지세력 및 지지정치세력에게 그가 되돌려준 것이 무엇인지를 되돌이켜보면(특히 노동쟁의에 대해 그가 보여준 것들) 어떤 의미에서 한 말인지 어느 정도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마음씨가 좋은 사람이라도 행동과 결과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그건 믿음을 저버렸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그 어떤 분께서 777을 못 지킨 것도 믿음을 저버린 것이듯 말입니다). 다른 쪽의 비판논거를 단순 마타도어라고 치부하지 않는다면, 노무현은 어떤 면에서는 일종의 배신이라고 할 수 있는 행보도 보였죠. 그게 진심이든 그렇지 않았든 말입니다.
더불어, 과연 노무현이 우리 사회를 성숙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도 한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노무현이 비극적 죽음 이후 재평가 과정에서 오히려 과도하게 좋은 평가를 받는 분위기가 형성되었는데, 한 몇년 지나고 나면 좀 가라앉은 마음으로 이야기해 볼 때가 올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사람을 믿고 사람에 권력을 위임하는 것이 모두가 꿈꾸는 로망이겠습니다마는, 그 로망이 실현될 수 있는 공간은 총체적인 풀뿌리 민주주의가 자리잡은 공간일 테고, 현재로서는 정치인은 사람이되 사람으로 대해줘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