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창피함을 무릅쓰고도 꾸역꾸역 일기(http://l.otd.kr/0ZXXYAO8) 글을 지우지 않고 있건만 최근
OTD에서 발생한 저작권 및 지적재산권 관련 일에 대해서 다른 식으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
다시 한번 정리를 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저는 비영리 동호회 내에서 회원간의 문제로 내부 문화,
관습이나 회칙이 아닌 법규의 힘을 빌리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입니다. 특히 저작권/지적재산권 등의
권리 침해 때문에 발생하는 특허, 실용신안 관련 의견이 그러합니다.
키보드매니아 칸트님은 제가 의도한 글 내용과는 달리 정반대의 해석(http://l.otd.kr/49MJ3YK9)을
하신 것 같습니다. 입력기기 관련 업계에 종사하고 계셔서 그런지는 몰라도 상당히 비즈니스 적인
관점으로 이번 일을 이해 하시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데요, 해석은 자유고 키보드매니아 사이트를
말씀처럼 운영하셔도 관여할 바는 아니지만, 제 의견은 전혀 다른 입장임을 다시 한번 말씀 드립니다.
어쨌거나, OTD에서 저작권 및 지적재산권을 주장하는 경우는 비영리와 영리,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자는 회원간에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간에 타인의 아이디어나 디자인을 동의 없이 차용한
경우입니다. 이때는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며 대화와 조율을 통해 별 문제없이 해결 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
후자의 경우는 업체나 업자가 혹은 일반회원이 변절하여 의도적으로 동호회 내의 아이디어를 사전
동의 없이 훔쳐 자신의 영리를 도모했을 경우인데요, 이때는 완전히 별개의 이야기가 됩니다. 그에
준하는 물리적 보상이 따라야 마땅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아무런 근거 없이 그건 내 아이디어니 밑도
끝도 없이 주장하는 것은 실효성이 없기에 실용신안, 특허 등록 등의 과정을 거쳐 법의 힘을 빌리게
되는 것입니다.
혹자는 자신의 결과물이 타인에게 인정받아 상품화 되는 자체를 자랑스러워 하며 조건이나 대가 없이
자유롭게 영리목적으로 사용하도록 허락하는 대인배도 있을 것입니다.
OTD 운영진이 위임 받은 제품들의 의장등록을 준비하는 것도 영리적 최악의 상황을 위한 것이지
이번 황동키/서스키 이슈처럼 회원간의 비영리적 문제에 적용할 예정이 없음을 확실히 밝힙니다.
이 문제는 제 글(http://l.otd.kr/HR64SJ6Y)에 확실히 추가설명을 했어야 하는데 내용이 부족하여
다른 의미로 전달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언제나 그래왔지만 제 글이 많이 부족함을 느낍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단순히 회원간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각종 특허나 실용신안 등 법규의
잣대를 서로 들이대며 따지고 잘잘못을 가려내는 것이 과연 동호회 내의 문제해결 방법에 있어서
자연스러운 모습인가?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상황이 불가능 했다면, 예를들어 시간이 없어서,
혹은 주머니 사정상 등록할 비용이 없어 처리를 못했다면 그 아이디어나 디자인은 누구나 도용해도
되는 걸까? 아무리 생각 해봐도 제 답변은 ‘NO’ 입니다.
차를 운전하다가도 본의 아니게, 혹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운전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발생하는데요,
이때 손을 들어주거나, 서로 시선이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목례를 하거나, 비상등을 키거나 혹은
대화를 통해 자신이 잘못한 점을 시인하고 사과의 뜻을 확실히 전달하면 물리적인 접촉이 있었더라도
서로 얼굴 붉히지 않으며 대부분 잘 해결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융통성 있게 인정할 것은 인정하며 상황을 대처하면 될 것을 모든 일에 항상 경찰 입회 하에 법정까지
가서 법규의 힘을 빌려야만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문화라면, 저라면 그냥 취미를 접고 말겠습니다.
동호회 내의 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취미를 즐기려고 있는 곳에서 항상 누가 내 것을 훔쳐
갈까봐 두려워 블랙박스 같은 증빙서류를 매번 준비해야 하고 경찰과 법규가 수시로 개입하는 각박한
분위기가 되어야 하는가 말입니다.
업자들에게는 동호회든 어디든 관련 특허나 실용신안이 우선시 되는 분위기를 오히려 선호할 것입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법의 테두리 안에 가둬놓고 부자연스러운 모습으로 활동하게 되겠지만, 업자들은 되려
침해 혹은 도용이냐 아니냐 하는 아슬아슬한 경계선만 넘지 않으면 되기에 공개되어 있는 사항들만
적당히 검토하여 눈치껏 아이디어나 디자인, 기술 등을 빼먹기가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입니다. 저작권
관련 내용이 전혀 준비되지 않은 필드는 대놓고 카피하여 팔아 먹으려고 달려 들을 겁니다.
즉, 상도의적인 책임을 자연스레 회피하며 그들이 동의 없이 훔쳐 쓰도록 법적인 가이드라인을 알려주는
상황으로 악화되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쓰다보니 또 내용이 길어졌네요. 이번 정리 글이 제발 마지막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도 이해가 잘 안 되는 사람들을 위하여, 혹은 멋대로 해석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긴 글에 닭살 돋는
사람들을 위한 친절한 요약
- 동호회 내 비영리적 도용/차용 문제는 대화를 통해 좋게 해결하길 바란다.
- 업자가 영리적인 목적으로 동의 없이 동호회 내 정보를 빼먹을 경우는 가차없이 법대로 응징한다.
- 이래도 이해가 안된다면, 그냥 그렇게 사시되 관심도 같이 끊어주세요. -끗-
꼭 1년에 한번 정도는 어떤형태로든..이런 글이 남겨지는 것 같습니다.
처음 오시면 뭔가를 만들기에 앞서 동호회 분위기에 조금만 귀 기울이시면 비영리 목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느끼실듯하고..
업자분들은 그냥 과감히 꺼져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