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1월 30일 오늘 부로 회사를 퇴직하게 되네요.
많은 이들이 그렇듯 회사 특히 팀장에 많은 악감정을 갖고 있지만,
주변에 좋은 분들의 조언처럼 퇴직하면서 웃으며, 좋은 모습으로 이별을 하고 싶었습니다.
저의 퇴직을 공식적으로 팀내에 발표하지 않는것도 괜찮았고.
퇴사 면담 내내 인사치레식 말은 없이 기분만 긁어대는 말에 수긍하는것도 썩 나쁘진 않았습니다.
어제 회식에 끝끝내 "환송회"라는 타이틀을 곁다리로 붙이는것을 거부 하는것도 괜찮았습니다.
사실 기분적으로는 회식도 가지 않고 퇴근하고 싶었지만 그동안 지낸 동료들과 괜한 여운을 남기고
싶지 않았고, 특히 메뉴가 소고기 였습니다. @.@;;;
당연히 퇴사자의 한마디 같은 코너는 없었고, 저는 그냥 한쪽 구석에서 이 팀에 최대한 타격이 가도록
소고기를 두개씩 쳐묵쳐묵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환송회가 아니었기 때문에 팀장은 저에게 전혀
관심이 없었고, 그냥 남은 동료들과 웃으며 떠들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떠나면서 서운한 모습이 없냐는 동료의 비아냥에 눈에 한껏 힘을줘서 눈물 맺히게 한것 외에는
그냥 그냥 오늘을 즐기기에는 꽤 괜찮았습니다.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 보니, 어느새 팀장앞자리네요.....
오늘은 즐거운 날이니 팀장과도 건배를 합니다.
팀장이 한마디 합니다.
"다른 회사 가서는 자알~ 좀 하세요." 좀짜만 빼줬으면 좋겠지만, 웃으며 건배를 합니다. 오늘은 즐거운 날이니까요.
"네. 노력하겠습니다."
"딴데 가서는 여기서 처럼 이러지마....커뮤니케이션이 안되...이런식으로 회사 생활하지 말라고.."
나즈막히 읍조리는 말에 그만. 이마에 핏줄이 팍~하고 터지네요...술한잔 안먹은 사람이 그런말이라니.;;
난 그냥 웃고 있었는데...
"당신은 잘 모르겠지만. 잘하라고 하는 충고야..잘좀하라고..그동안..."
아 그동안 열심히 했다 수고했다. 그냥 잘가라. 뭐 이런 인사치레도 없다가 저런말 들으니 허망합니다.
최근2년간 6개 프로젝트 하면서, 밤을 지샌 시간들이 나에게 뻑큐를 먹이는거 같네요.;;
"네 팀장님 충고는 감사합니다. 근대 커뮤니케이션은 팀장님도 정말 안되는 부분이시자나요. 팀장님도 잘 모르시겠지만....."
"뭐?"
"여기서 나가서 엘지로 간사람들이 왜 얼마전에 그리 입에 거품을 물며 팀장님을 반대를 했는지 모르시죠?"
"무슨소리야?"
"무슨이야긴지 아실텐데요. 자세히 설명 안드려도."
옆에 차장님은 그러소리 하지 말라고 말리고, 팀장은 애써 쿨한척 표정관리 하지만 얼굴은 사색이 되네요.
아마도 엘지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속사정 중 하나에 대해선 몰랐었겠죠..
그가 알지 못하는 팀내의 여러가지 문제점처럼....
마지막까지 못참은 나도 문제지만.
꼭 이별의 순간까지 이래야만 되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