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통치(5.16쿠데타, 인혁당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습니다.
박근혜 후보가 정치 입문한지 딱 15년만에 공식적인 사과군요;; 참으로 오래도 걸립니다.
박후보의 사과문은 간추리면 이렇습니다.
-----------------------------------------------------------------------------------
아빠를 대통령으로 두어 함부로 막 씹을순 없었다
그런데 대통령 후보가 되었으니 국민들이 원하니 우리 아빠를 씹어야할 것 같다.
나는 우리나라 현대사가 자랑스럽다.
우리아빠 뭐라하지마라. 우리 아빠는 예전부터 나같은 불행한 군인은 없으니 나한테 침뱉으라 하셨다
그런데 국민들은 딸인 제가 아빠 무덤에 침뱉으라고 하라 하지 않을 것이니 나는 절대 안뱉겠다.
우리 엄마 아빠 모두 흉탄에 돌아가셨다. 나 정말 힘들었다. 근데 노력했다
지금 이렇게 난 여러노력으로 아픔을 승화했으니, 국민들도 여러노력으로 잘해나가보자.
아무리 생각해도 아빠를 씹는건 국민이 진정 원하는게 아니니 하지 못하겠다.
내가 대통령되면 잘 할테니. 과거와 싸우며 미래를 잃지말고, 나의 정치와 함게 나가자.
-------------------------------------------------------------------------
박후보의 사과문 내용을 자세히 보면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첫째, 가장 중요한 희생이라는 단어가 딱 하나 나옵니다. 그것도 "희생자"라고 언급하지 않았고 그마저도 노동자 희생이네요...
사과문 내용중에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고통받은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고,
북한에 맞서 안보를 지켰던 이면에
공권력에 의해 인권을 침해 받았던 일도
있었습니다" 라는 문구에 희생이 딱 하나있고 사과문 어디에서도 희생이 없습니다. 공권력에 의해 인권을 침해..이부분은 굉장히 소극적인 부분이군요..어이가 없습니다.
공권력에 의해 수많은 무고한 시민들이 이념대립으로 인권침해가 아닌 희생을 당하셨습니다. 목숨을 앗아갔다는 것이죠!! 왜 이부분을 굉장히 적게 인권침해라고만 나타내는지 그 의도가 심히 궁금합니다.
박 전대통령은 흉탄에 돌아가셨다고 정확히 써넣었네요.. 사망한 것은 박 전대통령이나 유신정권 반대세력이나 마찬가지인데 박대통령은 흉탄에 보내드렸다고 정확히 묘사하셨고, 다른 분들은 인권침해?? 사망이 인권침해인가요?? 박대통령의 "무덤" "흉탄"이런건 3번이나 언급되고 다른 수많은 희생자에 대한 언급은 인권침해라는 표현이 고작입니다.
물론 독재라는 단어는 단 한 단어도 사용하지 않았고, 관련된 설명도 전혀 없습니다.
둘째,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계속 정당화 시키려하네요
5.16 이후 아버지께서는
“다시는 나와 같은 불행한 군인이 없어야 한다” 고 하셨고,
유신시대에 대해서는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고까지 하셨습니다
라고 설명해서 박 전대통령의 옹호에 급급하고, "무덤에 침"이라는 표현이 마지막에도 강조되는군요;;
끝까지 정당화 시키려는 태도 아닌가요??
셋째, 박후보는 자꾸 박 전대통령과 자신을 부녀사이에만 묶어두려합니다..
물론 부녀사이에 정이나 존경심 평생 없어지지 않을 중요한 인간애 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국민통합보다 부녀사이의 정과 인간애를 더 중시하는 그런 자리인가요??
대통령의 역사인식에 따라 이 나라의 교육정책과 외교정책이 달라집니다. 매우 중요한 두 가지입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 나라 통합에 가장 큰 역할이 바로 역사인식 입니다.
왜 자꾸 "아빠와 나" 이것에 얽매여있나요??
이번 사과문은 결국 마지못해 밝힌 유감표명과 다를게 없습니다.
그렇게 두들겨 맞고도 이정도 표현밖에 못하고, "과거와 현재는 싸우면 안된다"라는 반역사학적 발언을 하는 것 자체가 국민 대통합과는 거리가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박근혜 후보의 역사인식의 문제점은 상당하다고 생각됩니다.
박정희 전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만이 총탄에 사망한 것이 아닙니다. 그보다 훨씬 많은 수많은 사람들이 박대통령의 정치야망으로 이름도 없이 매국노라는 모욕으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당시 야당의 정치수장인 김대중 전 대통령도 얼마나 못죽여 안달이었습니까?? 하물며 김대중 전 대통령보다 이름없는 역사가나 정치인, 학도들을 얼마나 많이 죽이고 괴롭혔겠습니까?? 밝혀진 것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매국노라는 빨갱이라는 이름으로 죽었을 것입니다.
이 분 들을 위한 책임있는 사과와 반성은 멀리한 채 정당성에만 급급한 박후보가 한심하기까지 합니다..